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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의 금잔디 동산에
2016.01.29 (금)
지난가을 어느 일요일, 즐거운 기분으로 교회에 갔다. 날씨도 화창하고 수확의 계절이라 그런지 사람들의 마음도 함께 풍성해 보였다. 교회 입구에는 여러 그루의 코스모스가 활짝 피어 있었다. 캐나다에서는 흔치 않은 코스모스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잠시 동안 고향 생각에 발길을 멈추고 꽃잎을 바라보며 사색(思索)에 잠겨보았다. 그러고 보니 어느덧 고국을 떠나 이곳 밴쿠버에 정착한 지도 훌쩍 20년을 넘어섰다.누구나 비슷한 감정이겠지만...
윤석화
기억 저편에 남을지라도
2016.01.29 (금)
누가 내 창가에 꽃을 꽂아줄까요집 앞 산책길을 함께 걸으며같은 공간 안에 숨을 쉬며자근 자근 속삭임이 간지럼을 태울 때천만 겁의 인연이 되어당신의 기억 저편에 남을지라도…옛 추억 떠올리며 코끝이 찡해지거나눈물이 나 심장이 울컥할 때면나도 찾아가야 할 곳이 있어야겠지요당신의 언덕에 살포시고운 백합꽃 드릴게요기다리다 지쳐 잠이 들면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향기를 느끼듯당신의 쉼터에고은 시 한 줄 적어 놓을게요비록 기억 저편에...
이봉희
프레이저강 급행열차
2016.01.22 (금)
색상도 채도도 없는 시내버스 한 대가 달려와 비둘기호, 무궁화호, 그리고 그 어떤 싸구려 기차도 서지 않는 전동역에 섰습니다. 그날 우리가 차에 타는 순간, 붉은 벽돌의 역사 평지붕에는 밝은 흰색 송이구름이 네 잎 클로버처럼 피어있었습니다. 철로 변 가겟집들도 문 닫은 지가 오래된 죽은 소재지입니다. 문득, 강변역 마을에서 자랐던 엄마가 기차도 서지 않고 강도...
글 박병호 그림 박성현
경찰은 나라의 얼굴
2016.01.15 (금)
경찰관은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며 삶의 다양한 부분까지 안전하게 지켜주는 성실한 보호자요 안내자입니다. 장구한 인류의 역사 속에서 각 나라의 위상이 다양한 것 같이 경찰의 위상과 역할 및 평가도 나라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음을 몇몇 나라 도시의 경찰관들을 돌아보며 깨달았습니다. 첫 번째로 영국 런던의 경찰관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들의 첫인상은 키가 훤칠하고 체격이 듬직하며 근엄하고 믿음직스러워 보였습니다. 영국...
임인재
丙申年 새 아침
2016.01.15 (금)
솟아라 태양아더 붉게 더 높게천년의 기상으로 솟구치는저 붉은 파도를 타라용솟음치는 젊음의 노래로이 아침 새로워라더러는 발버둥으로더러는 깊은 안타까움으로 보내야 했던 모든 허물의 거물은乙未年 양의 등에 훌쩍 지어 보내고丙申年 새날의 밝은 내일을 지혜와 총명의 붉은 잔나비 더불어신바람 나는 거듭남의 새 아침으로 맞자열두 장 365일 가득 찬 하늘이날마다 달큰한 흥분으로 펄럭이는 깃발이 되어미래지향의 태양 빛 꿈을 높이...
강숙려
잃어버린 머핀, 그 너머의 시간
2016.01.08 (금)
밖은 깜깜했다. 나는 여섯 시에 가게 문을 열기 위해 손님들에게 팔 네 종류의 커피를 만들며 연신 밖을 살폈다. 머핀이 배달될 시간이기 때문이다. 키가 크고 마른 베이커리 주인이 매일 직접 차로 싣고 와서 건물 문 앞에 놓고 가는데, 정신없이 일하다가 언뜻 밖을 보니 어떤 행색이 남루한 남자가 머핀 박스를 통째로 들고 달아나고 있었다. 너무 놀라서 반사적으로 뒤쫓았지만, 그는 뒤를 흘끔거리며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배가 고프면 그냥 몇 개...
박인애
아아, 12월
2016.01.08 (금)
몇 번씩 듣고 들은 얘기 중에이런 아름다운 장면도 있네제자들의 발발발, 열두 명의 그 맨발을갈릴리 바다 소금물로 말갛게 씻어주신12월의 예수님너 하나가, 나 하나가세상을 더럽히지 말라고지상의 모든 종소리는 울고있는데산다는 것은사랑만큼이나 아파야 한다고용서만큼이나 눈물을 쏟아야 한다고흐린 눈보라 펄펄 허공을 치는데1월 2월....11월 다 가고 12월내 안에 부질없이 질러대던 불꽃놀이 몰아내고들판 하얗게 덮은 눈꽃 속에 나도발 씻으러...
김영주
백 선생 유감
2016.01.01 (금)
멀지 않은 과거에는 티비에 방영되는 요리 시간에 몇십 년 한 곳에서 주방 청소부터 시작하여 주방장이 안 가르쳐주기 때문에 온갖 서러움을 다 받아가면서 어깨너머로 배우다가 마침내 몇 십 년 후에 빛을 발하는 장인들의 모습을 보여주었었다.그 후에는 이탈리아나 프랑스 등의 요리 학교에서 수학한 젊은이들이 강남이나 이태원에 등장하면서 국제화에 앞장서면서 도전하는 면모로 신선함을 주었다. 그러나 그들은 나와는 아무 상관 없는 새로운...
김근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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