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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해가 뜨면 좋겠습니다
2020.03.16 (월)
참말로 긴 밤 입니다 밤 사이 찾아온 도둑이 온 마을 사람들의 단잠을 깨웁니다 길 건너 우리 어머니 무사 하실까 아랫집 동생은 잘 자고 있을까 오만가지 걱정에 시뻘개진 눈이 따갑습니다 동이 틀 새벽임에도 자욱한 안개로 캄캄한 거리는 삭막함 속 정적만 흐릅니다 얼른 해가 뜨면 좋겠습니다 새벽 단잠을 깨워주던 그 빛이 너무나 기다려집니다 뜨겁다 불평 안 할테니 조금만 서둘러...
전종하
캐나다 한국문협 주최 제8회 '한카문학상' 심사평
2020.03.16 (월)
요즘 대세 프로그램인 ‘미스터 트롯을 보면 ’신인들의 열기가 대단하다. 출연자 대부분이 청년층이고, 심지어는 소년들도 있다. 트롯음악이 한 물 간 어른들의 노래인양 잊혀지는가 했더니 TV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한다. 참 고무적이다. 마찬가지로 원고지대신 컴퓨터로 쓰는 문학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 시대의 사건과 사상과 사람을 표현하는 문학은 소위 ‘밥도 떡도 생기지 않는’ 힘든 예술이지만...
이원배
침묵의 언어
2020.03.09 (월)
“세상에 눈보다 게으르고, 손보다 빠른 것은 없단다. 아이구 내 손이 내 딸이구나.” 젊은 엄마 목소리 귀에 쟁쟁한 한나절 한 소쿠리 깔 양파를 들여놓고 저걸 언제 다 까나 마음이 한 짐이더니 눈물을 한 종지 흘리고 서야 엄마 그리워 눈물인지 아픔인지 가슴 가득 아려온다 창밖만 응시하고 계신 아흔일곱의 내 엄마 아파야 가는 저승길 나풀나풀 댕기머리 시절 그리우신가 오래전 먼저 가신 아버지 그리우신가 말 없는...
강숙려
호두까기 인형
2020.03.09 (월)
내 연주실에는 한국에서 이민 올 때 가지고 온 호두까기 인형이 있다. 예술의 전당에서 차이코프스키의 뮤지컬 “호두까기 인형”을 보고 나오는데 그 주인공 인형을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키대로 세워 놓고 판매를 하고 있었다. 가만히 보니 작은 것은 장식용이고 어느 정도 키가 큰 것부터는 진짜 호두가 까질 것 같아서 조금 큰 것으로 샀던 기억이 난다. 그...
박혜정
우연도 기적이다
2020.03.09 (월)
몇 년 전의 일이다. 일이 있어 외출했다 돌아오는 길이었다. 차를 몰고 오는 동안 내내 기분이 울적했다. 그 즈음엔 힘겹고 쓰라린 상황이 계속되었다. 시도하는 일들이 이루어질 기미는 없고 늘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 견디기 힘들었다. 무언가를 이루고자 애만 쓸 뿐 결실은 이루지 못하는 인생인가 싶어 우울하고 힘이 빠졌다. 라디오를 틀었다. 마리아 칼라스의 노래가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하며. 그럴 가능성은 없지만, 답답한 마음에서 벗어나고자...
김선희
동화목(冬花木)
2020.03.09 (월)
옷 한 벌 입지 않은 맨몸으로 빈들에 서서 떨고 있는 저 엄숙한 침묵, 시린 발, 시린 몸, 웅크리고 제 몸 비벼 봄을 틔우고 있는 저 심지의 환한 불길, 내가 가만가만 그에게 다가가 살짝 귀 대어 들어 보니 벌컥 벌컥 물 마시는 소리, 그 뜨거운 생불生佛의 열기 확, 내 몸에 불을 당긴다
이영춘
새 해가 오는 길목에서
2020.03.02 (월)
세상이 한번쯤 화려해지는 눈부셔라 새해 새 아침 폭설이 사방 십리를 휘몰아쳤다...
김영주
잡초만큼 질긴 희망
2020.03.02 (월)
“희망이란 좋은 거예요. 가장 소중한 거예요. 좋은 것은 결코 멸(滅)하지 않아요.” “쇼생크 탈출”이란 영화에서 주인공 앤디 듀프레인이 감옥에서 사귄 친구 레드에게 한 말이다. 이 영화는 감옥 안의 많은 이야기가 나온다. 그 중에서 특히 인상적인 것은 교도소라는 동일한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갖는 자와 잃어버린 자의 삶이 얼마나 다른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심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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