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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2020.06.22 (월)
기둥 하나 지붕 하나, 단촐한 실존이다. 한세상 건너는 데 무엇이 더 필요하랴.맨땅 솟구쳐 탑신 하나 세우고 제 각각의 화두를 붙들고 선 선승들은 어깨를 겯지도,등을 기대지도 않는다. 벌 나비를 불러 모으지도 않는다. 무채색 삿갓으로 얼굴을가리고 서서 세상의 빛과 향에 질끈 눈 감은 채 발치 아래 그림자만 내려다보고 있다.피안과 차안 사이에서 산 듯 죽은 듯 묵언수행중인 저 골똘한 단독자들, 등산로 옆낙엽더미 아래 단청 없는 집 한 채,...
최민자
민들레 홀씨 되어 2020.06.22 (월)
수줍은 눈빛 위로 틔워낸 작은 희망외로운 마음둘레 아득한 기다림을뉘 있어 번져내는가 민들레 울 영토에 사랑 사랑하리라 가난한 이름으로잡초 속 봉헌하는 민초의 여린 함성인내로 저민 가슴에 소리 없이 불 켜고 그러다 어느 날에 혼자 된 홀씨 하나부활의 탯줄 끊어 산과 들 넘나들며복음을 선포하리라 믿음을 피우리라
우림 이상목
 어김없이 봄은 우리 곁에 와 있지만 모두가 말을 잃어가는 계절이다. 전자 현미경으로만 볼수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구촌의 질서를 온통 뒤집어 놓았다. 사람들은 불가항력적인전염병에 공포를 느끼며 당장의 무사함에 잠시 안도하고 있다. 신록의 푸르름이 물결치고 노란축포를 터트리는 민들레의 봄이 왔으나 그전의 봄은 아닌 것이다. 4월로 접어들어 콜로니 농장으로부터 텃밭을 개방한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봄비가 내려씨를...
조정
어머니 2020.06.15 (월)
6월의 언덕에아카시아 꽃 향 가득합니다 보고픔 실타래로 풀어하늘 가득 채워도산처럼 우뚝 선 그리움은새벽인양 달려옵니다 동이 트도록 빗속에서목 쉰 마음 하나까만 유리창에 걸어두고 그리워못내 그리워세월의 언덕에강물 되어 흘러도 끝내 닿지 못하는 마음이그리움의 창을 내고어머니어머니당신 품에 얼굴 묻고한 번 만이라도 목놓아 울고 싶습니다 
류월숙
집 앞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트렁크에서 장본 물건들을 내리는 중이었다. 같은 타운하우스에 새로 이사 온 아저씨가 나를 보더니 웃으며 한마디 건넸다. “코로나를 운반 하시네요.”무슨 말인가 싶어 내 모습을 살펴보았다. 얼굴에 파란색의 일회용 의료 마스크를 하고,손에는 검은색 라텍스 장갑을 끼고, 장바구니로 ‘코로나’라고 영문 철자 로고가 적혀있는 파란색 가방을 들고 있었다. 지난 번 코로나 맥주 한 박스를 사면서 사은품으로받은...
정재욱
달그림자 2020.06.15 (월)
강가에 쪼그려 앉아 물소리 듣는다은하에서 돌아 나와 강물 속에 이르는 길잠들지 못하는 물고기들이달꽃 흐르듯 물결 짓는다물고기 울음소리인가달빛 울음소리인가지느러미 파닥이는 소리에내 귀청 한 쪽이 무너진다강가에 쪼그려 앉아 나를 듣는다먼 길 돌아온 길, 돌아가야 할 길아득한 날개로 달에게 묻는다강물도 달빛도 말이 없다하얗게 부서지는 별 꽃처럼둥둥 홀로 떠가는 둥근 입술 하나신들이 놓고 간 죄의 씨앗 하나침묵의 신들이 하얗게...
이영춘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있다 보니 눈에 잘 보이지 않던 먼지들도 보이고, 밥도 세끼를다 먹자니 그 또한 분주하다. 하지만 다른 면이 더 있다면 좀 더 다양한 것들과 가까워진듯하다. 집을 가꾸는 것에는 시간이 없어서 소홀했는데 페인트칠도 하고 그동안 미루어왔던 것을 하나씩 정리도 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다.또한 집콕의 시간을 조금이나마 보람되게 보내기 위해 그동안 써 왔던 수필을 모아정리해 보니 150편이 조금 넘었다. 그래서 10여 년...
아청 박혜정
모정 2020.06.08 (월)
어두운 밤하늘에홀연이 뜨는 저별은꽃같은 별이던가?별같은 꽃이던가?보릿고개 눈물고개모질게 넘기시고흙이 좋아 흙에 묻혀 살던 어머니얼굴선이아직도 고우신 어머니허리는 기억자로 굽으셨네모정에 슬픈 강물가슴에 흘러흘러눈물도 보석이 되었네ᆢ아아~~아무리 불러도 포근한 당신에이름이여어머니!사랑합니다~~어머니~~MotherhoodTranslated by Lotus ChungIn the dark night skyThose stars appear suddenlyIs that star like a flower?Is that flower like a star?Hungry, tearful and...
로터스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