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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하이힐 2020.06.29 (월)
  꽈당 미끄러졌다. 언젠가 밴쿠버에 눈이 많이 온 적이 있다. 커뮤니티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차 문을 열고 나오는 순간 사정없이 넘어졌다. 바닥이 살짝 얼어 매우 미끄러운 블랙 아이스 상태,무심히 발을 내딛다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아주 심하게 찧었다. 핸드백과 책이 하늘로 솟고 내몸은 그대로 발라당 나가떨어졌다.  클리닉에 갔다. 가정의는 골절도 아니고 근육에도 아무이상이 없다고, 털코트를 입어 천만 다행이라며 행운의 털코트이니...
박오은
잎에게 2020.06.29 (월)
꽃들은 세상을 장식하지만잎들은 세상을 바꿔버린다꽃은 한순간의 영화잎은 세상의 빛깔꽃은 사랑이지만잎은 생명 그 자체꽃에 홀리곤 했지만그대는 언제나 나의 잎이었다
정목일
차 한잔의 그리움 2020.06.22 (월)
후드득후드득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잠을 깨운다. 시계를 보니 4시가 조금 넘었다. 이 시간에 눈을 뜨면 더는 잠들기가 힘들다.  뒤척이다 아침을 맞이하기 일쑤다.  그런날은 머리도 개운치 않고 몸이 찌뿌드드한 게 기분도 별로 안 좋다.  아침에 눈을 뜨면 늘 그랬듯이 똑같이 시작하는 일상이 딱히 변한 건 없는데 왜 이리 감옥에 갇힌 듯  마음이 답답하고 힘들까?  요즈음은 생각이 더 많아져서인지 자주 잠을 설친다. 앞날의...
김베로니카
잠자리 2020.06.22 (월)
잠자리가 날고 있었다,채집망을 용케도 피하며유유히 넓은 하늘을 누비는자유를 만끽하면서 잠자리처럼 자유를 좋아하지,무엇에도 매이지 않고마음대로 떠도는그런 자유를 채집망을 더는 들지 않고무얼 하고 있는지도 잊고정신없이 날다무언가에 부딪치게 되었어 안간힘을 쓰며 날아오르려 해도망 속의 잠자리는주저앉는 그물 안에서점점 힘이 빠져가는 중이야
송무석
버섯 2020.06.22 (월)
기둥 하나 지붕 하나, 단촐한 실존이다. 한세상 건너는 데 무엇이 더 필요하랴.맨땅 솟구쳐 탑신 하나 세우고 제 각각의 화두를 붙들고 선 선승들은 어깨를 겯지도,등을 기대지도 않는다. 벌 나비를 불러 모으지도 않는다. 무채색 삿갓으로 얼굴을가리고 서서 세상의 빛과 향에 질끈 눈 감은 채 발치 아래 그림자만 내려다보고 있다.피안과 차안 사이에서 산 듯 죽은 듯 묵언수행중인 저 골똘한 단독자들, 등산로 옆낙엽더미 아래 단청 없는 집 한 채,...
최민자
민들레 홀씨 되어 2020.06.22 (월)
수줍은 눈빛 위로 틔워낸 작은 희망외로운 마음둘레 아득한 기다림을뉘 있어 번져내는가 민들레 울 영토에 사랑 사랑하리라 가난한 이름으로잡초 속 봉헌하는 민초의 여린 함성인내로 저민 가슴에 소리 없이 불 켜고 그러다 어느 날에 혼자 된 홀씨 하나부활의 탯줄 끊어 산과 들 넘나들며복음을 선포하리라 믿음을 피우리라
우림 이상목
 어김없이 봄은 우리 곁에 와 있지만 모두가 말을 잃어가는 계절이다. 전자 현미경으로만 볼수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구촌의 질서를 온통 뒤집어 놓았다. 사람들은 불가항력적인전염병에 공포를 느끼며 당장의 무사함에 잠시 안도하고 있다. 신록의 푸르름이 물결치고 노란축포를 터트리는 민들레의 봄이 왔으나 그전의 봄은 아닌 것이다. 4월로 접어들어 콜로니 농장으로부터 텃밭을 개방한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봄비가 내려씨를...
조정
어머니 2020.06.15 (월)
6월의 언덕에아카시아 꽃 향 가득합니다 보고픔 실타래로 풀어하늘 가득 채워도산처럼 우뚝 선 그리움은새벽인양 달려옵니다 동이 트도록 빗속에서목 쉰 마음 하나까만 유리창에 걸어두고 그리워못내 그리워세월의 언덕에강물 되어 흘러도 끝내 닿지 못하는 마음이그리움의 창을 내고어머니어머니당신 품에 얼굴 묻고한 번 만이라도 목놓아 울고 싶습니다 
류월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