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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름돌 2018.12.07 (금)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욱 확실해지는 것이 있다. 세상을 사신 분들의 삶이 결코 나만 못한분이 없다는 생각이다. 눈에 보이는 결과물로서가 아니다. 그분들이 살아왔던 삶의 날들은분명 오늘의 나보다 훨씬 어려운 환경과 조건의 세상살이를 하셨다. 그런 속에서도 묵묵히그 모든 어려움과 아픔을 감내하면서 자신의 몫을 아름답게 감당하셨던 것이다.  요즘의 나나 오늘의 상황을 살펴보아도 그분들보다 어렵다고는 할 수 없겠고, 특히...
최원현
할머니 2018.12.07 (금)
당신이 인생의 숲에서 숨 쉰 역사는한 나라가 거쳐온 아픔의 길 혼란이 풍미했던 시절자의가 마비된 채원어보다 원치 않은 일어를무릎 꿇고 습득했고 햇살 같던 청춘 가난에 허덕이다고생 줄 허리에 칭칭 감고논밭 길 일구셨던 당신 줄 이은 아이들 열린 입에푸짐한 쌀밥을 채우려세파의 능선을 줄타기하며묘기 부리실 때손발의 굳은살 깊게 단단해지니 손녀딸 어린 자식노 할머니 졸졸 따르며 아양 떨 때노고의 표상된 굽혀진 허리 펼...
김윤희
약수터에서 2018.11.29 (목)
간밤 비 소식이 있다는 일기 예보에 하루를 쉽게 접고 있다. 매년 구순의 홀어머니 위안차 고국땅을 추석 전후로 택하지만, 올해는 추석을 넘긴 10월 중순 서울 땅을 다시 밟았다.지금 고국 하늘은  유난히 맑고 그와 함께 주위를 감싸는 산야에는 단풍이 붉게 물들고 있다. 길가에 펴쳐진 단풍잎 열기에 시선이 모아진다. 들리는 얘기대로 올가을 서울 날씨는  햇볕이 좋아 가을 단풍이 장관인 셈이다. 모처럼 느껴보는 한밤 중 고요 속에 들려오는...
서정식
싸리잎 2018.11.29 (목)
방울방울  싸리 방울            금빛 눈물 방울            하얗게 박꽃 핀            초가 돌담 길            반딧불 빈 병에 담아            어둠 밝히고            하얗게 쏟아져 내리는             은하수 따라            조막손 감싸 쥐고            함께 걸어...
류월숙
이웃과 이웃사촌 2018.11.29 (목)
이웃은 가까이 사는 사람이나 집을, 이웃사촌은 정이 들어 사촌 형제나 다를 바 없이 가까운 이웃을말한다. 예로부터 이웃이라 하면 가까이에 살면서 필요에 따라 물건을 빌리거나 음식을 나누기도 하고,기쁜 일은 물론 슬프고 힘든 일까지 함께 나누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존재들이다. 우리나라 속담에‘이웃끼리는 황소 가지고도 다투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이익과 손해를 떠나서 이웃과는 가족과 같이뜻을 합하고 정답게 지내야 한다는...
권은경
동치미 2018.11.29 (목)
침채沈菜가 오랜 세월 숙성되는 동안딤채, 김치로 변했지동침은 동침冬沈, 그래 동침이 한겨울에 무끼리 동침同寢하여드러낸 잠자리깨어난 그 얼굴, 민 얼굴로쳐다보니 흰 얼굴 그 매무새소박하고 다정한그래 동침이  추운 겨울 긴 잠서걱거리는 살얼음 속에서깨어나니 환한 봄마침내 피는웃음꽃 피는동침이 그래동치미
하태린
깔깔대다 흐느끼다 침묵하다 생각한다.내가 왜 여기 있을까.집에서 밖에서 여행 중에도 늘 이런 생각을 한다.내가 왜 여기 있을까.혼자 있거나 누군가와 함께 할 때, 아름다운 자연 풍경 앞에서도 문득문득 알고 싶다.내가 왜 여기 있을까.거울 보면서, 약속 장소에서, 신혼 첫날밤 침대 위에서도 순간순간 궁금했다.내가 왜 여기 있을까.그에게 속옷과 와이셔츠 넥타이와 양복을 챙겨주고, 상을 차려주고 구두를 윤나게 닦아주고, 배웅할때 키스까지...
박성희
가을나무 2018.11.19 (월)
해질녘 강 언덕에 서서깊고 투명한 겨울 강을 건너기 위해고요히 옷 벗는 가을나무를 보라발등에 수북이 쌓이는 여름의 무게무성한 기억의 파편들벌판을 휩쓸어 가는 바람에 맡겨 두고정갈한 알몸으로먼 길 떠나려는 이의 뒷모습을 보라아무리 못생기고 작은보잘것없는 나무라 할지라도살아 있는 것은 모두죽을 힘을 다해 제 몫의 여름 무게를 짊어지고온 힘을 쏟아 푸른 잎으로 누군가의 그늘이 되어 주고새들을 잠재우고 매미들이 노래하게...
임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