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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2020.04.27 (월)
긴 그림자 타박타박 신께서 걷는다 지글거리는 복사열 넓게 펼쳐진 물 파도 지평선에 떠 있다 ​굴절된 빛은 바람이 걸어 놓은 일종의 마법 사람들은 종종 이 마법에 걸려 목숨을 잃기도 했다   하지만 애초부터 낙타는 사막의 항해사이자 신이었다 자신의 교리에 따라 넘실대는 모래 파도 넘어 오직 느낌만으로 발길을 내딛는 것이다 낙타는 저 앞에 가물거리는 물길을 외면하고 으레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몇 날 며칠...
하태린
     시절이 하 수상하다.    ‘사회적 거리’는 인간 관계의 단절만이 아니라, 모든 삶의 양식을 뒤바꾸어 놓았다. 악수가 사라지고, 출근과 영업이 사라지고, 예배와 집회가 막히고, 교실은 폐쇄되고……. 마스크를 하고 나선 산책길에서 만난 나뭇가지에는 새 순과 꽃 몽우리가 지천이지만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은 내가 알던 그 봄이 아닌 것이다.       인간인지라 이럴 때 일수록 그 끝이 언제인지가...
민완기
별의 비가( 悲歌) 2020.04.20 (월)
하늘의 기운은 청명한데 수없이 많은 사람은 창공의 별이 되고 남겨진 자 모두가 호흡조차 숨죽여야만 하는 별의 슬픈 노래가 되어버렸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부대낌이 소중했던 그리운 공간이었음을 알게 하는 이 시간 멈춰버린 공간 사이로 갈 곳 잃은 나그네조차 시. 공간에 멈춰 섰구나.     프레져 강가에 새벽 장미 피어오를 때 코로나는 침식되어 만물이 소생하고 기쁨의 소리 들리길 소망하리니 붉은 장미꽃같이, 들꽃...
이봉희
SAMO ONDOH 2020.04.20 (월)
예술적 온도가 맞는다는 이유로 활화산처럼 타오른 사람들이 있다.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 예술가들에게는 종종 일어나는 것은 무모함일까, 열정일까, 뜨거운 사람들의 사랑이 매스컴에 오를 때면 생각해 보는 숙제다. 지난겨울 결혼 청첩장을 받았다. 성장한 신랑신부가 혼인예식을 올리기 전에 찍은 웨딩 사진 몇 컷을 청첩장에 넣는 일이 다반사다. 그러나 이 청첩장에는 예비신랑신부의 사진대신 선으로만 그려진 인형같은...
반숙자
                                                병들어 돌아가신 아버지 새로운 곳으로 시집가신 어머니 할머니 밑에서 자라는 아이   어머니가 그리워 울고 배가 고파서 울고 20리 먼 길 어머니 계신 곳 찾아가 “엄마, 엄마”부르니 밭일 가셨나 보다 자식 목소리 잊으셨나 보다   부엌 가마솥 열다 밭일 같다 돌아오신 어머니, 새 아버지... 새...
김성남
 문 영 석  종교인류학 박사·은퇴 교수<1>갑자기 세상이 정지된 느낌이다. 일상이 사라졌다.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지 못한다. 만나도 경계부터 해야 한다. 국경이 봉쇄되고 항공기가 뜨지 않으며, 관공서와 식당과 술집이 문을 닫고 가게에 생필품이 동이 나는 상황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이처럼 미증유의 대재앙이 세상을 덮고 있는데, 한국에선 신천지라는 한 종교집단이 이 사태의 확산을 몰고 온 진앙지로...
문영석
하느님은 아시죠? 2020.04.13 (월)
 “일주일 후면 마더스 데이에요.”오늘 킨더가튼 선생님이 말했어요.지니는 엄마한테 무슨 선물을 해야 할지 생각해 봤어요. 근데 걱정이에요. 지니한테는 돈이 하나도 없었거든요. 지난번에 제이슨이 가지고 있는 토마토 열쇠고리가 갖고 싶어 엄마한테 용돈을 달라고 했는데 주지 않았어요.“제이슨, 토마토 열쇠고리 참 예쁘네. 네가 만든 거니?”“응, 클레이교실에서 만들었어, 마더스 데이 때 엄마한테 선물할 거야.”“나 한번 만져 보자....
이정순
    현재 우리가 사는 시대는 정보와 통신이 사회생활의 주축을 이루는 소위 “정보사회”에 살고 있다. 영국에서 19세기 초에 제임스 와트가 증기관을 발명해서 엄청난 동력 생성이 가능했고, 동력을 응용한 대량 제품생산 기계와 육·해상 교통기관이 발달하여 산업혁명을 일으켰다. 잉여 생산물을 세계적으로 유통하여 막대한 부를 축적하여 한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별명도 생겼다. 증기기관의 발명이 산업혁명을 일으켜...
김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