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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엔 여전히 한겨울 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오늘 아침 우리 가족은 어릴 적 소풍을 기다리는 아이들처럼 일찍부터 부산을 떤다. 토론토로 이사온 지 이년 반이 지나도록 여행 한번 하지 못하고 적응하기에 바빴는데 때마침 버지니아에 사는 지인으로부터 몇 일 놀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두말 할 것도 없이 대답을 하고, 오늘 아침 장거리 여행을 떠나는 중이다. 버지니아까지는 한 구백 킬로미터쯤 되니 오늘 내로 도착하려면 서둘러야 한다....
김덕원
새 달력에 바란다 2015.01.16 (금)
폭죽 소리 달려와 새날을 열며내게로 네게로복을 쏟아붓는다 등 따습고 배부르니더 바라는 건 죄이지만새 달력에 간절한 바람을 담는다 이방인의 멍에 벗고가로등 소곤대는 서울 밤거리를거침없이 모국어로 떠들며 걷고 싶다고 느림보 밴쿠버 시계뺑뺑 도는 서울 시계로 바꿔 차고 봄이면 친구랑 냉이 캐고섬돌 밑 귀뚜리 우는 가을에 취하고 싶다고 그 하늘가 바라보려고향 하늘 가리고 선 키 큰 나무들 베어내며 오늘 한 발 내일 두 발...
임현숙
꿈은 아직도..... 2015.01.09 (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는 인사에   무턱대고 오는지도 모르게  준비도 안 된 마음에  또   한 해가 바뀌고 말았다.  살면서 꿈도 학창시절과   카나다에 와서  공부한 전문보다는 뜻하지 않게 취직이 되어 다시   Counselling  과 통역사 공부를 하게 되어   자격증도 받게 되니 그것이 내 전문이 되었다.  가 족을 키우면서 열심히 살어 왔다.  퇴직을 하면 하고 그 계획을 곰곰히 준비를 해...
앤김
속수무책 2015.01.09 (금)
단 한 번의 착지(着地)였다 방바닥이 좌우로 울퉁불퉁 파도치고천정이 아래위로 떴다 앉았다 날아다니는  이 속수무책(束手無策)의 세상에머리 먼저 내밀었으니 내 이번 생애는처음부터 속수무책 이었다 잘못 내렸다 삼만 번의 태양이 뜨고삼만 번의 별들이 알알이 지고속수무책에 기대서서속수무책을 버티고  땅에서 안개가 솟아올라 땅거죽을 모두 적셨고흙의 먼지로 사람을 빚으시고, 코에 숨을 불어넣으셨다니따 먹으면 안...
김시극
내가 살던 낙동강 상류에는 유달리 풀꽃이 많았습니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그 풀꽃을 따서 강물에 띄워 보내며 놀곤 했습니다. 그 중에도 들찔레 새순을 꺽어 먹던 달콤 쌉쌀하고 풋내음이 입 안에 풍겨나던  그 맛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내 집 이웃에 초등학교 선생 한 분이 계셨습니다. 어린 내 눈에는 그분이 늘 우러러 보였습니다. 나는 강마을, 농촌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비범한 재주도 없고 책가방 끈도 그리 길지 않을 ...
권순욱
첫 눈 2015.01.02 (금)
그 아이는 밤새도록 잠 한 숨 못 자고하늘까지 나갔다 까마득하게 그리운 나라크고 작은 사연마다 물리칠 수 없는하얀 종 소리 그리웠다고차마 사랑한다고 말 할 수 없어 안타까이 뺨을 비비고돌아 온 날 아직 가슴에 온기가 남은 꿈의 이름으로 영원의 바람으로 펄 펄 펄  펄 펄 펄 못 견디게 하늘 문을두드리고 있었다 제발 하나님마음과마음 좀 열어 주세요
전상희
앵꼬에 속지말라 2014.12.27 (토)
추운 날 배고픈 날 몸서리치는 날  차 안의 전등도 힘이 없다   내 차는 냉동 탑차처럼  머리 꽁지에 네모나케 난 작은 창이  한쪽 모서리 깨진 약간의 틈으로  바람이 쓰라리게 침투되고 입에선 이산화탄소가 새벽 안개같이  차 안을 간신히 덥힐 때 밥 달라는 아우성 차로부터 올지 몰랐다 들려오는 작은 신음 앵꼬 신호  계기판 얼굴에 시뻘겋게 달라붙은 저 닦달은  내 배고픔의 망각이다   목숨 같은 물 어서...
김경래
크리스마스 선물 2014.12.27 (토)
크리스마스이브, 지금쯤 사람들은 즐겁게 캐럴송을 부르거나 크리스마스 선물에 한껏 마음을 빼앗길 시간이다. 하지만 난 그런 것들을 마음에 담을 여유가 없다. 항상 그렇듯 오늘도 난 내 일을 잘 감당할 수 있게 해달라는 기도를 하며 출근을 하고 있다. 앨버타 북쪽에 있는 시골 병원에서 간호사를 시작한지가 벌써 몇 년이 되어간다. 한국의 대학병원에서 쌓은 다년간의 경험이 있었기에 처음엔 이런 시골병원 일은 쉬울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박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