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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고려청자 2016.12.02 (금)
이국의 유리장 안에호기심 파아란 눈들이   동그라니 감싸 들고 조국을 떠난 너의고스란히 다가온 핏줄지나치던 전시장 길목시간이 멈춘 그곳에서연초록 서러운 칠백 년을 만난다 따스한 손자욱 데워진청자 매병 그 뒤로품에 안은 손길 따라낯익은 도공의 땀이 맺히고두 손을 마주 잡아가다듬는 도공의 거친 호흡그곳에 칠백 년이 멈춘다 푸른 배 위에꽃 구름 몇 송이 함초롱이 피워놓고고운 함박웃음 지을 때이슬 흐를 듯 아녀린...
김석봉
민들레 김치 2016.11.25 (금)
딸아이의 넓은 뒷 뜰에는 민들레가 많았다.작년 여름에 31도의 뜨거운 땡볕 아래에서 그리도 땀흘리며 하나도 남김없이 뽑아내려애썼던 민들레가 이제는 시월의 쌀쌀한 바람에 한풀 꺾인 자세로 노오랗던 꽃 하나 없이파란 잔디들 사이에 촘촘히 숨어 있었다. 비 온 뒤끝이라 땅이 부드러워 쏙쏙 캐내기가수월했다. 약 한번 한적없으니 완전한 올개닉 식품이다. 하도 많아서 네 다섯시간 동안캐낸것이 큰 함지박에 꾹꾹 눌러 담아도 자꾸만 밖으로...
박인애
가을 나무 2016.11.25 (금)
머얼리 노을이 손짓하는 언덕에 빈손으로 선 나는가을 나무입니다 갈 볕이 붉은 물 들인 자리샘 많은 바람이 쓸어내면데구루루내 이름표 붙은 이파리들이저 시공으로 사라집니다 하나,둘이 세상 소유문서에서내 이름이 지워집니다 노을빛이 익어갈수록나는수수깡처럼 텅 빈 나무가 되어갑니다.
임현숙
모로 가는 바람 2016.11.19 (토)
밤늦게 내리는 하얀 빗줄기안쓰러워바람은 비의 허리를 얼싸안고어둠 흥건한 골목 끝, 불 꺼진 창젖은 창문 앞에 다다른다.몇 개 남은 단풍잎애처로워바람은 잎 하나 물고재 넘어 동떨어진 마실, 고가시내 집삽짝 안으로 살랑살랑 들어선다.오늘 밤도지나간 세월의 촛불을 끈다바람, 모로 가는 바람 한 오큼이먼저 와서 눕는다.그리워 하지말자.산다는 것은 그리움을 견디는 것한 세상 그리움이 지천에 깔렸다한들그리워 하지말자.
김시극
라스 베가스 2016.11.19 (토)
인간이 상상할수 있던 모든 것들을 실현하고 망라한 라스 베가스 ! 라스 베가스라는 뜻은 초원이란 스페인 말이다.지상에서 미국인들이나 해낼수 있는 가능을 실현해 논 꿈의 도시다. 그 도시의 상징은 Gamble 였다. 그러나 변모하는 시대 상황에 따라서 지금은 가족 단위로 즐길수 있는 스펙타클한 테마 파크로 변신에 성공했다.원래 카지노는 프랑스의 왕실에서 탄생했다고 한다.후렌치 룰렛 ( Franch Roulrtte ) 였으며 36 번호에 0 을 더해서 37...
김근배
올 해 도 어김없이 양귀비꽃과 함께 11월은 찾아왔다. 나는 어느 해 부터인가 11월이 오면 그 꽃잎을 사서 가슴에 달고 다닌다.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니고 그저 그 꽃잎을 달면 누군가로부터 너도 달았구나! 너도 뭔가 위령의 뜻을 알고 있구나! 하는 말을 들을 것만 같은 기분으로 달고 다닌다.10월 마지막 날 잡귀들이 판치는 할로윈이 끝나면 다음 날부터 양귀비꽃이 제 철을 맞는다. 11월은 가톨릭교회에서는 위령의 달이라고 한다. 11월 첫째 날은 모든...
김춘희
전설 2016.11.12 (토)
그 당시 어른들은 천방지축 뛰어 다니던 우리에게경각심을 일으켜 주시려고 하신 말씀입니다만 어른이 된 지금까지 생생합니다 봄이면 산에 들에 피어 흐드러지는 그 흔한 참꽃을 꼬마 애들은 기뻐 날뛰며 찾아 다녔는데만일 한 아이가 먼 외진 곳의 꽃에 눈을 팔아서 친구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 까지 가면땅 속에서 꽃뿌리를 쥐고 웅크리고 기다리던 꽃 귀신이 땅을 헤치고 나와서는감쪽같이 아이의 간을 빼 먹고는 아이로 변신 한다는...
전상희
나의 가을 2016.11.05 (토)
  올해는 예년에 비해 조금 늦게 단풍이 들었지만, 유난히 더 선명하고 깨끗하게 물든 단풍을 볼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 그런데 온갖 색채로 세상을 물들여 아름답게 만드는 단풍에도 자연에 순응하는 법칙이 숨어 있다고 한다.  모든 생물체는 주변 환경에 본능적으로 반응하는데, 온대 낙엽수림은 봄에 싹이 돋고, 여름에는 짙은 녹색으로 변하며, 가을에는 그 잎이 단풍으로 물들고, 겨울에는 낙엽이 지는 등 계절에 따라 변화를...
김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