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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미는 손 2016.09.10 (토)
어둠이 내려 오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이었지만, 내가 밖으로 나왔을 땐 비가 내리기 시작한 탓인지 물기에 젖어 들어가는 어둠은 이미 밤 공기를 뱉고 있었다. '어?' '어디지?'둘러 보았던 곳을 두어 번 재차 가보고서야, 불독의 표정이 연상되어 헌터라고 이름까지 지어 부르던 내 하얀 차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인지했다. 도난 당했을지도 모른다는 가상의 불안한 설정이 현실로 바뀌는 순간의 전율은 괴기영화를 관람 할 때의 억지 공포와는 전혀...
줄리아 헤븐 김
숨박꼭질 하나 2016.09.10 (토)
이불만한 앞치마에한아름 꼬투리 담아논두렁 사이 걸어 오시는 할머니콩껍질 벗기면파란구슬 같은 통통한 알체에 받쳐 놓고쑥가루 섞은 쌀가루에뜨거운 물 부어힘껏 치댄솔방울 만큼 떼어내그속에 콩얼굴 묻고숨박꼭질 한다세모도 네모도 아닌삐뚤거린 꾹~누른 한조각가마솥에서 솔입향 입혀꺼낸 이름하여 송편할머니 입가에 솔잎향 피어나고손에든 하나어느새 내 입속으로 쏙~~숨어든다냠냠 ~~으~음 맛있다그 맛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숨박꼭질...
이봉란
파도 타기 인생 2016.09.03 (토)
코발트 불루의 하늘과 바다서로 몸 풀어 헤쳐 뒤섞이며화평의 한몸 이루려긴 몸부림으로 찰랑이고 있다허나, 저 영겁의 어질머리로넘실데는 파도 앞일용할 양식을 위한 갈매기들의 자맥질매양 허당치기로 하루가 가고우리들의 한 생애 또한저 바벨탑을 쌓는 , 부질 없는 허사로허우적대며 가고 있진 않은지------ ,쥐락 펴락,  온갖 세상 풍파 다넉넉히 다스리시는어느 보이지 않는 하늘의 손길 .우리네 인생들참된 평안과 영원한 안식에 이르기...
늘물 남윤성
우리는 지금 초 고령 시대를 살고 있다. 70년대만 하더라도 평균수명이 65세였는데 지금은 80세로 늘었다. 또한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성인병을 조기에 발견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정보가 흘러 넘쳐 얼마 안가, 말 그대로 평균수명이 백세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인류가 수많은 질병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도 현실이다. 암의 근본적인 치유나 치매, 파킨슨 같은 질환도 현대의학에서 해결 못하는...
윤석하
풍경 소리 2016.08.17 (수)
장례 예배를 마치고 고인께 명복을 빌던 짧은 시간, 그분은 창백한 밀랍의 얼굴빛과 초연한 표정으로 나는 이제 이 세상 사람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 마치 타들어 가는 촛불처럼, 고통으로 무너져 내린 육신은 죽음의 다리를 건너 미지의 세계로 떠나갔다. 나는 생전의 고인을 기억하며 기도 드렸다. 병마의 고통과 불의한 세상에 대한 절망을 모두 내려놓으시고, 빛나는 날들을 기억하며 죽음의 여정에 오르시기를. 고인은...
조정
태평양 1번지 2016.08.17 (수)
             토피노 ,  원시의 냄새가 자욱한             먼먼 바다를 걸었다             바다가 섰던 그 자리             수평선을 따라나간 밤 바다는             실종 중인데             아스라히 인디언 촌가 몇몇이             누군가 스켓치한  풍경 같다      ...
김영주
71년전 8월 15일은 아시는 바와 같이 일제의 압제에서 해방된 날, 곧 36년간 나라를 빼앗기고 암울했던 일제의 강점시대를 벗어난 빛을 되찾은 광복의 날이다.이 날을 앞당기기 위해 우리 선조, 선배들의 피와 땀, 그리고 눈물어린 희생과 세계 연합군의 승리로 대한민국을 건설 하게 되었다. 그 후, 여러가지 고초와 풍상을 극복하고 오늘을 일궈냈다. 그 지긋지긋한 71년전을 간략히 더듬어보면 내 나라가 없으니 국내정치는 고사하고 일제의 문화 말살...
정용우 서부캐나다 6.25 참전유공자회 회장
요즈음 밴쿠버 날씨는 해가 반짝반짝 나기를 기다리는 마음에 우울함과 기다림과 인내심을 갖게 한다. 일기예보에는 비, 구름, 해가 동시에 나타난다. 글을 쓰고 있던 날도 하늘이 우중충하게 흐려 있다가 갑자기 해가 나서 주차를 하고 잠시 일을 보고 나왔는데 운전대가 손을 데일만큼 뜨거워져있었다. 그러다가 다시 구름이 끼고 어두워지며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도 했다. “무슨 날씨가 이렇게 변덕스럽지? 여우가 시집을 가나?” 우리가 보통...
아청 박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