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내 인생 2막 2장 2018.04.17 (화)
오늘날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국가적인 과제는 “일자리 문제”이다. 그 중에서도 청년들의 일자리는 실로 심각하다.  내가 외국에 살며 보아도 이곳 역시 다르지 않은 현실이다.젊은이들이 대학, 대학원을 나와도 특별한 일부를 제외하고는 갈 곳이 많지 않아 맥도날드와 같은 패스트푸드 가게에서 알바로 일하고 있는 청년들이 많이 있다. 얼마 전 한국의 어느 방송에 4시간짜리 알바 두명 모집에 140명이 지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김유훈
한 벽을 온통 열어놓은 유리창 넘어오색 별이  꿈이 되어 내린다겨울의 검은 장막 사이로눈부신 빗방울이 내린다 이국의 길가를 덮은 네온의 불은부서져 내리는 시간의 흰 가루를 모아한 모금 커피 속에 따뜻함을 지핀다 내가 있고타인의 눈길이 비치고서로가 나누는 너그러움이 흐른다 하얀 분말 속에 한 모금 커피 속에잊혀진 시간이 곱게 잠긴다외진 나의 사랑이 모두 담긴다너의 따뜻한 포옹이 밝은 별이 되어 떠오른다 
김석봉
안개 도로 2018.04.10 (화)
온종일 안개가 마을을 먹고 있다시골집 굴뚝에서 웅성웅성 피어오르던 연기처럼꾸역꾸역 달려와 지붕을 삼키고 키 큰 나무를 베어 먹더니지나는 차까지 꿀꺽한다잿빛 도로가 덜거덕거리며 어깨를 비튼다문득 사람으로 태어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등에 업은 삶의 무게가 저 길만 할까 싶다달리는 쇳덩어리에 고스란히 밟히다가달빛이 교교한 새벽녘에서야 숨을 돌린다신과의 싸움에서 진 아틀라스가 하늘을 떠받치고 있다는 것처럼거북등 같은...
임현숙
참새와 제비 2018.04.10 (화)
참 오래전에 캐나다 동부 몬트리올에 살 때의 우리 집 어느 해 여름 풍경이다.하필이면 제비가 왜 그 자리에 집을 지었는지 모른다. 우리 집 앞에는 큰 고목나무가 그 옆으로도 키가 큰 나무들과 마당을 감싸 안은 담쟁이 나무들 때문에 우리 집은 마치 숲속의 집 같은 분위기였다. 게다가 집이 단층이다 보니까 새들이랑 다람쥐들이 아주 겁 없이 우리 집을 넘보았다. 문을 열어 놓으면 다람쥐가 집안에 들어오려고 하질 않나 새들이 벽난로 굴뚝으로...
김춘희
어느 봄날의 찻집 2018.04.10 (화)
봄이 드는 골목길 오래된 찻집 하나도란도란 이야기 담 안에 고여 있다   인생을 우려내 찻잔에 담아 식어가는 기억들을 꽃잎처럼 띄워 놓고 풀잎 같은 입술로 추억을 넘기는 사람들  *파로트가 즐겨 그리던 *콩티언덕 그 언저리에서 한때의 그리움을  아슴아슴한 기억으로 되살리고 있는 건 아닐까 그 강 언덕에 서성이면 꽃 노래 흐르던 봄날도도도한 청춘의 소용돌이도 삭연索然한...
박오은
측은지심 2018.04.04 (수)
이른 아침 하늘은 오랜만에 붉은 노을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여명의 빛을 선물한다. 유난히도 많은 비를 뿌린 이 겨울도 다해 가는지 며칠 전부터 찬란한 햇빛이 영혼의 축축함과 회색의 찌든 때를 씻어 내가는듯하다. 멀리보이는 산에는 하얀 눈이 병풍처럼 펼쳐있고 한가롭게 날아다니는 갈매기와 새들, 그리고 강아지와 산책하는 노인들이 느리게 걸어가고  옛날 어느 날의 내가 그 장면 속에서 같이 어울려지는 듯한  그런 평화로운 날이다....
김베로니카
어둠이 밝혀내는 황홀한 세상을그대, 보셨나요.실낱같은 잔뿌리들이발끝을 함께 모아캄캄한 땅속, 어미의 자궁벽을 허물고 나와어둠 속에서 노래하는 희한한 세상을그대, 들으셨나요.이때풀꽃과 나무의 꽃들은흔들리기 시작합니다천천히 그것도 아주 느리게보드라운 바람에도낡은 햇살에도새벽을 적시는 봄비에도그리고피는 꽃은머리는 하늘을 이고떨어지는 꽃은온몸을 뿌리 쪽으로그래서꽃은 뿌리의 자식, 어둠의 후손어둠이 밝음을 삼키는 이...
김시극
봄, 그 봄 2018.04.04 (수)
 거리마다 수북이 쌓여있던 흰 눈이 녹아 내리고, 누런 잔디가 어색한 듯 고개를 내민다. 요 며칠 봄볕은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틈에 더 따뜻하고, 환하게 세상을 향해 쏟아져 내렸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눈을 가지고 놀던 아이들의 얼굴에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아쉬움이 드리워져 있다. “눈이 다 어디 갔지? 지금은 겨울이에요? 봄이에요?” 파란 눈을 반짝이는 아이가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듯 묻는다. “봄이 오는 중이야.” 나는 아이의...
권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