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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2019.08.26 (월)
때로는 배수구였으면 한다들어오는 모든 말들을여과 없이 그대로 흘려보내는한쪽으로만 흐르는그 모습이 싫다면두 팔 활짝 벌린 문이라도 좋다방향을 가리지 않고 살랑거리며온갖 바람에 장단을 맞춰 주는나뭇잎이면 어떤가그런데, 어쩌지소리에 절로 반응하는 악기는신호를 발신하느라 바쁘니.
송무석
껌
2019.08.26 (월)
심심하니 껌이나 씹어볼까. 여행하기 전에 가끔 껌을 사기도 했다. 입에 넣으면달콤해진다. 간편한 위안이다. 스트레스도 씹어본다. 딱딱, 쩍쩍, 그냥 심심풀이다. 사실심심풀이란 심오한 말이다. 잡다하고 혼탁한 마음을 풀어본다는 것이니, 그런 경지가 되려면명경지수(明鏡之水) 같은 심사가 돼야 한다. 마음의 때와 얼룩을 깨끗이 씻어내 영혼이 비춰보여야 한다. 마음에 매화 향기가 나야 한다.그냥 껌을 씹는다. 아무 생각 없이 입을 움직인다....
정목일
비장(悲壯)한 맛
2019.08.26 (월)
돌격 앞으로! 와 하는 함성이 들렸어요겨우내 잠만 자던 풀들이 일제히 푸른 머리를 풀어 헤치고언덕을 빠르게 점령하면서 내지르는 소리예요배추는 양지 켠 아늑한 땅에서 노래나 부르며흰나비가 곱게 접은 꽃 편지를 읽고 있었어요룰루랄라 세월 가는 줄 모르고 말이지요그런데 때아닌 호랑나비가 날아왔어요두 날개 정중히 접은 무서운 사연을 받고 나서얼굴이 새파랗게 질리면서 이렇게 탄식했어요메뚜기도 한철이라 푸성귀가 두...
하태린
그리운 친구여
2019.08.20 (화)
얼마 전 63년 지기 친구의 비보를 접했다. 2주전에 친구에게 카카오톡으로 보낸 내 글을 읽었는지 확인하던 차 이상한 걸 발견했다. 친구사진이 있던 자리에는 언젠가부터 야생화로 바뀌더니 이제 그것도 없어지고 이름 세자 아래에는 그 동안 보지 못했던 물음표가 있다. ‘번호를 바꿨나?’ ‘혹시 무슨 일이 있나?’ 단숨에 렌트 룸으로 돌아와 전화를 해봤으나 ‘고객의 사정으로 당분간 착신이 정지 되었습니다’라는 안내가 나왔다. 불길한 생각이...
수필가 심현숙
바람이려
2019.08.20 (화)
빗소리가 말갛게 새벽을 씻어내고 있다바람이려짧은 세월 서둘러꽃등 밝히는 서러움이사발끝에 여물지 못한 인연이눈물로 뒹굴고가슴 아리는 언어들이줄지어 선 창가강물로 넘실대는 회한이질식하듯 울음을 삼킨다겨울 가을여름봄함께 했던 시간들이가슴에 가득한데한 줌 재가 되어흩뿌려지는 아침.
류월숙
중앙공원 홀로 걷기
2019.08.20 (화)
버나비에 있는 중앙공원(Central Park)은 “도시의 보석”(A Jewel in the City)라는별명이 있을 정도로 큰 도시의 한복판에 자리 잡은 아름다운 공원이다. 지리적으로 광역밴쿠버의 중앙에 자리 잡고 있어 부친 이름으로 사료된다. 별명 그대로 보석같이희귀하고, 아름다운 공원이다. 역사를 알아보니 1891년에 공원으로 지정되었는데그전에는 벌목장이었다고 한다. 이로 미뤄보면 130여 년 전에는 버나비 일대가 울창한숲이었다고 짐작할 수 있다. 태평양 연안에...
김의원
월하 독작
2019.08.20 (화)
아마도 그날 잔잔한 물결 호수 한쪽 끝은 건너편 정자 추녀를 꿰어 떠오르는 달 주름잡아 스치고 엄지 검지에 보듬듯 잔 하나 눈부신 보름달 그 속에 담아 술과 달이 포개어진 잔을 비우고 비우고 거나한 이태백.... 붓끝 달을 찍어 넘실한 술 위에 썼으려니 몸속 깊이 스며 한세상 '' 월하...
조규남
서울 지하철에서의 해프닝
2019.08.12 (월)
2년 전 서울 방문 중에는 주로 지하철을 이용하였다. 해마다 서울의 지하철은 새로운 노선이 생기는 것 같아 마치 나에게는 지하철 노선이 거미줄 같은 느낌이었다. 늘어난 노선은 마치 미로를 찾는 것 과도 같아 수년 만에 고국을 찾는 동포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한편,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는 미로를 헤매는 즐거움을 주지 않나 생각해 본다. 이번 방문에는 나보다 며칠 늦게 인천공항에 도착한 처와 딸 내외를 맞이하러 인천공항...
이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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