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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있는 뜰 2020.07.06 (월)
농막이다. 뒤로는 오성산이 나지막이 엎드려 있고 앞으로는 음성 읍내가 한눈에 들어오는서향집, 다 낡은 구옥이 내 창작의 밀실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자잘한 채소를 키워 먹고과일나무 서너 그루씩 흉내만 내는 미니 과수원이다. 지금 밖에는 태풍이 몰고 온 비가 종일 내리고 있다. 산자락이거나 계곡을 피하라는 텔레비전보도가 있었지만 몇 그루 안 되는 과일나무와 다 늙어 쇠잔한 농막이 걱정이 돼서 올라왔다.밭고랑에 수로를 따주고 처마...
반숙자
사랑 그것 참 2020.07.06 (월)
세월이 한참 지난 언제쯤돌아보면 알아지겠지많이 사랑하며 살았다는 것을 사랑한다는말을 하진 못했지혼자 그냥 마음에 담고 살고 싶었기에행여 속마음을 알면연약한 사람이라 놀릴까그게 많이 두려웠지인생이 저물어가는 어느 때지나 보면 알아지겠지사랑도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을사랑한다며내 인생 당신과 함께 라서행복하다는 그 마음 전하고 싶었지만행여 실없는 사람이라실망하며 슬퍼할까 봐그게 겁이 났어인생을 다한 언제쯤내...
나영표
     연극의 3대 요소를 희곡, 배우, 그리고 관객이라 한다. 특히 관객을 말하려면 무대가 필수적으로 따르게 되어있다. 이는 오늘날의 배우, 가수, 그리고 목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즉 배우의 시나리오, 가수의 노랫말, 목사의 설교 노트가 희곡에 해당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대에  관객이 있어야 배우는 연극을, 가수는 신이 나서 노래 할 수 있으며, 목사는 교인들이 많이 있으면 더 힘 있고 영적인...
김유훈
물은 흐르더라 2020.06.29 (월)
칼바람 검은 구름때 아니 몰아쳐도물은 흐르더라 산새들 놀라 울고나뭇잎새 숨죽여도물은 흐르더라 폭풍우 매몰차고돌들마저 소리치며 굴러도물은 흘러만 가고 빈 들에 지친 농부긴 한숨 담가 씻어도새 둥지 불 꺼지고흑암도 길을 잃고 헤매어도그래도물은말 없이 흐르더라.
임윤빈
아듀, 하이힐 2020.06.29 (월)
  꽈당 미끄러졌다. 언젠가 밴쿠버에 눈이 많이 온 적이 있다. 커뮤니티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차 문을 열고 나오는 순간 사정없이 넘어졌다. 바닥이 살짝 얼어 매우 미끄러운 블랙 아이스 상태,무심히 발을 내딛다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아주 심하게 찧었다. 핸드백과 책이 하늘로 솟고 내몸은 그대로 발라당 나가떨어졌다.  클리닉에 갔다. 가정의는 골절도 아니고 근육에도 아무이상이 없다고, 털코트를 입어 천만 다행이라며 행운의 털코트이니...
박오은
잎에게 2020.06.29 (월)
꽃들은 세상을 장식하지만잎들은 세상을 바꿔버린다꽃은 한순간의 영화잎은 세상의 빛깔꽃은 사랑이지만잎은 생명 그 자체꽃에 홀리곤 했지만그대는 언제나 나의 잎이었다
정목일
차 한잔의 그리움 2020.06.22 (월)
후드득후드득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잠을 깨운다. 시계를 보니 4시가 조금 넘었다. 이 시간에 눈을 뜨면 더는 잠들기가 힘들다.  뒤척이다 아침을 맞이하기 일쑤다.  그런날은 머리도 개운치 않고 몸이 찌뿌드드한 게 기분도 별로 안 좋다.  아침에 눈을 뜨면 늘 그랬듯이 똑같이 시작하는 일상이 딱히 변한 건 없는데 왜 이리 감옥에 갇힌 듯  마음이 답답하고 힘들까?  요즈음은 생각이 더 많아져서인지 자주 잠을 설친다. 앞날의...
김베로니카
잠자리 2020.06.22 (월)
잠자리가 날고 있었다,채집망을 용케도 피하며유유히 넓은 하늘을 누비는자유를 만끽하면서 잠자리처럼 자유를 좋아하지,무엇에도 매이지 않고마음대로 떠도는그런 자유를 채집망을 더는 들지 않고무얼 하고 있는지도 잊고정신없이 날다무언가에 부딪치게 되었어 안간힘을 쓰며 날아오르려 해도망 속의 잠자리는주저앉는 그물 안에서점점 힘이 빠져가는 중이야
송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