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발걸음 소리 2024.08.12 (월)
   사람에게 있어서 숨소리 목소리는 살아있음을 나타내는 소리다. 그런데 거기에 발걸음 소리도 포함되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손뼉처럼 의도적으로 내는 소리가 아니라 발걸음 소리는 숨소리와 마찬가지로 살아있는 이라면 내지 않을 수 없는 소리이기 때문이다.내겐 발걸음 소리에 대한 추억이 있다. 그러니까 중학교 다닐 때였다. 시골 이모님 댁엘 갔었는데 여름 해가 지자 순식간에 어두움이 짙게 몰려왔다. 그런데 저녁 준비를...
최원현
생이 살아나다 2024.08.12 (월)
생각의 궁구窮究저 샘물에 녹두 꽃 이파리 하나 누가 떨구었나비질, 환하다별들이 내려와 앉았다 간듯어제는 한 생각이 사라지고 오늘은또 한 생각이 사라졌다백지 한 장,이슬이 마른 풀잎에 매달려 떨고 있다아무것도 아니다, 라고 손짓을 한다어둠 속에서 한 시인은 핏기 잃은 흘림체로 죽어갔고죽어서도 그의 말은 아팠다아픈 말들이 빛이 되어 생각의 환한 불을 켜 들고 달려온다그의 유고집 무엇이 움직이는가*가 살아서 돌아온다죽은 시인의...
이영춘
악수 유감 2024.08.06 (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후보를 전격 사퇴하고 해리스 부통령을 후계자로 지명했다. 해리스는 자메이카 출신 부친과 인도 출신 모친 사이에서 태어났다. 만약 그녀가 대통령이 된다면, 미국 역사상 첫 여성이자 아시아계 대통령이 된다. 해리스는 몇 년 전 문재인 전 대통령과 악수하고 나서 바로 바지에 손을 닦아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악수(握手, handshake)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두 사람이 서로 한 손을 건네 잡는 행위로, 전 세계적으로...
이현재
마늘 2024.08.06 (화)
햇살 쪼아 대는 날길게 줄을 서 있는 밭에 들어갔다 자신을 보호하려고 두 겹 옷으로 감춘 몸 땅속으로 안착하여  싹이 파릇파릇 돋는 봄이 부서지는 날  스스로를 벗기고으깨고 부서진 참 맛으로마음에 얹은 자식을 지독한 사랑의 육 쪽으로 부둥켜안고하늘 바라본 대공은 바람을 쥐고놓지 않으려고 서 있는 생의 본능일까 잔뿌리 깊게 박은 밭에내 나이만큼 줄을 서서 패여 있는 긴 고랑 깊게 뿌릴 내리려...
강애나
밴프 국립공원의 모레인 호수는 이름만으로 마음을 사로잡은 곳입니다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이호수는 태고적인 아름다움을 담고있어요얼음과눈이 만년설처럼 덮고 있으며 ,옆에는 어둘둘한 숲이 자라고 나무들은 돌돌하게 위로 자라며 ,그림같은 바위들이 호수주변을 감싸고 있습니다태양은 높은 산 뒤에서 떠오르며 에메랄드 물위를 반짝이게 만듭니다 이 아름다운 풍경속에서 시간은 멈추고 우리는 빠져듭니다 그 푸른 빛깔의 물은 나의...
이봉란
오늘에서야 내가 누군가에게 감시당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의 가시거리 안에 들어와 있어도 자신의 본색을 드러내지 않았기에 그동안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은밀하게 때론 민첩하게 영화에서나 보던 숙련된 첩보원처럼 나만을 주시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지금도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하게 바라보며 곁에 있는데 여태껏 눈치채지 못한 것은 어쩌면 나의 뻔뻔함과 이기심 때문에 무시하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아침 인사를 나누는 그...
줄리아 헤븐 김
오래된 등살 2024.07.29 (월)
공원 비둘기 날갯죽지햇살 살랑대고등산복 배낭물끄러미 앉아삶의 등살 헤아리네한 개 뽑아마당 한복판에부서지다 먼지 되어흩어지고차오르는 달빛 따라날마다 밀어내는말똥구리제 그림자 밟고갈지자로 간다
반현향
나태주 선생의 “행복” 이란 시에 “외로울 때 홀로 부를 노래가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했다. 나도 외로울 때 홀로 부를 노래 한 곡을 찾아 불러 보기로 했다. 손경민 목사님의 자작, 작곡해 부른 “은혜”라는 노래다.● 내가 누려왔던 모든 것들이 / 내가 지나왔던 모든 시간이● 내가 걸어왔던 모든 순간이 /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부지런히 따라 불러 연습하다 보니 익숙해진다. 외로울 때 혼자 흥얼거려 본다. 내가 걸어왔던 과거 시간으로 되...
심정석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