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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집은 26층짜리 콘도, 이 건물의 십층으로 옮겨와 산 지 3년째 접어든다. 이백오십 가구가 모여 한 마을을 이루며 살고 있다. 일 층에 사는 사람들을 제외하곤 누구나 엘리베이터로 오르락내리락하며 출입을 한다. 반 평 남짓한 엘리베이터 좁은 공간에서 이웃과 마주하는 시간이 때로는 아주 무료하고 지루하다. 서로 말없이 바닥만 응시하다가 헤어질 때에는 유난히 엘리베이터 속도가 느리게 느껴진다. 때로는 엘리베이터 방안이 화기애애한...
심정석
들꽃처럼(2) 2019.01.23 (수)
청초한 색깔과은은한 향기 하나로오롯이 사는들꽃처럼 홀로 있거나무리지어 함께 있어도늘 아름다운들꽃처럼 기꺼이제 것을 내주어뭇 생물의 삶을 돕는들꽃처럼 ... 선한 숨결로자연과 교감하며우주를 품안은들꽃처럼
愚步 김토마스
마지막 돌 사탕 2019.01.23 (수)
어린 시절, 초등학교로 가는 길목에 자리 잡은 문방구에서는 온갖 종류의 불량식품을팔았다. 그 불량식품을 사기 위해 아침마다 ‘엄마, 백 원만!’을 간절히 외치곤 했다. 최대한불쌍한 얼굴로 이제부터는 정말 착한 아이가 되겠다는 다짐을 거듭하며 반짝이는 은빛 동전하나를 손에 넣었다. 책가방을 메고 종종걸음으로 멀어지는 아이를 보며 엄마는 불량식품은절대 사 먹지 말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문방구 앞에 서서 무엇을 살지 고민하는...
권은경
늦기 전에 2019.01.23 (수)
시간의 세월이어제의 기억을 다듬어 가고내일의 기대를 만들어 가며소리없이 흐른다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는 동안힘있던 어른들의길어진 하품이 외롭고지키지 못한 많은 맹세는검은 머리 파뿌리 되는 동안돌고 돌아 우리를 유혹한다핑계의 가면은후회라는 베일을 씌워 놓고작심삼일의 신기루로 아른거리면버리지 못하는각 지고 모난 사고들은울어야 할 날들을 적어간다철들자 망령 난다고들어서 각인된 뼈아픈 충고가시작의 문을 열고...
장의순
고독한 날갯짓 2019.01.14 (월)
삐르릉 삐르릉 새벽의 전령이다. 먼동이 트기가 무섭게 뒷산 숲에서 잠을 잔 멧새들이무리 지어 날아와 노래를 한다. 숨어서 몰래 바라보니 어쩌면 저리도 가벼운 몸짓인가.조망만한 잿빛 새는 편편한 가지는 제쳐 두고 동곳한 가지 끝에 떨어질 듯 앉아서 꽁지를까불러 대며 무언가 궁리하는 눈치다. 먹이를 찾는 걸까, 아니면 친구를 부르는 걸까,설마하니 저렇게 높은 가지에 둥지를 틀려고 그러는 것은 아니겠지. 들깨 알 보다 더 작은눈에 무엇이...
반숙자
바람과 나무 2019.01.14 (월)
바람이나뭇가지에 걸려돌아가지 못하고 있다웅웅웅 울어대는 소리바람이 우는지나무가 우는지나뭇가지 심하게 휘어대면서여전히 둘은 실랑이를 한다보낼 것은 보내야나무가 살지떠날 것은 떠나야바람이 살지
김귀희
기가 죽은 채 고개를 떨구고 있다면그 시선 앞에 놓인 당신의 발을 보라보잘것 없는 당신을낮은 곳에서 지탱해주는 그 발을 지치고 고된 삶 속에서 잠시 앉아 쉬고 있다면퀘퀘한 신발속에서 숨죽여 갖혀 있는 당신의 발을 보라열심히 뛰어다닌 당신을 위해여태껏 쉬지 않았던 그 발을 그대와 함께 묵묵히그 무게를 견뎌주는 존재 그리고우리 모두는 또 언젠간 그렇게 누군가의 발이 되어 살아간다. 
전종하
2019년 새해가 밝아왔다. 새해를 맞이하면 누구나 꿈과 희망을 갖고 금년에는 지난 해보다 좀 더 나아지기를 기대하게된다. 우리가  살고있는 카나다 밴쿠버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 뿐만 아니라 삶의 질에서도 세계적으로 최상위권 안에 드는 곳이다. 이곳에서 살고있는 나는 감사해야 하지만 요즈음은 오히려 잠을 쉽게 잘 수 없다. 그 이유는 고국인 대한민국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닭도록 계속되어야 할 우리의...
김유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