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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편지
2019.01.04 (금)
흔들리는 바람의 가지 끝에서셀로판지처럼 팔딱이는 가슴으로 편지를 쓴다만국기 같은 수만 장의 편지를 쓰던 그 거리에서다시 편지를 쓴다그대와 나 골목 어귀에서 돌아서기 아쉬워손가락 끝 온기가 다 식을 때까지한 쪽으로 한 쪽으로만 기울던 어깨와 어깨 사이그림자와 그림자 사이그림자처럼 길게 구부러지던 길모퉁이에서뜨겁고 긴 겨울 편지를 쓴다오늘은 폭설이 내리고 대문 밖에서 누군가 비질하는 소리그 소리에 묻혀 아득히 멀어지다가...
이영춘
일상日常이 주는 힘
2018.12.26 (수)
위키백과 사전에서 일상(日常)의 의미를찾아보면,“날마다 순환 반복되는 평상시의 생활”이라고나와있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패턴의 생활을 얘기한다. 나의 하루를 보더라도 크게다르지 않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아침 먹고, 출근하고,일 마치고 돌아와서 잠시 쉬다가 저녁 먹고 잠자리에 들기까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지극히 평범하고, 변화 없이 되풀이되는 생활 일과이다.특별한 약속이나 이벤트가 없는 한 다람쥐가 쳇바퀴를 돌듯 매일...
정재욱
호박벌 이야기
2018.12.26 (수)
항공 학자들이열심히 연구했대호박벌에 대하여몸에 비하여 날개는 너무 작고몸의 형태도 영 아니어서이런 몸으로는날 수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지학자들이 책상에서과학적인 사실을 말할 때호박벌은 모든 것 무시하고바람 속 헤치고 날아갔지겨울이 반 년인 캘거리호박벌의 삶을 사는 이들 말도 잘 못하고문화도 달라서때로는 바보처럼 웃음으로 답하지얼굴의 색깔어디서 왔는가 묻지 않고말 안되면 몸짓 발짓열심히 꿀 모아날아가는 것을...
신금재
떠나는 사람, 남겨진 사람
2018.12.26 (수)
바람이 휘 집고 지나가는 거리에 나뭇잎이 우수수 머리위로 떨어진다. 무수히 쌓인 나뭇잎을 보니 가을도 떠날 차비를 하는가보다. 하늘을 쳐다본다. 구름 한 점 없는 청자 빛 하늘이 왠지 낯설다. 고국의 이런 하늘을 바라본지 얼마만인지 가슴이 뭉클하도록 사무쳐온다. 가을이 떠나려고 마지막으로 온 몸을 내어맡긴 나무는 모든 걸 내려놓고 그저 무심하게 흘러가는 구름과 파란 하늘을 친구삼아 의연히 서있다. 나무에서 떠나버린 나뭇잎들은...
김베로니카
기다림의 나라
2018.12.26 (수)
공허한 하늘은 산에 닿아긴 폭포가 되어 내린다 구름은 강을 흘러 들판을 가르고사막으로 가서 오아시스가 된다 한낮은 알지 못하는 지구 저편을 돌아장엄한 새벽을 열고 바닷가 바위벽을 타고 끝없이 오르던 파도는피오르드의 노래가 되어 대륙을 찾아 떠난다 여름내 꿀벌의 날갯짓이 모여 핀 석양은 꿀 빛 대지의 갈증을 삭히고 오랜 생각이 묵혀져 당신을 찾으면깊은 포옹은 기다림이 된다 기다림이 아름다운...
김석봉
자랑스러운 남동생
2018.12.19 (수)
이번 가을 한국 방문하여 보니, 지난 8월 말로 첫째 남동생이 대학교수직에서은퇴하였음을 알게 되었다. 1976년 내가 결혼하여 캐나다에 이민 올 당시 남동생은서울대학교 4학년이었고, 그 후 떨어져 살아서 남동생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지 못하였다.은퇴 기념으로 남동생 자신의 그동안의 대학교 재직 생활과 지인, 제자들이 은퇴하는 교수와연구실의 시간을 추억하며 쓴 글들을 모아 “성균관대, 자동차 그리고 제자들과 30년”이라는책을 발간하여,...
김현옥
단풍 그 넋
2018.12.19 (수)
붙잡을 수 없는 여름 붙잡으려 각혈토록 부르다 피맺힌 색깔 하늘에 닿았다 떨어져 핏빛 물든 단풍 땅을 치며 쏟아낸 사연 아롱아롱 눈물은 떨어져 오색 단풍으로 물 들었나 풍덩 빠져 깊은 하늘 헤어나지 못하고 허우적 물들며 ...
조규남
미니멀 라이프에 대하여
2018.12.19 (수)
며칠 전 오랜 이웃으로부터 반가운 이메일을 받았다. 우리와 같은 해 이민 와 한동네에 살던 프레드락은, 고향에서 가족과 함께 보낸 휴가 이야기를 소상히 전해 주었다. 그 중 인상적인 것은 30년 전 헤어진 친구를 어렵게 찾은 일화였다. “내가 프라하에 머물 때, 나는 기억을 더듬어 1980년대 헤어진 친구의 집을 찾아갔다. 그러나 친구는 오래전 이사를 해, 나는 그 건물 벽에 메모 한 장을 남기고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다행히 우리의 극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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