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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부츠 이야기 2020.02.10 (월)
                                                       한기가 발끝에서부터 몸 위로 차오르면 나는 겨울 부츠를 꺼내 신는다. 지난 1월에는 예상치 못했던 북극의 한파와 폭설로 학교와 공공기관들은 문을 닫았다. 뜻하지 않은 휴교 덕분에 아이들은 미끄럼도 타고 눈사람도 만들며 한껏 휴가를 즐겼다. 부츠를 발에 껴 신으며 나는 12년 전의 몬트리올로...
김춘희
  멀리 고향을 떠나와 나처럼 외로운 건지 길섶에 옹기종기 살을 비비고 있는 조약돌들   비 내리는 날이면 빗물 따라가려 졸졸졸 거리지만 제자리에서 어깨만 들썩일 뿐   동해의 푸른 숨결 서해의 붉은 낙조 울안에 덩굴지던 능소화 마음 자락 별빛 헤며 기다리던 그 시간마저도 그리워라   세월은 쌉쌀한 기억마저 달곰하게 삭이어 낡은 그리움의 포로가 되고 맙니다.  
임현숙
1월, 해오름달 2020.02.10 (월)
가끔 궁금할 때가 있다. 하늘을 나는 새의 꿈은 무엇일까. 흰머리수리(Bald Eagle) 한 마리 길 위 전깃줄에 앉아 꼼짝 않더니, 순간 발을 뒤로 차면서 활짝 편 날개로 높이 올라 빙글빙글 맴돌다 어디론가 사라진다. 커다란 저 날개는 새를 더 높이 더 멀리 날게 하는 힘의 원천이다. 새는 들판을 지나 산을 넘고 호수를 건너 바다를 만나고 어느 날엔 미지의 섬에 닿는다. 사철 때때 꽃이 피고 밤마다 별빛이 쏟아져 내리는 청정무구한 그 섬. 새는 그곳에...
강은소
뜨개질 2020.02.10 (월)
                                       안 뜨기 겉뜨기 엮으면서 들숨 날숨 오늘도 하루를 저어간다 오징어 문어다리 만들어가는 동안 끊어진 실마리 새롭게 묶으며 알콩달콩 살아가는 원앙새 한 쌍 새겨 넣는다 돛단배에 순풍 달듯 희망의 날개 펼쳐보지만 세상살이 만만치 않다 언젠가 팔아먹은 금반지 떠올라 한 눈 파는 사이 피라미 새끼가 달아나 버린다 깜짝 놀란...
유우영
물류의 법칙 2020.02.03 (월)
  이민 올 때 이력서 한 장 들고 왔다 아니다 내 이력이 나를 들고 왔다 나를 부풀린 글자의 자막들이 비행기 대신 풍선에 태워 이민국을 넘게 했는데 허풍을 빌미로 이민법에 걸려 감옥에 보내어질까 조심해야 했다   있는 것 없는 것 긁어모은지라 황소 다리의 부기가 모기 몇 마리로 공룡 팔뚝만큼 되어 과도한 족발을 되었다 무식하면 용감해서 이력 없는 이를 찾는 곳에 있어 보이는 이력을 들이밀었다가 사장감을 찾을 때 다시...
김경래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얼마 전 테헤란 공항에서 비행기가 추락해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다. 연휴를 끝내고 학교로 돌아가는 대학생이 다수였다고 하니 아직 너무 이른 죽음이었다. 평소엔 죽음이 그야말로 아주 먼 일처럼...
박정은 /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나는 말일세      눈 부릅뜬 사천왕의       염라 무간지옥은      이 땅위에서      사람이 만든 것임을      철석같이 믿네        그렇지 않고 서야      단 한번의 천국도      이루어 본 일 없는 세상      눈 뜨면 죽임 이 가득한 소식      지루하게도, 이어지며 이어지며      되풀이되는...
조규남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매년 12월로 접어들면 여러 가지 행사로 하는 일 없이 분주하다. 상업적으로는 가까운 미국의 추수감사절로 시작되는 상품 광고 캠페인에 연이어 Black Friday Sale, Cyber Monday Sale, Christmas Special Sale, Boxing Day Sale 등등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Online, Offline 광고가 밀물처럼 넘쳐난다. 별로 필요한 물건이 없는데도 광고의 물결이 우리의 시간을 은근히 뺏는다. 한편 동창회다, 동향회다, 동호회다, 송년회다 하여 모두 12월에 몰려 있어 다 참석하는 것은...
김의원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