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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꽃 2015.12.04 (금)
이른 아침산에들에오톨도톨 돋는 소름 이슬이 되지 못한 눈물이안개가 되지 못한 번민이눈(雪)이 되지 못한 사랑이 떨군불면의 각질 삭이지 못한 사랑의 불꽃과털어내지 못하는 번민의 재와훔치지 못한 눈물방울 달고서 흔드는무채색의 깃발 훈기 없는 독수공방에어쩌다 멈춘 햇살 걸음 따라번지는소박녀의 홍소 시간의 태엽을 감으며 피었다저무는초로의 서리꽃
김해영
몇 년 전 고국을 방문하여 친구가 사는 경남 거제도엘 간 적이 있습니다. 거제도에 가면 해금강 관광코스가 있습니다. 그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바위에 서 있는 나무들입니다. 이 나무들은 물이 없는 위치에서 무수한 세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안내자에 의하면 나무의 뿌리들이 바위틈 사이를 타고 물의 근원까지 내려가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나는 주일 아침마다 안내원들이 건네주는...
권순욱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함석헌만리 길 나서는 길처자를 내 맡기며맘 놓고 갈만한 사람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온 세상 다 나를 버려마음이 외로울 때에도‘저 마음이야’하고 믿어지는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탔던 배 꺼지는 시간구명대 서로 사양하며‘너 만은 제발 살아다오’할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불의의 사형장에서‘다 죽여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저만은 살려두거라’일러줄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잊지 못할 이 세상을...
로터스 정 (번역)
만추 2015.11.20 (금)
낙엽이  흩어져 내리던 날 소리 없이 찾아온 바람의 입김에도 난 아직 차갑지 아니한날을 손을 내밀어 한 줌의 바람을 움켜쥐었다낙엽의 마음은 흐느끼므로 찾아들고 햇살 한 곁에는 차가운 고뇌의  이슬이 비가 되어 내리기 시작했다잎새는 낙엽의 이름으로 붉게 타오른 심장을 내 던지고 나면 얼마 남아 있지 않은 가을을 떠나보낼 일을 서둘러야 했다아직은 떠나지 않은 가을이건만 다가올 이별의 시간 앞에 사려오는 연민의 진통은...
김종섭
선택 2015.11.20 (금)
 나는 한 달 전 엄청난 일을 결정해야하는 사건 앞에 섰다. 그것은 한사람의 생사를 결정해야하는 일이었다. 그 한사람이 바로 남편이었다. 교통사고로 11년이나 남의 도움으로 살아왔던 남편이 요즘 들어 배가 부르면서 공기가 가득 든 축구공마냥 딱딱할 때가 많았다. 배를 마사지하듯 만지면 언제부턴가 하지 말라며 싫어했고 등창을 막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등을 두드리는데 역시 싫어했다. 그러던 남편이 하루 저녁에는 침대에서...
심현숙
묘지석 앞에서... 2015.11.13 (금)
한동안 쉬다가 새롭게 시작한 사업체에 출근하기 위해서는 랭리 브룩스우드 공원묘지를 지나치게 된다. 인근에 레크레이션센타와 주택가 한복판에 그야말로 정원과도 같이 조성된 묘지 앞을 지나치노라면 그야말로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평소엔 그렇게도 갖추기 어려운 겸손이 저절로 생겨난다. 13,4년여쯤 전, 아직 혈기가 왕성하고 필부필부(匹夫匹婦)의 삶보다는 이민을 선택한 개척자로서 가슴속에 야망이 불타오르던 시절, 이 세상에...
민완기
-2015 세계한글작가대회출연작품  나는 늘 어머니의 혀 위에 자리 깔고 논다자며 깨며 놀며,생각하며 말하며 쓴다ㄱ ㄴ ㄷ ㄹ .....ㅏ ㅑ ㅓ ㅕ .....서로 기대고 받치고 세워가며기둥삼고 지붕삼아 그 터에  짓는 집나는 오늘도 영혼의 집을 짓는다 생각이 있다한들 전달할 방법이 없다면,뜻이 있다한들 담아낼 그릇이 없다면,혀가 있다한들,눈과 귀가 있다한들,글이 없었다면,모국어가 없었다면, 꼬부랑 글씨로 꼬부랑꼬부랑 달리는...
권천학
“집밥 이야기” 2015.11.06 (금)
 지금  한국의 T.V.방송에서는 “집밥”과 관련된 프로가 한창이다. 각 방송사 마다 요리사들이 등장하여 음식을 만들어 보여주는 것 즉 “먹방”이라 불리고  있다. 심지어 백년손님에서 예전 유명 씨름선수의 장모님까지 이 먹방의 한 자리를 차지하여 활약 중이다.생각해 보면 사람이 살아가는 데 제일 중요한 것이 “먹는 일”이다. 잘 먹어야 건강하고 사회생활을 열심히 할 수 있다. 때문에 우리 말에 “밥이 보약이다”란 말이 전해...
김유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