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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산책 2020.11.16 (월)
11월 산책 이상목 처연한 기러기 맨 울음 마른들을흔들고 들숨 날숨 숨가쁜 하루해를보내는 11월 어느 날 쓸쓸함이 도진다로키 영봉들마다 서설을 뒤집어써빛나는 준령위에 잎 떨군 나목들만제자리 찾지 못하는 이방인을 부르고슬며시 내려 뛰는 문장도 문장 나름여름내 준비했던 노숙의 동행길에절기는 빈자리 찾아 눕는 법을 알린다왜 나를 태우는지 왜 나를...
이상목
우주를 훔치다 2020.09.25 (금)
러시안 애쉬 트리붉은 열매 아래서 꼬리가 몸통보다긴 청설모 한 마리가 우주를훔치려 하는눈물겨운 저 사투
이상목
민들레 홀씨 되어 2020.06.22 (월)
수줍은 눈빛 위로 틔워낸 작은 희망외로운 마음둘레 아득한 기다림을뉘 있어 번져내는가 민들레 울 영토에 사랑 사랑하리라 가난한 이름으로잡초 속 봉헌하는 민초의 여린 함성인내로 저민 가슴에 소리 없이 불 켜고 그러다 어느 날에 혼자 된 홀씨 하나부활의 탯줄 끊어 산과 들 넘나들며복음을 선포하리라 믿음을 피우리라
우림 이상목
庚子年 새날아침 겨울이 깊고 있는소리를 들어가며 일상의 번뇌들을달구고 식혀야 하는 담금질을 봅니다 쉼없이 지펴왔던 소망의 불꽃들은나와 내 가족들과 사회와 공동체를위해서 어떤 의미로 타오르게 했나요? 열 두 달 맘 졸이며 바쳤던 화살기도언제나 가슴에선 올곧은 정론 직 필먹물이 마를 새없이 또 다시 새해라죠 그래요 삼동속의 매서운 바람보다세치의 혀가 부른 화마가 정수리를콕 콕콕 쪼고 있는지 손마저 떨립니다주님! 저...
이상목
뜻있는 메아리를 광야에 외치셨던씨알 양심의 소리 그 참뜻 기리려고빈 들에 한 톨의 밀알 뿌리신 권술용 형어부의 아들에서 열 여덟 소년으로*씨알을 운명처럼 만난 청년이 있어한평생 무소유 삶을 자국마다 남겼다*권총과 함께했던 시간들*씨알농장대전 평화의 마을, 세상의 참 평화와가난한 이웃을 위해 늙은 전사로 기억된순례, 그 너머에는 무엇이 있었을까거친 들 가로질러 화전을 일구시며천막촌 호떡장수로 얻은 것은 무엇일까10년간 가족...
이상목
로키에서-2 2019.08.12 (월)
로키를 평상삼아 하늘의 구름조각바람의 방향까지 더하고 빼 보다가나무를닮고 싶다는소망을 매어 두고 대문을 닫아걸면 바로 너른 정원이펼쳐진 이곳에서 혜곡 최 순우 선생을떠올린옛 것의 회자비워라 덜어내라 자꾸만 어긋나는 무거운 삶이거늘숲 속에 가둔다고 무엇이 달라지리푸르다모든 것들이그댈 닮은 오늘은
이상목
반찬은 초록이다 2019.04.30 (화)
강변을 들쑤시던 햇살이 길을 내자번쩍 정신이 드는 편린들 솟구치며로키를 데불고 간다 장엄한 봄속으로 춘망이 간절하면 고통도 저리 큰 것요란한 産室만큼 서러운 떨림 안에즐거운 봄날의 투정 반찬은 초록이다 내 진즉 삼고의 아픔을 알았거늘소소리 바람 안고 가슴을 열어보니초석에 울음 괸 흔적 어느새 봄날이다.
이상목
모순도 모순 나름 2019.04.04 (목)
번지수 잘못 찾은 편지가 반송되듯때아닌 엄동설한 절기도 모르는 듯꽃눈을 맞고 걸으니 눈사람이 되가는듯 치열한 삶의전쟁 추위도 추위 나름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도 사람 나름그들과 이웃해사는 모순도 모순 나름 설핏 기우는 달이 처연한 모습으로던지는 메세지에 깨어난 모습으로연둣빛 화두를 찾는 멋스러운 모습으로
우림 이상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