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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024.10.25 (금)
바람 찬 언덕에붉은 메이플 한 그루그 앞에 멈추어 서서물든 옷 자락 찰칵 찰칵프레임 안에 넣어 보는데사각 프레임 속 나무는숨을 쉬지 않는다바람이 지나간다저만치 손을 흔들며돌아보는 바람 한 줄기단풍잎은 고름 풀린옷 자락처럼 나부끼다가살포시 흘러내리고, 점점나무는 가벼워진다나무가 아름다운 건박제된 찰나 속이 아니라살아 움직이는 순간들장렬히 보내는 이별 뒤오는 기다림 때문인 것을자연 그대로 눈에 든나무의 시간...
강은소
산 (10) 2024.10.18 (금)
산은 저어 어머니의 넉넉한 품을 닮아흙과 돌과 그리고 나무들을보듬어 넓은 치맛자락에 가지런히 않쳐 놓고 산은언제나 그렇듯 자연의 순리에 비껴가지 않은 채 그저 하늘이 주는 대로 색채를 내 뺏는다 산은인간의 세상에서통제할 수 없는 시계의 마술상자에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미래를연결한 무지개다리처럼오늘신비의 샘에 비치는 그림자처럼산아 너의 형언할 수 없는형형색색 거룩한 자태에홀로 기도하게 하는구나*...
구정동
본능적으로 숨을 곳을 찾는다. 홀로 있어도 외롭지 않고 안전하다 느끼는 공간이 필요하다. 혹은 소수의 결이 맞는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곳을 그린다. 그곳에서 숨을 고르고 생각을 모으고 마음을 안아주는 시간을 보내길 원한다. ‘모나이 폴라이’를 처음 방문한건 지난 겨울이었다. ‘대림절 예술 묵상 피정’이란 이름으로 사람들을 초대하는 공간. “아버지 집에는 거할 곳이 많다.”라는 예수의  말 따라 지친 이들에게 쉼과 휴식을...
김한나
  한참 내 자신에 대해 초라함을 느끼던 때였다. 한없이 작고 형편 없이 느껴지는 나날이었다. 내가 다닌 학교와 직장, 그리고 사는 집 그 어느 것 하나 주류에 속하지 않다며 한탄했다. 그 원인은 무얼까?스스로 판단하건대 이제 와 다른 학교에 다닌다 해도 해결될 것도 아니고 내가 이십 여 년 가까이해 온 직업을 벗어나 맨 땅에서 헤딩할 자신도 없거니와 내가 살고 싶은 집을 빌려 살 수는 있을지언정 살 수는 없음이어서라 생각했다.아니다. 현실...
권애영
누군 가 의 한 생애가나의 한 계절이라면나는 그 계절의날과 시와 분과 초를어떻게 나누어 써야 하나한 움큼 흙에뿌리를 내리고꽃 피우고열매 맺고마침내 시들어 마른달개비꽃흔들리는 평생 위에쪽 빛 꽃 등 내 건 날이면홀로 환해 쓸쓸했을그 생애 수습하며드는 생각 깊다
정금자
미끈한 저녁 2024.10.11 (금)
밤참을 서둘러 먹고 드러누워 잠을 청합니다아무도 관여하지 않는 고독은밤마다 길동무라 거들어 줍니다친구가 나긋나긋한 손짓을 했고어깨를 빌려주었답니다시청하다 만 드라마 한 편은벽걸이 티브이에마냥 걸린 채로 있습니다뭐든 미완성은 많은 것에 의미를 부여해선지희망이 형광물질처럼 따라붙으니까요 책상머리에 앉아쓴답시고 쓴 시를테라스에 던져버리고멀미 나는 침상에서내내 되새김합니다버리고 나서 가치를 알아가는...
김경래
남자들만의 여행 2024.10.11 (금)
 “아버님~ 이달 말, 아이들 방학을 기해 구현이와 구민이가 아빠와 할아버지를 모시고 가는 남자들만의 ‘father & sons’ 여행을 계획해 봤어요. 7월 21일, 주일부터 26일 금요일까지 6일간이고 여행지는 Vancouver Island입니다. 아이들과 은지 아빠 그리고 아버님, 모두에게 뜻깊은 여행이 될 것 같은 데 …. 가능할까요? 꼭~ 시간 내셔서 함께 여행하실 수 있음 좋겠어요. 아버님 스케줄 보시고 연락해 주시면 자세한 내용은 추후 보내드릴게요.”  새...
권순욱
문밖의 손님 2024.10.11 (금)
옥련나무 잎에 바람이 설렁대는 아침이다. 아파트 뒤뜰이라 해가 비치기에는 이른 시각에 주방창 앞에 새가 한 마리 날아들었다. 새는 힐끔거리며 경계를 하는 듯했다. 아침마다 하는 일로핸드밀에 커피콩을 넣고 가는 중이다. 커피 향이 코끝에 감도는 이 순간이 좋아서 커피 맛도제대로 모르며 아침마다 거룩한 예식을 하듯 커피콩을 간다. 내가 커피 향에 취해 커피를 내리는동안 새는 여전히 두리번거리며 유리창으로 나를 관찰한다.비둘기다. 잿빛...
반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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