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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피리 2019.06.25 (화)
봄이 오며는아버지 불던 보리피리 생각이 나요여름이 오며는어머니 불던 생각이 풀피리 생각이 나요마당 가 졸졸졸 흐르던도랑 가에 앉아맑은 소리에 귀 씻던호드기 생각이 나서텅 빈 고향에 홀로 앉아아카시아 이파리 부노라면산새들 덩달아 지저귑니다
김영희
미심이 2019.06.18 (화)
천당에서 하나 모자라는 곳,구백 구십 구당이라는 밴쿠버. 여름이면 브로드웨이 남쪽, 캠비 거리에선 먼 산 바라기가 참 좋았다. 끝 모를, 파란 하늘과 환한 햇살, 하얀 구름 몇 점에 가벼이 스치고 지나는 바람이 좋았다. 이런 여름, 가게 문을 열고 나가면 다운타운 너머 웨스트 밴쿠버와 노스 밴쿠버를 병풍처럼 두른, 사이프러스 산(Mt. Cypress)과 그라우스 산(Mt.Gruose.)산, 시모어 산(Mt. Seymour)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산머리에 시리도록 하얀 눈(雪)이...
문철봉
안부 2019.06.18 (화)
그대 있는 곳 소식은 모른다 지나는 바람도 그대 체온 전하지 못한다꽃이 피고 새가 우니그저 잘 있겠거니 한다우린 그렇잖아보지 않아도 만나지 않아도보고 만나는 그깟 일쯤꿈에서면 그대 옆에 쉬 있는데그리워도나는 너를 그리워하지 않는다그대 있는 곳 소식은 난 정말 모른다.
김경래
생명의 빛이 온 세상을 따스하게 비추는 초여름이다. 풀과 나무는 그 어느 때보다 푸르게물들고, 꽃들은 알록달록 사방으로 퍼져 저마다의 빛깔을 뽐내고 있다. 눈을 들어 보는 모든것들이 하나의 거대한 생명인 것처럼 힘찬 기운을 뿜어낸다. 마치 슬픔을 알지 못하는어린아이와 같이 그렇게 말간 얼굴로 계절은 다가왔다. 이렇게 아름다운 날, 죽음이란 말이조금도 어울리지 않는 날에 고모는 죽음을 맞았다. 하나뿐인 아빠의 동생이면서 세상에...
권은경
바람의 방정식 2019.06.18 (화)
방방곡곡 폭탄을 심어 둔 그가 오고 있다순식간에 사라졌다가 나타난 그 겨울다리가 후들거리고 어지럽던 시국을 청산하고전신이 피투성이 회오리를 일으키면서 오고 있다숨바꼭질만 일삼던 그의 머리 위로후광이 빛나고 배꼽엔 별을 매단 채한 걸음 두 걸음 그가 오고 있다모래알같이 수많은 역풍에 빼앗긴 시간을 두고하얀 알약 같은 목숨 붙들고 사랑의 지쳐버린 그가 오고 있다꺽, 울음을 토하던 세월도 함께 오고 있다
김지현
선선한 바람이 가을 공기를 뱉아 내며 계절변화가 시작되던 지난해 9월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 그 당시 나는 가까운 병원에서 조직검사를 받았는데, 일주일이 지나 갈 무렵 병원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좀 더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다며 밴쿠버 다운타운에 있는 종합병원으로 검사예약을 하라는 친절한 전화였다. 그 다음 날에는 암 3기에서도 볼 수 있는 세포를 지난번 조직검사에서 발견했다는 결과 지를 가정의로부터 전해 받았다. 병원건물...
섬별 줄리아 헤븐 김
부러진 연필 2019.06.10 (월)
쓸모가 없다말 못하는 그댄참 답답하다볼품이 없다섬세하지 못한 그댄참 한심하다순간의 실수로무뎌진 당신날카로운 칼날에 베여시련의 아픔이 그댈 울게 하지만부러져도 괜찮다그래도 그대는 연필이니까깍임이 그댈 더 정교하게 할테니까작아져도 괜찮다그래도 그댄 연필이니까날카로움이 그대의 노랠 더 멀리 퍼뜨릴때더 강해질 그대를나는 응원한다그대. 괜찮다.
전종하
어떤 자극을 주었을 때 통증을 감지하는 최소한의 강도를 통증 문턱이라고 한다. 통증문턱은 어떤 주어진 자극에 대하여 환자가 느끼는 상태가 대체로 일정하다. 예를 들면대부분의 환자들은 섭씨 50도가 되면 열로 인한 자극이 아프다고 할 것이다. 그와 비슷하게환자의 질환은 환자에게 가하는 같은 정도의 물리적 압박에 통증을 유발할 것이다. 통증문턱이 낮은 사람은 압박을 조금만 가해도 아프다고 할 것이고 통증 문턱이 높으면 압박을상당히...
김명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