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엎드리기 2019.12.11 (수)
추적추적 젖어드는 누른 11월씻어도 닦아내어도 초록은 멀기만 하다시간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데잿빛 버거운 하늘과질퍽거리기만 하는 길 달릴수록찢겨 나딩구는 것은 가엾은 수평이다 곧추세워져 덮쳐오는 것은 경건한 수직이다수평과 수직 쪼개질 줄 알면서그러나 만나야 하는 그 가증할공존내 안에 병든 cross녹슨 못 자국그 이름으로 남발한 부도 수표들 구천을 떠도는 헐벗은 유기견들남은 삶을 산다는 건 새벽 서리 하얗게...
백철현
무관심 2019.12.11 (수)
글을 한 편 쓰면 아내나 아이들에게 슬며시 한 번 읽길 청한다. 반응을 보고 싶어서이다. 영국의대시인 쉴러도 밤새워 한 편의 시를 쓰면 가정부에게 읽게 하고 소감을 물어보았다고 한다. 시를모르는 가정부가 비평가의 안목일 수는 없으나 가정부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한다면 좋은 시가 되지못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반응이 신통치 않으면 몇 번이나 고쳐 썼다고 한다. 가족에게 글을 한 번 읽어 주길 청할 때, 첫 번째 독자라고 생각하기는커녕...
정목일
뜻있는 메아리를 광야에 외치셨던씨알 양심의 소리 그 참뜻 기리려고빈 들에 한 톨의 밀알 뿌리신 권술용 형어부의 아들에서 열 여덟 소년으로*씨알을 운명처럼 만난 청년이 있어한평생 무소유 삶을 자국마다 남겼다*권총과 함께했던 시간들*씨알농장대전 평화의 마을, 세상의 참 평화와가난한 이웃을 위해 늙은 전사로 기억된순례, 그 너머에는 무엇이 있었을까거친 들 가로질러 화전을 일구시며천막촌 호떡장수로 얻은 것은 무엇일까10년간 가족...
이상목
힐링 포토 2019.12.03 (화)
사진과 친해진 것은 이민을 와서이다. 또 이민을 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 것 같다. 한국에서는 전공이 같은 사람끼리 일을 하고 만나다 보니 같은 분야의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게 된다. 그래서 다른 일이나 취미생활을 하는 사람은 거의 만나 본적이 없는 것 같다. 사진을 찍을때는 어느 장소에 왔다는 것을 기념하거나 그 때를 기억하기 위해 찍은 사진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다.처음 산에 갔을 때 무심코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아청 박혜정
마지막이라 하지만새롭게 시작하는 달닮은 신발 묻은먼지 떨어버리고 깎여 있는 뒷굽을 보면서한해 무던히도 열심히 살은 흔적가슴아픈 사연들도 이안에 모두 담겼으리라철철이 지나는 계절도 이젠새롭게 단장하려 헐벗은 채 말없이 하늘을 지켜본다 낮은 구름 사이로 숨털 같은 눈이 가볍게 내려질때 세상은 또 묵묵히 받아 드리며 희망을 꿈꾸고 새롭게 하얀 옷을 입는다 가진것 없이도 가졌다는 12월은내려 놓아야하는...
오정 이봉란
1980년대에 시작해 아프리카 전 대륙의 인류 멸종 직전까지 몰고 간 "21세기 흑사병,에이즈"는 30년간 어림 잡아 1억명의 사망자와 고아 2,000만명을 낸, 인류 역사상 최대의공포였다. 아프리카 거의 전 대륙이 나라별로 전 인구의 15% 에서 무려 38% 이상 감염되어국정 운영과 방역, 치료, 난민 처리 등이 거의 불가한 상태까지 갔다. 환자들을 치료하던국립의료원 의사, 간호원들에게도 감염이 되어 죽거나, 도망을 갔다고 한다. 시골...
이은세
환생 1 2019.12.03 (화)
 싱겁게 끝났다질펀한 침 범벅으로 끝난한판 대결은​상추의 익숙한 꺾기 조르기 기술로고추, 마늘, 쌈장으로 무장한 삼겹살 도전을보기 좋게 물리쳤다​도전자는 푸른 치마폭에 질식당한 채앙~하니공룡 이빨의 어두컴컴한 동굴 속으로곧바로 던져졌다잘게 바숴진 삼겹살은 어두컴컴한 나락으로패대기쳐진 것이다​동굴 입구에 덮어놓고소주잔만 통째로 들이붓고 내빼는 사람들삼겹살만 있으면 됐지상추야 있으면 좋고 없으면 그만이라는...
하태린
벽을 넘어서 2019.11.25 (월)
KBS TV 방송(11월5일자)에서 ‘아침마당’을 시청하던 중 ‘밀알선교단’의 창시자 이재서총장님(총신대)을 만나게 되었다. 그분은 놀랍게도 소경이시다. 빈농의 가정에 태어나 소학교를 졸업하고 부모님을 도와 농사일을 하던 중 15세에 갑자기 시력을 잃게 된다. 빛 한 줄기도 감지할 수 없는 전맹(全盲)이 되어 세상이 온통 암흑으로 변해버린다. 그러나 서울맹아학교는 절망적이었던 그에게 또 다른 꿈을 꾸게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곳에서 훌륭한...
심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