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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위하여/For You
2017.06.10 (토)
<번역시> 너를 위하여/김남조 나의 밤기도는길고한 가지 말만 되풀이한다. 가만히 눈을 뜨는 건믿을 수 없을 만치의축원(祝願). 갓 피어난 빛으로만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내 사람아. 쓸쓸히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이적지 못 가져 본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나 살거니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이미 준 것은잊어버리고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나의 사람아. 눈이 내리는먼 하늘에달무리 보듯 너를...
로터스 정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2017.06.10 (토)
Cathy가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것은 그녀의 뼛가루가 찰리 레이크에 뿌려진 3주 후쯤이었을까. 수년 전부터 투병 생활을 해온 노녀(老女)이기에 아주 장수하리라고는 생각 못하였지만 그녀의 사망 소식은 내게 커다란 충격이었다. 슬픔보다는 미안한 마음이 가슴을 짓눌렀다. 그녀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6년 전 이곳 Wonowon에서 사업을 하면서부터였다. 우리 레스토랑에서 처음 Cathy를 보았을 때 이 시골에 저런 인텔리 여자가...
심현숙
블랙 레인보우
2017.06.03 (토)
불멸의 무지개를 찾아열사의 사막에 간다 별빛마저붉은 사막의 여명 번민의 향불을 피운사막이명상에 잠긴다고행 나선 수도승처럼태고의 숨결을 찾는 고고학자처럼 한 방울 참회의 눈물을 얻으러열사의 사막에 간다. 달빛 포르스름한사막의 밤 미집(迷執)의 재를 싣고낙타는 꺼떡꺼떡 사막을 건넌다동면을 떠나는 짐승처럼천형을 짊어진 곱사둥이처럼 이윽고검은 무지개가 불멸의 사막을 지배한다
김해영
어머니의 김치는 사랑이었다
2017.06.03 (토)
배추를 절여 씻은 후 줄기는 기둥을 세워 놓는다. 마른 북어를 잘게 썰고 밤, 대추, 배채, 고춧가루, 마늘, 생강 새우젓으로 버무린 김칫소를 배추 줄기 기둥 사이로 잘 양념한다. 조그만 대접에 배추 잎으로 보자기를 만들어 준비해둔 김치를 넣고 보자기 싸듯 이쁘게 접는다. 그 보자기 김치들을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고 맑은 젓국을 심심하게 끓여 부으면 보쌈김치가 된다. 김장하고 난 뒤 배추 우거지와 무 남은 것, 늙은 호박을 모두 섞어 호박...
김난호
화가가 걷는다
2017.05.27 (토)
화가가 걷는다. 녹슨 철길 뜯고 아스팔트 부어 만든 자전거 길을 성큼성큼 걷는다. 그리고 훠얼훨 걸으며 난다. 길 옆 가시 달린 연갈색 덤불들이 치맛바람에 밀리듯이. 파란하늘에 새하얀 목화송이구름이 솟아오르듯이. 야생베리나무 다가오면 배리따러 나선듯이. 까마귀 까악깍 대면 길 옆 어느 큰 집 앞 키 큰 나무에 둥지를 튼 텃새에 쫓기듯이. 그녀는 긴 세월을 두 세상에서 살아왔다. 인식할 수 없어 슬프지만 아름답게 비춰지는 젊은 날과...
박병호
한 조각의 피자
2017.05.20 (토)
흐르는 세월에서 벌써 은퇴자로서 3년이 지나고 있다. 지금까지 지나온 길이 길지는 않았지만, 그간의 노고 속에서 새겨진 한순간 추억을 더듬어 그려본다. 잊을 수 없었던 " 한 조각의 피 - 자 " 다! 별 공감도 없어 보이고 또한 매력적인 주제도 아닌듯하면서 나에게는 인간적으로 그에게 사랑을 주고 싶다. 지 난 27년간 함께한 이민 생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단으로 많은 부분에 용기와 더불어 우리 부부는 무모한 도전을 했었다. 그...
서정식
어머니의 바다
2017.05.20 (토)
그곳이 큰 바다였음을 저는 기억 못 해요그 큰 양수의 바다에 한 톨 생명으로 헤엄쳐 다닐 때그 따뜻함, 그 아늑함, 그 완벽한 평화를 --죄송스럽게도 저는 까맣게 잊었어요, 어머니.당신의 바다에서 소리치며 뛰쳐나오던 순간제 배꼽에서 잘려져 나간 물빛 푸른 지느러미를 아주 까맣게 잊었듯이 세상에 나와서 세상물 들어가는 동안저 또한 당신이 주신 “여자”라는 빛나는 이름으로사랑을 배우고생명을 잉태하고모정을 바치고이제 헐거워진...
안봉자
내가 스님이 되는 거 아냐?
2017.05.13 (토)
엊그제 갑자기 응급실에 들어가게 되었다. 며칠 전부터 아랫배가 더부룩하고 배가 살살 아팠다. 그래서 내 생각에 일식당에서 먹은 새우튀김이 덜 익어서인가? 아니면 길에서 사먹은 것이 문제인가? 밥을 물에 끓여서 간장하고 먹기를 두세끼 반복하였으나, 아랫배의 통증은 여전하였다. 그래 할 수 없이 가까운 로얄 콜롬비아 병원에 갔다. 환자가 없어서 기다리지 않고 신속히 진행되었다. 과거 3년전 간이식 환자라 일사천리로 피 뽑고, 소변검사...
이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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