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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리잎 2018.11.29 (목)
방울방울  싸리 방울            금빛 눈물 방울            하얗게 박꽃 핀            초가 돌담 길            반딧불 빈 병에 담아            어둠 밝히고            하얗게 쏟아져 내리는             은하수 따라            조막손 감싸 쥐고            함께 걸어...
류월숙
이웃과 이웃사촌 2018.11.29 (목)
이웃은 가까이 사는 사람이나 집을, 이웃사촌은 정이 들어 사촌 형제나 다를 바 없이 가까운 이웃을말한다. 예로부터 이웃이라 하면 가까이에 살면서 필요에 따라 물건을 빌리거나 음식을 나누기도 하고,기쁜 일은 물론 슬프고 힘든 일까지 함께 나누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존재들이다. 우리나라 속담에‘이웃끼리는 황소 가지고도 다투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이익과 손해를 떠나서 이웃과는 가족과 같이뜻을 합하고 정답게 지내야 한다는...
권은경
동치미 2018.11.29 (목)
침채沈菜가 오랜 세월 숙성되는 동안딤채, 김치로 변했지동침은 동침冬沈, 그래 동침이 한겨울에 무끼리 동침同寢하여드러낸 잠자리깨어난 그 얼굴, 민 얼굴로쳐다보니 흰 얼굴 그 매무새소박하고 다정한그래 동침이  추운 겨울 긴 잠서걱거리는 살얼음 속에서깨어나니 환한 봄마침내 피는웃음꽃 피는동침이 그래동치미
하태린
깔깔대다 흐느끼다 침묵하다 생각한다.내가 왜 여기 있을까.집에서 밖에서 여행 중에도 늘 이런 생각을 한다.내가 왜 여기 있을까.혼자 있거나 누군가와 함께 할 때, 아름다운 자연 풍경 앞에서도 문득문득 알고 싶다.내가 왜 여기 있을까.거울 보면서, 약속 장소에서, 신혼 첫날밤 침대 위에서도 순간순간 궁금했다.내가 왜 여기 있을까.그에게 속옷과 와이셔츠 넥타이와 양복을 챙겨주고, 상을 차려주고 구두를 윤나게 닦아주고, 배웅할때 키스까지...
박성희
가을나무 2018.11.19 (월)
해질녘 강 언덕에 서서깊고 투명한 겨울 강을 건너기 위해고요히 옷 벗는 가을나무를 보라발등에 수북이 쌓이는 여름의 무게무성한 기억의 파편들벌판을 휩쓸어 가는 바람에 맡겨 두고정갈한 알몸으로먼 길 떠나려는 이의 뒷모습을 보라아무리 못생기고 작은보잘것없는 나무라 할지라도살아 있는 것은 모두죽을 힘을 다해 제 몫의 여름 무게를 짊어지고온 힘을 쏟아 푸른 잎으로 누군가의 그늘이 되어 주고새들을 잠재우고 매미들이 노래하게...
임완숙
말은 스스로 누구도 해하지 못하고칼은 저절로 누구도 베지 못하지만나의 말이 너의 가슴을 에일 수 있고나의 칼이 너의 목숨을 앗을 수 있을 때나는 두려움에 떨어야 하리,절제할 수 없는 나의 믿음누구에게고 향할 수 있는내 무모한 믿음의 폭력배곯은 맹수보다도 위험한내 어리석은 믿음을나는 두려워해야 한다,무수한 저 생명들이 스러지는 이 순간*2011.07.23. 노르웨이 오슬로의 극단 신념주의자가 일으킨 사건에 부쳐
송무석
황 서방, 빗소리를 배경음으로 한 Stjepan Hauser의 첼로 연주와 뜨거운 커피 한잔에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얻고 있는 아침이네. 어느새 잎새를 다 떨군 나무들이 빈 몸으로 묵언 수행을 시작하는 계절, 어제는 볕이 좋아 동네 호숫가를 한 바퀴 걸어 보았네. 건강하게 일상을 보낼 수 있음을 감사하며, 벤치마다 새겨진 죽은 이들을 기리는 문장을 곰곰이 음미해 보았지.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떠난 이들을 기억하는 이곳 사람들이...
조정
2년전 가을, 밴쿠버 시온합창단의 서울 공연이 있었다. 나는 공연에서 찬양을 5일동안 마치고 나만의 자유시간을 가졌다. 그 시간에 친척, 친구들을 만나느라고 코에 땀이 다 났다.어느날 하루 작은 어머님 집에 갔었다. 작은 어머님은 올해 90세가 넘으셨으나, 다리만 불편할 뿐 정신은 거의 또렷한 편이셨다. 내 사촌들과 내가 있는 자리에서 내가 죽으면 내 장례에 따라올 사람이 많아서 좋으시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그곳의 있는 사람들 중 나이가...
이종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