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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고이고 살라 하지만
2017.07.08 (토)
맑은 바람결에흐르는 구름이 되는 아침어제보다 그늘을 더 드리우는 나무 한 그루와 눈을 맞추면 내 말에 옳다 끄덕이기도 아니라고 살래살래 도리질하며철부지 나를 가르친다 나뭇잎처럼 가벼이 흔들리지 말고뿌리처럼 지긋하게 땅을 밀고 하늘을 고이고 살라 하니파란 하늘이 어깨를 으쓱한다 가르침을 새기는 순간간들바람 불어와속눈썹이 파르르 하…나뭇잎 같은 하루.
임현숙
까마귀
2017.07.05 (수)
“까악” “까악”어스름이 내려앉은 저녁 시끄러운 까마귀 떼의 울음소리가 음산하게 울려 퍼진다. 놀라서 내다보니 수십 마리는 되어 보이는 까마귀들이 이리저리 몸을 부딪치면서 싸움이 벌어졌다. 서로를 공격하면서 격렬하게 울어대는 그 소리는 어두운 하늘과 어우러져 음산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쉽게 끝나지 않는 그 싸움은 어둠이 사방에 깔리고 나무. 까마귀들만 실루엣으로 어두운 하늘을 배경으로 그림을 그린다. 처음 보는 놀라운...
김 베로니카
열대야
2017.07.01 (토)
오늘은 사나운 짐승과 싸우는 날이빨을 드러낸 칠월이치타를 등에 업고 사슴 코 앞에 들이닥쳤다토끼를 쫒으며 휘파람을 부는 코요테열대야 앞에 주눅 든 나의 차렷자세 등줄기 계곡에 여름 홍수 같은 물줄기와역류표 기름이 범람하는 숨구멍과 구멍 들열대야는 표정이 무서운 짐승이다 찜기에 들여놓고 불을 피우면개구리는 저도 모르게 익어갔지고통이란 시나리오는시간의 문제로 귀속되므로몸 전체에서 국물이 끓는 것은여름의 약탕기...
김경래
왼손과 오른손
2017.07.01 (토)
사람은 저마다 특징이 있다. 그중의 하나는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이다. 나는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는 왜 생기는지 그 원인이 궁금했다. 왼손과 오른손은 좌우 달린 위치가 다를 뿐 생김새도 구조도 똑같은데 왜 사람들 대부분이 오른손잡이일까? 나는 학창 시절 양손을 능숙하게 쓰는 사람이 부러워 종종 왼손으로 젓가락질도 해 보고 글씨도 써 보았다. 생각대로 쉽게 되지는 않았다. 물론 자꾸 할수록 차차 나아져서 이제 나는 왼손으로도 웬만큼...
송무석
구례 '운조루'에서
2017.06.24 (토)
봄날 지리산을 향해 달리는 산과 들의 대기 속에는 생명의 에너지가 가득했다. 수목들의 푸르름 사이로 산벚꽃이 뭉게 구름 처럼 피어있고, 산비탈 바위틈에선 연분홍 진달래가 수줍게 고개를 내밀었다. 친구와 차창 밖 풍경에 고향의 봄을 묵묵히 오버랩할 때, 어린 시절의 기억들은 마치 꽃송이처럼 우리 가슴에 새롭게 피어났다.서울에서 4시간을 달려 도착한 구례 화엄사(신라 진흥왕 5년 창건)에는 국보로 지정된 각황전과 석등, 사 사자삼층석탑...
조정
관계
2017.06.24 (토)
속속들이 알았건 아니건당신의 매력에 빠져연못에 뛰어든 것은나당신이 작정하였건 아니건낚싯대에 걸린 것은드리운 낚싯밥을 물은나바늘에 걸렸어도팽팽히 줄을 당기며끌려가지 않아야 하는나연못에 뛰어들었어도빠져 죽지 않도록끊임없이 헤엄쳐야 하는나
송무석
민들레 홀씨
2017.06.17 (토)
빛살 하나가슴에 꽂혀노란 심장으로 태어나고어느 길 모퉁이나그네 옷 섶 파고 드는봄 햇살의 기도갈 곳 잃어 서성이는허무의 창가찬 이슬로 꽃샘 열어뒤척이는 열병해 지는 언덕속으로 삼켜 온 세월까맣게 토해 놓고하늘 향해 넘실거리는하얀 사랑바람온 몸으로 나른다눈부신 생명이 되어
류월숙
너구리와 머리싸움
2017.06.17 (토)
너구리를 라쿤(Raccoon)이라고 부르는데 한국에서 말하는 너구리는 ‘라쿤을 닮은 개(Raccoon Dog)' 이고 꼬리에 줄무늬가 있는 캐나다에서 볼 수 있는 너구리는 '미국 너구리(America Raccoon)'라고 부른다. 이 두 종류의 너구리는 이름 말고는 관련이 없다. 너구리는 개과이고 미국 너구리는 너구리 곰과이다. 너구리는 생김새 때문인지 능글맞은 이미지로 사람들의 별명으로도 쓰인다. 또 만화영화 캐릭터로도 많이 등장해서 우리에게는 낯설지 않게...
아청 박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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