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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
2018.01.17 (수)
배꼽박정은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한국에서 십여 년을 분만실 간호사로 일했었다. 분만 중에는 많은 응급상황이 발생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위급한 게 탯줄 문제이다. 아기는 엄마 뱃속에서 열 달을 한 몸으로 살지만, 사실 둘은 서로 붙어있는 게 아니라 겨우 가느다란 탯줄 하나로 연결돼 있을 뿐이다. 즉, 아기에겐 이 탯줄이 유일한 생명줄인 셈이다. 그런데 이 탯줄이 꼬이거나 눌려 막히게 되면 몇 분 안에 아기의 심장이 멎는, 그런...
박정은
비누 사랑
2018.01.08 (월)
비누 사랑 권순욱 지난 5월 교회에서 마련한 효도 관광을 다녀오면서 받아온 선물 중에 요즘 내가 애용하는 것이 세숫비누이다. 그 비누를 사용한 지 한 달이 지나고 보니 비누의 원형은 점차 변하여 처음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게 되었다. 타원형을 이루고 겉에...
권순욱
'그래도' 섬
2018.01.08 (월)
' 그 래 도' 섬 늘 물 남 윤 성 '그래도' 섬은 대체로 세상에서 잊혀진 자들이 찾아가는 섬이라 한다. '그래도' 섬은 대체로 세상에서 버려진 자들이 찾아 가는 섬 이라 한다. 생의 밀물 한떼 들어 오기도 하고 생의 밀물 한떼 나가기도 하고 들고 나고 하는 가운데 잊혀진 자의 입에 헛된 것...
남윤성
구구 팔팔 이 삼사
2017.12.22 (금)
달랑 한 장 파리한 모습으로 달려있는 2017년 12월 저녁, 한줌이나 될까 몰라 마른 꽃잎 같은 아흔 여섯의 내 어머니 고관절이 부서져 응급실에 드셨다. ‘우리주님은 내 기도를 잊으신 것일까 왜 나를 안 불러 가시는지’ 꺼질 듯 가물거리는 가슴 말에 내 사지가 말라가는 듯 아프다. 오래 사는 일이 그토록 미안해 할 일인가! 너무 오래 살아있다 늘 미안해하시던 어머니 그 모습 안타까워 함께 우는 12월의 어둔 저녁 아무도 모르는...
추정 / 강숙려
나의 가장 나아종 지닌 것
2017.12.22 (금)
또 다시 한 해가 저물어 간다. 한 해의 끝자락에 서서 금년 한 해 있었던 일들과 신세진 모든 이들의 얼굴을 차례로 떠올려본다. 그리고 ‘산다는 것’은 결국 살아온 만큼 다른 이들에게 지불해야 할 대가가 큰 것임을 새삼 절감하게 된다. 하물며 주위 사람들로부터 받은 신세와 사랑은 그렇다 치더라도 오늘 하루와 내일과 또 내년 한 해를 한번 더 허락(?)하시는 그 분께 나는 과연 무엇을 드려야 할까? 그야말로 생때같은 자식을 먼저 보내고 찢어지는...
민완기
저녁 산책
2017.12.22 (금)
당신이 오지 않는 저녁 둑길을 따라 긴 산책을 나선다 물가에 속삭이는 잡풀과 흰 꽃들 그들의 작은 목소리를 알지 못해도 물 위에 퍼덕이는 백로와 청둥오리의 다정을 흉내 낼 수 없어도 마냥 흐르는 물소리가 좋다 막힘 없이 돌아가는 저 몸짓 여울을 훌쩍 흘러가는 넉넉한 소리 노을 속에 붉게 지는 해와 바람에 안기는 산과 구름이 모두 전설이 되고 역사가 되는 흐르는 소리의 은유를 알 것도 같다 그러나 당신은 내게 오지 않고...
강은소
아아, 12월
2017.12.18 (월)
몇번씩 듣고 들은 얘기 중에 이런 아름다운 장면도 있네 제자들의 발발발 ,열두 명의 그 맨발을 갈릴리 바다 소금물로 마알갛게 씻어주신 12월의 예수님 1월 2월 ...11월 모두 다 가고 , 12월 용서는 사랑 만큼이나 아파야 한다고 거리엔 모두가 예수로 넘쳐나는데 종탑에 걸터 앉은 캐롤은 먼먼 지구 밖으로 흘러내리는데 나는 왜 늘 사랑과 용서를 구걸하며 사는가 우리는 고쳐야 할 것이 많은 인간이다 우리는 버려야 할...
김영주
Stockton 항구에 가면
2017.12.18 (월)
내가 하는 트럭커일은 밴쿠버에서 목재를 싣고 미국, 즉 캘리포니아 주로 배달하는 일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I-5고속도로를 따라 이틀을 달린 후 삼일 째 건축 도매상에 물건을 내리게 된다. 그후 다시 카나다로 물건을 싣고 와야 하는 데 바로 근처에 실을 물건이 없을 때는 더 먼 곳에 가서 실어와야 한다. 가끔은 네바다 주 아니면 아리조나 주에 까지 가서 실어오기도 한다. 그리고 카나다로 오는 물품들은 그 종류가 무척 다양하다. 철제...
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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