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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는 “의리”가 열풍이다. 얼마나 의리가  없으면 의리가 재조명 되었는 지를 생각해 볼 때  좀 서글퍼진다. 그러나 과거 우리들의 6-70년대는 의리가 당연했을 뿐만아니라 이를 배신하면  요즘세대의 표현으로 왕따신세가 되었다. 그러나 경제가 성장되는 과정에서  의리는 대부분  온데 간데 없어지고 말았다.그런 잊혀진 의리를 오랫만에 발견하게 된 일이 있었다. 지난 9월 나는 한국에 가게 되었다. 동생이 어머님께서...
김유훈
어느날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예쁘게 생긴 어느 소녀에게"세상에 다시 태어난다면"하고 물었다몸이 불편하지 않은 비장애인으로 태어났으면 좋겠다는 말을 할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나의 어머니의 어머니로 태어나고 싶다""그래서 이 생에서 어머니에게 내가 받은 모든 은혜와 고마움을 내어머니의 어머니로 태어나서 그 무한한 사랑과 정성을 갚고 싶다".어머니가 자식에게 주는 무한하고 진정한 사랑아픈 아홉개를 다 주고도 하나를 더 주고...
이봉란
우리말의 빛 2014.11.28 (금)
지난 주 금요일 오후, 아보츠포드 소재 한글학교 수업을 위해 No.1 하이웨이를 달리고 있는데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그만 폭우가 쏟아져 내렸다. 윈도우 와이퍼의 작동속도를 최대로 하고도 차량의 속도와 빗줄기의 속도가 합쳐져 시야를 확보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조심조심 EXIT 73을 지나 고갯길을 막 내려갈 쯤, 거짓말처럼 비가 그치면서 구름사이 사이 햇살이 비추며, 건너편 눈 덮인 산자락 위로 무지개가 찬연히 떠오르는 것이 아닌가!...
민완기
하필이면 한적한 내 뜰에 찾아들어 하늘하늘 주위를 한참 맴도는 저 하얀 나비 한 마리   짙고 어두운 밤 창백한 은빛의 둥근 달 조심스레 감싸 안을 듯 그만 스치며 흩어지고 마는 미련처럼 푸른 밤안개   내 방의 새벽 창가에서 미풍에도 우수수 흔들리는 마음의 결따라 위무하듯 섬세하게 떨리는 거뭇거뭇한 미루나무 그림자   바다처럼 고요하고 꿈길처럼 나른하고 눈물처럼 투명한 그 한순간   깊고 따스한 눈길의 당신을 본 것만...
이재연
멍 때리기의 미학 2014.11.21 (금)
'멍 때리기'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멍하다: 정신이 빠진 듯 우두커니 있다'라는 형용사와 '멍하니' 라는 부사 밖에는 없고 '멍 때리기'라는 단어는 찾아 볼 수가 없다. 이것은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있는 것을 뜻하는 신조어이다.     얼마 전 서울특별시가 운영하는 SNS에는 제1회 멍 때리기 대회(space-out competition) 현장 사진과 함께 “쉴 새 없이 돌아가는 현대인의 뇌를 쉬게 해주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멍 때리기...
아청 박혜정
내가 당신을 만나기 전에는 바람에 나부끼는 가랑잎이었다.언제 바스러질지 모르는 피폐한 마음뿐이었다.하늬바람 불어 좋은 날거목에 매달린 가녀린 이파리 하나눈물방울 후드득 떨어져당신의 창가에 살포시 내려앉아 거울에 비친 당신의 모습을 보며 아련한 추억 속으로 머물렀다.동심의 세계에서 웃고어른의 생각으로 마찰을 빚고서로 닮은 듯, 아닌 듯 멀게만 느껴지는 이 계절에 아직도 당신을 그리워한다.잊힐까 두려워눈동자로 모습을 그려...
이봉희
낙엽을 태우며 2014.11.15 (토)
푸르던 날들, 꽃 피던 날들 그리 길지 않았다.   되돌아 보면 70 여 성상 영롱히 반짝이다 스러지는 아침 이슬 같았다.   봄이 가고 , 여름이 가고 저문 이 가을 몇몇 색색 가지 잎새들로 떨어져 내리는,   헛헛한 생애의 허리춤으로 시린 하늬 머플러 휘감아 돌고.....,   아름 답던 날들 한 자 한 자 은(銀)자로 재며 왔던 길,   이 가을 쉬 잠 못 이루는 침상, 밤 내 고독의 언어로 바스락 거리는 곱사등이 누애 잠 자리. 지난 날의 회억들로...
늘물 남윤성
 얼마 전 장성순장로님께서 근간에 출간한 이민자의 에세이집 <잃어버린 여름날의 思慕>를 주시며 평을 부탁하셨다. 나는 평론가도 아닐뿐더러 이민이나 인생에서 대선배님이신 분의 수필집을 평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 여겨져 조심스레 소감만을 적어보려고 한다.  이 책은 한 권의 평범한 수필집이 아니다. 한 개인의 숨겨진 이민사이며 솔직한 삶의 고백이다.  어릴적 복순이의 추억부터 일본인 담임선생님과의 이별, 해방의 기쁨, 6....
수필가 심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