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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ose of Sharon 2020.09.08 (화)
무궁화김덕성 뙤약볕에서도은은한 얼굴로 다가오는한 여름 동안 내내 피는 꽃 그리 화려하지도향기는 없어도순박하고 고귀한 가슴으로하늘을 우러르며 무궁한 사랑으로순결과 끈기로오랜 세월겨레와 함께 살아온 나라꽃 의젓한 품위로한 점 부끄럼 없이강인한 생명력을 지닌무궁하도록 피어 있을 꽃 무궁화여!광복의 날에 겨레의 가슴에도더 맑고 밝게 피려무나.  The Rose of...
로터스 정
웰스 그레이 주립공원(Wells Gray Provincial Park)포트 무디 청소년 교향악단 상임지휘자,(사)한국 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아청 박혜정지인의 페이스 북에서 너무 멋진 폭포 사진을 보았다. 이번 여름은 COVID-19 때문에 BC주 안에서여행을 하려고 했는데 마침 그곳이 BC주 안의 웰스 그레이 주립공원이었다. 구글 지도를 보니시간도 집에서 4시간 30분정도로 얼마 안 걸리는 것 같아 먼저 캠핑그라운드를 예약하려고 했다.그런데 그 안에 캠핑그라운드가 3곳이나...
아청 박혜정
어릴 적 내가 살던 곳은 경부선 기차가 지나가는 시골이었다. 저녁밥을 먹은 뒤 심심하면나는 강둑에 앉아 기차를 기다렸다. 기차는 언제나 어두운 들녘의 한 쪽을 들치고 씩씩하게달려왔다.기차는 아름다웠다. 캄캄한 밤하늘에 소리 없이 풀어지던 한 무더기의 증기도 아름다웠고,네모난 차창에서 새어 나온 불빛이 만드는 금빛 띠도 무척 아름다웠다. 그 들녘에 이르러울리던 기적 소리는, 기차가 길게 내쉬는 숨비소리로 들렸다. 나는 그때 기차가...
정성화 
그대에게 가는 길 2020.09.08 (화)
여름 숲을 건너온 가을 바람 백일 붉은 꽃잎 흔들어 떨구며소슬히 옷깃을 파고들 때야윈 잠 깨어 바라보는세상 속의 낯선 길처럼홀연히 드러나는 길 그림자봄날의 아지랑이 벌판지나그 여름 무성한 녹음에 취해그림자조차 숨어 있었네오랫동안 그대를 떠나 흘러온 번잡한새상사는 한갓 남루 외로운 꿈 보듬은가난한 내 모습 비로소 보았네무상無常의 바다그리워하는 것은 속 깊이 두어야지꽃 지는 숲 그늘에서마른 덤불 헤치며 그대에게 가는...
임완숙
하루살이(2) 2020.08.31 (월)
인연 따라 왔다가제풀에 가시굴레 뒤집어쓰고이리저리 나락을 헤매이다여지없이 사라지는애달픈 몸부림흩날리는 먼지 같은스러지는 안개 같은흩어지는 햇살 같은스쳐가는 바람 같은산란한 춤사위벗님들아집착의 끈 풀어 헤치고공삼매 좇으며 춤을 추어라생극의 숨박질 다하도록하염없이 추어라
김토마스
가시거리 2020.08.31 (월)
산 정상에 서서 내려다본다. 몇 개의 구릉 넘어 지붕인 듯한 검은 점들이 조화롭게 박혀 있다.투명한 공기 속으로 모습을 드러낸 마을은 한걸음에 다다를 듯, 가까이 보인다. 지친 몸에서 다시용기가 꿈틀거린다. 내려가기 위해 신발 끈을 바짝 조이고 지팡이의 키를 높인다.굽이굽이 휘어져 오르내리는 산등성이를 따라가면서, 사막의 신기루같이 보이는가 하면 다시사라져 버리는 마을의 거리를 가늠해 본다. 포르투갈과 스페인 국경이 맞닿는...
민정희
이민기념일 2020.08.31 (월)
태어나서 가난한 건 당신의 잘못이 아니지만죽을 때도 가난한 건 당신의 잘못이다화목하지 않은 가정에서 태어난 건 죄가 아니지만지금 화목하지 않은 건 당신의 잘못이다 -빌 게이츠- 해마다 8월이 되면 이민기념일을 자축한다. 1997년 8월 19일 아내와 중3인 딸, 초등학교1학년인 딸, 이렇게 4식구가 밴쿠버 공항에 도착했다. 2시간여의 지루한 이민 수속을 마치고공항 로비에 나오니 민박집 주인이 플래카드를 들고 우리를 마중 나와 있었다. 당시...
이현재
흐르는 강물 이여 2020.08.31 (월)
                흐르는 저 강물 어디쯤                내 몸 스쳐 간 방울 있겠지                                주저앉아 썩느니, 알면서도                 고달픈 길 나선 거겠지                                푸른 멍 쿨룩이며        ...
한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