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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꿈 2019.11.12 (화)
잘 익은 들녁에서가을 한톨 주어 절구에 정성으로 찧어키에 담아 까부르고송진 내음 남아있는 솔잎 긁어다가슴에 흐르는 열정으로아궁이 불지펴 일어난 마음김 모락이는하이얀 글 한솥 지어가을걷이여념 없는 님에게한사발 담아 드리고 싶다.
리차드 양
삶은 부메랑이다 2019.11.12 (화)
기역자 모양의 나무 조각,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이 사냥에 사용했다는 부메랑. 던지고 난 후 조금 시간이 지나면 다시 내게 돌아오는 신기한 도구이다. 칼날의 양면처럼 사냥감을 잡는데 유용하게 쓰이지만 정확히 내게 다시 돌아오는 특성 때문에 잘못 사용하거나 잘못할 경우 내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 내가 던진 부메랑이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것처럼, 어떤 행위가 의도하지 않은 대로 불리한 결과로 돌아오는 결과를 일컫는 상식 용어로...
정재욱
돌고 돌고 2019.11.12 (화)
삶은 계속 돌고 돈다비운이 세파를 타고 몰려오다잠잠한 휴식을 예고한다썰물속에 휴식을 품은 전주곡이 울리고한풀이의 반주가 평화와 화합한다엊그제였던 폐허의 시간이제 행복의 만찬삼아기대의 풍선속에희망을 부풀려 본다삶의 수레바퀴에 행복과 불행은밀물과 썰물 되어끝은 반대 자극의 배턴 받아새 서막을 준비하는 것앞날의 풍파나 햇살미리 알고 싶어 기웃거리지 말고지금 서 있는 곳 튼실한 감사로 뿌리 박아돌고 도는...
김윤희
사과가 지구라면 2019.11.04 (월)
“좋은 아침! 이번 여름은 무척 더웠는데, 다들 건강하게 잘 보냈지?”선생님이 반갑게 인사를 하며 물었다. 친구들 얼굴이 모두 까맣게 타 있었다. 선생님 얼굴도 해수욕장을 다녀오셨는지 아프리카 사람처럼 까맸다. “아니요. 우리 집은 에어컨이 고장 나서 짜증이 나는 방학을 보냈어요.”“최 열이 고생 많았겠구나.”아침 시간인데도 운동장은 더운 열기로 아지랑이가 피는 듯했다.“와우-! 엄청 더웠겠다. 우리 집은 에어컨을 강으로...
이정순
    은퇴하게 될 즈음에 같은 병원에서 일하던 옆 집 선배 간호사가 자기가 속해 있는 Fitness Class를 소개해 주어 웨스트 밴쿠버 씨니어 센터에 발을 디딘 이래로 열심히 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몇 년 후에 버나비로 이사한 후에도 이곳 본저(Bonsor  Re.) 레크레이션 센터로 옮겨서 지금까지 17년 째이다. 음악에 맞추어 한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인도자의 여러가지 동작을 따라 한다. 준비 운동으로 시작해서 약 30 분간 심장 기능을 활발하게...
김진양
고추잠자리 2019.11.04 (월)
노란 국화 함초롬히 눈 뜨는 아침뜰에 내려서니 고추잠자리 한 마리 빨간 화살촉이 꽂히듯 툭 어깨에 내려 앉는다야아 고놈 참저절로 입이 벌어져 가만히 눈을 맞추려니고추잠자리가볍게 날개를 들고 반짝이는 빛을 눈부시게 뿌리며 저만큼 강아지풀 가는 대궁 위에살풋 내려 앉는다기쁨으로 전율하는 강아지풀휘청 우주가 흔들린다
임완숙
2주 남았습니다! 2019.10.28 (월)
얼마 전 지인이 병원일로 물어볼 게 있다며 전화를 걸어왔다. 간호사로 일을 하다 보니 이런 문의를 자주 받곤 한다. 질문의 요지는 이거였다. “우리 직원 남편이 어제 911 타고 응급실로 실려 갔대. 옆집 사람이 알려줘서 그걸 나중에야 안 거야. 그래서 급히 병원으로 가봤는데 간호사가 환자가 어디 있는지 상태는 어떤지 전혀 알려주질 않더래.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이거 분명 병원에서 의료사고 같은 거 내놓고 뭔가 숨기려고 그러는 거지?”...
박정은
세월의 강가에서 2019.10.28 (월)
먼 옛날 바벨론 강가에 울려퍼진 시온의 노래오늘 세월의 강가에서 그 노래를 부르고 싶다돌아 가고파돌아 가고파두고온 고향산천 지난날의 회한은 허공을 떠도는 오로라되어 뇌파 처럼 너울거리고논두렁 사이로 아지랭이피어 오를때하늘높이 솟아오른 종달새는 무언의 언어로 메뚜기 잡던 아이들과 친구가 된다버들개지 꺽어 불던 피리소리에송사리떼 춤을 추고벌거벗은 아이들 웅덩이 물장구에개구리들은 부끄러워 잠수를 한다지금은...
구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