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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바라보며 2020.06.08 (월)
건강하고 평안한 날에는 삶과 죽음에 대해 무감각했다. 죽음이란 나와 무관한 먼 이웃의이야기일 뿐 언젠가 나 자신과 내 가족에게 닥칠 일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느닷없이찾아와 사랑하는 이와의 영원한 작별을 통보하는 죽음 앞에서 인생의 허무를 절감할 수밖에없었다. 지난해 겨울 한평생 순실한 농부로 땅을 일구며 사신 시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그의생전 마지막 모습을 영상으로 보았다. 앙상하게 야윈 얼굴로 눈을 감고 있는...
권은경
둘 만 남은 우리 2020.06.08 (월)
     시간은 만물을 삭히어     풍진에 불려 버려지지만     무엇 하나는 붙들고 보듬어     만고에 우뚝 세운다     빚어 만든 모든 것 들은     여물기를 기다려 허물리지만     당신과 나 사이 채워질     따뜻한 숭늉 같은 사연은     시작의 첫 구절은 잊혀진     마지막 P.S 로 기억되겠지     언제나 수채화 화폭 같은   ...
조규남
 남편이 우리 곁을 떠난 지 벌써 두 달이 가까워진다. “아빠 돌아가셨데요” 2020년 3월 31일 새벽 1시 45분에 핸드폰 속에서 들려오던 딸의 음성은 약간 떨렸지만 조용하고 평소처럼 침착했다. 그 충격적인 소식에 눈물도 나오지 않았고 소리 내어 울지도 않았다. 그냥 멍했다. “왜 남편이 갑자기...?”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남편은 코로나19 환자가 아닌데도 코비 피해자임에는 틀림없다. 비씨 주(BC)에 코비 비상사태가 갑자기 선포되면서...
심현숙
무채색(無彩色) 2020.06.01 (월)
단 한 번도제 색깔을 고집한 적 없다물의 아름다운 속성을 닮아우주 일체의 색깔들을마다 않고 제 안에 끌어안을 뿐 그러나 단 한 시도저 자신의 색깔을 잃은 적 없다공기처럼, 바람처럼,거울의 속 살처럼 있는 듯 없고 없는 듯 있는무채색의 색ㅡ*색즉시공, 공즉시색 흐르는 강물에 손 씻듯세상에의 온갖 집착의 색(色)을 씻고숭고한 그 마음 하나로삼라만상 모든 색깔의 본질에 닿아싸잡아 너그러이 제 품에 보듬을 뿐.  *색즉시공,...
안봉자
덕분에, 때문에 2020.06.01 (월)
인터넷이 하도 발전해서 상상을 초월하는 영상물을 만들어 퍼트리니 그것을 통해 덕 보는 일도 있지만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기도 한다. 그렇긴 해도 요즘 같은 세상에 소셜 미디어(SNS)와 가깝지 않다면 세상 돌아가는 일을 어찌 따라 갈 수 있을까! 주고받는 영상물을 통해서 새 정보는 물론 좋다는 말과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하도 많이 쏟아져 나와서 어떤 말을 한다 해도 하나도 새롭지 않을 것 같다. 생각지도 않던 COVID-19의 확산으로 모든...
김진양
울울 봄날 2020.06.01 (월)
바람이 분다참나무 감비나무 삼나무나무들 어깨를 맞대고 선당신의 마당 그 숲에 검은물결이 몰아친다 쏴아 쏴오래전 떠나간 어머니 꼭 닮은가문비나무 가지 사이사이로열 아홉 코비드* 넘실대는울울 봄날이 간다 바람이 불고천둥에 하늘이 운다날카로운 톱니를 숨긴코로나바이러스란 놈, 낯선그 놈은 인정사정이 없다동아줄 감고 체인 톱을 휘둘러반나절에 열 손가락 두 팔다 잘리고 또 뽑힌 발 아래토막 나 동그라진 몸통조금씩 멀어져...
강은소
지난 2월 말부터 메트로 밴쿠버 지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확산하기 시작되어, 3월 중순부터 지역 봉쇄가 발령되었다. 지역 봉쇄가 된 지 두 달이 되어 가는데,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경험하지 못한 이상한 세상에 살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사회적, 신체적 거리 두기를 해야 하며, 가능한 집안에 거하라고 한다.면역력이 약하고, 특히 기저 질환이 있는 노인들은 감염되기 쉬우니 더욱 사람들 과의 접촉을 피하라고 한다. 집안에 거하며, 밖의...
김현옥
오월 2020.05.26 (화)
긴 머리 풀어헤치고민 낯으로 나간 날달빛 환한징검다리 거닐다집에 왔더니얼굴 뽀얗게분칠해 놓은 송화가루어쩐지 전에 없이사내 두엇 윙크를 날리더라
김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