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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이맘때면 아득한 고향의 여름 밥상이 그리워진다. 제철 채소와 집에서 담근 장으로 정갈하게 만든, 몸과 마음을 다스리던 밥상이었다. 보리밥에 아욱국, 노각 무침, 호박 나물, 간 고등어 찜, 통밀 칼국수---, 텃밭이 둥근 소반 위로 옮겨 앉은 소박한 차림새였다. 무더운 여름, 혀의 미각 돌기가 살아나는 강된장과 노각 무침으로 밥상을 차려본다.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는 말에 깊이 공감하며, 기억의 맛을 찾아서. 지난해보다 한 달여 늦은...
조정
엄마는 참향기로운 꽃이어요곁에만 있어도기분이 좋아져요엄마라는 꽃은시들지도 않아요갈수록 향기가더해만 가요.
이봉란
좋아하는 음식을 여유 있게 먹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며칠 전 저녁때 아들이 어려서 서울에 살 때 엄마가 가끔 해 주시던 메추리 알 장조림을 맛있게 먹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와 함께 이민 초기에 좋아했던 장어구이도 생각난다는 말을 했다. 밴쿠버는 한국보다 메추리 알 가격이 꽤 비싸고 알이 작아 다루기도 힘든 데다 아이들이 특별히 찾지도 않기에 수년간 아내가 메추리 알 요리를 한 적은 없었다. 다른 식구들이 좋아하지 않는 장어구이도...
송무석
종 소리 울릴 때 2017.08.25 (금)
연하디 연한 초록에서  진초록으로 무성해 지기 까지 어떤 열망이 저 나무들 뿌리로 부터  저리도 뜨겁게 북받쳐 올랐을까 그 긴 기다림의 끝, 종소리 울리면  오늘은 문득  어느 그리운 이의 가슴에 가 닿고 싶다. 저 종소리 사방 물결 무늬의 금빛 햇살 가루로 바스러져 사무치는 노래로 가 닿고 싶다. 그대 내 안 짙은 쪽빛 그늘 속 수수만의 금빛 햇살 가루로  어둠  밝혀 왔듯이 오늘 나 또한 , 영원한 안식에 이르는 참 사랑의...
늘물/ 남윤성
못 사기 2017.08.22 (화)
예쁜 액자 하나 걸려고 하니못이 없네.아침엔 늦잠 자서 못 사고점심엔 놀러 다니느라 못 사고저녁엔 가게 문 닫아서 못 사고덩그러니 누워 자는 시계 속 침만 바라보다 그냥 하루를 훌쩍 보냈네우리 집엔 일 년이 넘도록못도 못 사고 있네.
이봉희
오늘, 이 순간을 2017.08.22 (화)
배고프면 먹고 배부르면 평안히 쉬는 것이 사람을 제외한 동물의 생활 방식이다. 그러나, 우리 사람은 이런 생리적 욕구에만 따르는 삶을 살지는 않는다. 동물은 이런 삶을 살기에 수만 수백만 년이 지나도 별다른 변화 없이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꿈을 꾸고 더 나은 미래를 계획한다. 그런 꿈과 계획은 우리 인류가 우리 삶의 방식과 환경과 세계를 바꾸는 출발점이다.우리는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송무석
일제에 의해 국권을 강탈 당한지 36년 만에 해방의 기쁜 날을 만끽한지도 어언 72년. 감개무량합니다. 짧지 않은 기간, 과연 자주 독립 국민으로서 이 시간 지난날 우리 자신을 반추해 보았으면 합니다. 존경하는 교민여러분! 금년 해방의 날을 감사와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일찍이 우리 민족의 양심이요, 사상계의 거두이신 고 함석헌 선생께서는 ‘뜻으로 본...
정용우
오랜 시간 후 2017.08.14 (월)
안개바다 저문 햇살을 부비며 노을이라 말할까   내 눈물 앞에서 언제나 꽃잎이 되어 떨어지던 그 가슴 이제 먼 그 날들 넘어 한줌 바람이 되어 오려나   그렇게 스쳐간 시간들 여운이라 말하고 목말라 외쳐보는 그 이름 차마 너무 아려 사랑이라 말할 수 없었던 오랜 시간 후   저무는 햇살을 부비며 이제 노을이라 말한다.
추정/강숙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