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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속에 지핀 숯불 안고바다 끝에 시선을 던지는묵언의 미덕 겸손한 몸짓은 이제 그만 그대의느닷없고 서투른 결별 속에보일 수 없는 시린 가슴애달픔에 목 메일 때 노오란 흔적에머리를 묻은 동박새깊은 한숨을 더한다 어두운 밤바다 별들은 꽃으로 내려앉아파도 소리 잠재우고먼 곳 목어의 울음소리  물결 속으로 잦아들어모래톱에 묻힌 기억들 허공으로 흩어질 때 툭툭잔설 위로 몸을 날려어느 순한 여인의 머리에윤기를 더하는내...
조정
나는 이번 고국여행을 준비하면서 한 편의 수필을 구상했다.  지난 50년간의 한국의 발전상을 소개하면서 “달려라,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고국의 화려한 발전상을 찬양하고자 마음속으로 취재에 나섰다.그런데 떠나기 하루 전 북한에서 500발의 포탄을 서해바다에 퍼부었다.  그리고 남한에서는 NLL(Northern Limit Line)을 넘어온 100발의 3배로 300발을 쏘아 보냈다.  안보(安保)에 관한 큰 관심을 가지고 4월 2일(한국시간) 서울에 도착했다....
미가 허 억
새벽 미명 새벽 기도 가기 위해 집을 나설 때에는 밤새 움 추려있던 꽃잎이 기도를 마치고 돌아 오는 길엔 햇살을 받아 활짝 웃으며 나를 반겨 주는 모습에 내 마음은 기쁨으로 충만해 집니다.매일 아침 나를 향해 웃어 주는 꽃잎을 보며 나를 돌아 보게 됩니다“거울은 절대 먼저 웃지 않는다” 누군가의 말에 공감 합니다걸려 있는 거울 속의 나를 보면 내가 먼저 웃어 줄 때 거울 속의 나도 웃고 있습니다.또 하나의 다른 거울은 움직이는 거울...
수필가 박명숙
이 봄 ,자목련 백목련 꽃들의 그 허드러졌던 찬가는 다 어디로 갔는가?간 밤 ,저 거칠고 드센 비바람에 휩쓸려 그 아릿답던 꽃떨기들 차디찬 물결 속 어디로 다 매몰 되어 갔는가? "이게 마지막이 될 것 같아서 ,미리 이 문자 띄워 보내요.  엄마 사랑 해요."이게 제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의 마지막 편지 얘요. 누가 이 못 다 핀 꽃떨기들 , 저 차디찬 물 속으로 내 몰았나요?하늘도 땅도 바다도 온통 슬픔과 통한으로 가득 차 넘칩니다.오~ ...
늘물 남윤성
산바람은나의 숨박꼭질 친구.나를 건드리고도망가서 찾으려면,다시 한번 나를 건드리고도망가는나의 숨박꼭질 친구,산바람.나한테 서운한가? 그것만은 아냐.아빠머리도 찰랑나뭇잎도 찰랑.삐쳐서 올라가면가지 말라고,다시 내머리를흔들고 가는,나의 숨박꼭질 친구산바람.
이봉란
저녁나절 친구와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섰다.시간 여유가 있어 정자역 지하철 입구 옆에 있는 구두 수선집에서 구두를 닦기로 했다. 발을 내밀어 닦는 것이 아니라 구두를 벗어달라고 한다. 도로 옆에 반은 집이요, 반은 비닐로 천막을 쳤다. 안쪽 바닥은 다 닳은 구두밑창을 떼어내 깔아놓은 것이 두툼하게 보였다.“오늘은 많이 추워졌네요.” 밑도 끝도 없이 말 한 마디를 던진다. 구두를 닦는 사람은 나를 볼 여지도 없이 구두만 내려다보고 말했다....
한힘 심현섭
비탈길 시오리 수줍은 제비꽃삐비 속살내음 정겨운 논둑길위봄볕 넘나드는 제비 춤사위낯선하늘 그리움 이고 살다보면여름날의 소소한 일상과  결실맺은 인연들과시린 시간들 사이에서 우린 만나고위로받고 이별합니다 당신의 사진속엔정겨운 많은 얘기들과내아이들의 숨결이 있고받은것들 돌려드리지 못해 회억하는 내가 서 있습니다 다시 계절이 지쳐 꽃이피고내영혼을 흔들어 깨우는 바람이 휘감고 지나가면한번도 보여주지...
강지영
전화벨이 울려 받으면 대뜸 “축하합니다(Congratulations!)” 또는 “중요한 메시지(very important message)입니다” 라고 하면 처음에는 뭐라고 하는지 들어 보았지만, 이젠 바로 수화기를 놓아 버린다. 또 전화를 받을 때 “헬로우?” 라고 하면 전화기에서는 숨도 안 쉬고 누군가가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이젠 한국어로 “여보세요?” 라고 하면 무엇을 생각하는지 잠시 조용해진다. 그래도 혹시나 중요한 전화 일까봐 다시 ‘헬로우’ 라고 하면 어느 정도...
박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