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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편지 2015.04.11 (토)
어머니 당신이 그리워져 젖은 마음봄 뜰 햇살아래 앉아 봅니다눈 부신 바깥 세상파랗게 감도는 정다운 빛이 잎새마다 새로이 숨쉬는데한 방울 이슬로이국땅에 내린 설움풀잎마다 맺힌 이야기는 끝이 없고따사로운 목소리 친구같은 몇장의 사진들이철없던 꿈을 매고고향길을 갈 때 쯤잠 못 이루고홀로 문 앞에 서성거리실영영 늙지 않을 그리움이여세월 갈수록내 안에 나를 닦는빛나는 보석이여
전상희
분노 조절 장애 2015.04.04 (토)
   몇 년 전 우리 가족이 미국 메인(Maine)주의 외삼촌댁을 방문 할 때의 일이다. 새벽 비행기라 거의 잠도 못 자고 비행기를 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비행기에 문제가 생겨 시애틀 공항에 착륙 한다고 했다. ‘새벽부터 힘들게 탄 비행기가 겨우 시애틀까지 밖에 못 갔다니… 그것도 새로운 도시도 아니고 언제라도 가는 밴쿠버 옆 도시라니….’  ‘우리 잘못이 아니니까 알아서 다 잘 해 주겠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다음에 갈아타는 비행기를...
아청 박혜정
안개 2015.04.04 (토)
덮어 두게나속세에 뒹구는 아랫도리 횐 설음붉은 웃음도조금은 감추고더러는 잊으며그냥 그렇게먼발치서 보게나 가까이너무 가까이는 말고조금만 당겨 서게 나무가 나무로바위가 바위로그리하여 숲이 되듯이나, 여기 한 떨기 꽃으로그대, 저만큼 한 무리 그리움으로그냥 그렇게그러나무심하지는 말게
권천학(權千鶴) 시인
슬픈 선물 2015.03.27 (금)
데이트하며 걷던 종로 거리 누추한 좌판 앞에서 어머니 선물 고르는 가난한 자기 남자가 싫어그녀는 내 어머니에게 화가 났단다  장성한 아들 연애에 몰두할 시간엄마에게 준다고 아기자기 선물 들고 오던 길 그녀에겐 알 수 없는 아린 마음뿐이었단다.   결혼하고 낳은 아들 마음도 넉넉하게 자라더니 외출했다 돌아오며아기자기 선물 꾸러미 엄마에게 건네줄 때젊은 날의 남편 생각에 가슴 다시 아린단다  선물이 가난하면 가슴이...
김경래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큰 후회를 한적이 있다가슴을 치고 후회를 해도 지울 수 없는 큰 아픔이다.팔촌 오빠들이 많이 있지만 그 중에 일찍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오빠가 있다내 나이 25살인 철부지 전도사 시절이었다.오랜만에 사촌 언니 집에서 친지들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그 동안 지내 온 삶을 얘기 하며 서로 신앙생활에서의 간증을 나누면서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을 때였다.팔촌 오빠가 말을 걸어 왔다. 어린 나이에 전도사로...
박명숙
  봄은 맨몸으로 겨울을 이겨 낸 나무들이 자축의 시간을 갖는 계절이다.   가지마다 수액을 끌어올려 붉은 기운이 감도는 나무들은 깊은 밤 보는 이 없는 어둠 속에서도 화사한 꽃을 피운다. 봄의 전령들이 대기 속에 가득한 오후 온 집안에 아마 씨 기름 향이  가득하다. 길고 긴 우기의 겨울을 보내며 남편이 깎고 다듬은 나뭇가지들은 그럴듯한 모양의 의자가 되었다. 세 번째 아마 씨 기름을 의자에 칠하는 남편의 표정은 사뭇...
조정
예쁘고 당찬 아가씨다, 봄은 빙판의 계절을 감히 맨발로 건너오더니 동면의 심장 깊은 곳에 입맞춤하고너와 나 영혼의 강물을 풀어놓는구나아지랑이 낀 먼 하늘 속흰머리 독수리  한 쌍 알콩달콩 사랑놀이 저리 분주하고 노랑, 분홍, 보라, 초록화들짝 깨어나 교태부리며 차례차례 돌아와 눈부시구나이제 곧 벌 나비들 뜨겁게 바람나리라내밀한 내 가슴방에서는 조심조심새로 조율한 하얀 희망날개들이 날아오르는구나어질어질 봄멀미하며,...
안봉자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