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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햇살의 전언한부연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유순하게 남은 볕들의 응시로 로키의 침묵은 깊어지고 목마른 갈색으로 무너지다 무너지다 알몸으로 맞서는 나무들   그렁해지는 나의 삶과 쓸쓸히 서러워지는 것들의 와들거림이 네 눈에 들어와 차마 돌아설 수 없는 너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에게 네 눈 글썽이고 또 너의 그 애틋한 눈길을 알아버린 나...
한부연
맥스와 세바스티안                                                    권은경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2020년 봄, 캐나다에서도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전국 봉쇄 조치가 내려졌다. 필수적인 사회 경제 활동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활동이 금지되었다. 봄방학이...
권은경
11월 산책 2020.11.16 (월)
11월 산책 이상목 처연한 기러기 맨 울음 마른들을흔들고 들숨 날숨 숨가쁜 하루해를보내는 11월 어느 날 쓸쓸함이 도진다로키 영봉들마다 서설을 뒤집어써빛나는 준령위에 잎 떨군 나목들만제자리 찾지 못하는 이방인을 부르고슬며시 내려 뛰는 문장도 문장 나름여름내 준비했던 노숙의 동행길에절기는 빈자리 찾아 눕는 법을 알린다왜 나를 태우는지 왜 나를...
이상목
거미 2020.11.16 (월)
네게 필요한 것은 먹이뿐인가 보다. 집도 몸에서 빚어내고. 아무 데나 줄을 이을 수 있는 곳이라면 체면도 가리지 않고 자리 잡고서는 온몸의 감각을 벼리며 죽은 듯이 기다리지. 이곳저곳 두리번거리면서 더 나은 땅, 더 좋은 기회를 좇는 우리와 달리 너는 삶의 운명을 온전히 몇 가닥 줄에 걸고는 무작정 인내하지. 오늘이고 내일이고 굶주릴까 걱정조차 없는 듯이. 먹을 걱정을 떨구고도 내일을 미래를 준비한다면서 창고를 가득 채우고 또 창고를...
송무석
움직이는 말 2020.11.16 (월)
수년 전부터 느껴왔던 일이다. 해마다 한글날을 맞이하면서 오늘날의 우리말 세태를 잠시 생각해본다. 아마 하늘에 계신 세종대왕께서 이 현실을 본다면 매우 안타까워하실 것 같다.  말이 사람과 같이 생자필멸 한다고는 하지만 말과 글자는 너무나도 빨리 변하고 움직이는 것 같다. 어떤 사회학을 강의하는 교수가 장년기에 접어드는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설명하면서 ‘막공나만’ 이라는 전혀 뜻을 예측할 수 없는 합성어를 소개하였다....
이종구
달팽이의 외출[이문열 단편소설_이드, 자아, 초자아 분석]이명희|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줄거리-평범한 직장인 형섭에게 벌어지는 일요일의 역정.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야 할 일요일 아침, 늦잠은 커녕 악몽을 떨치면서 사건이 전개된다. 소망하던 집은 장만했으나 좀도둑을 몇 번 맞은 아내가 집의 담을 쌓길 채근한다. 높은 담장은 형섭의 어린 시절 추억과 소망을 박탈당하는 일이다. 현실에 적응하고 살림 잘하는 아내에게 거절할 명분이 없어 담은...
이명희
가을의 오선지 2020.11.09 (월)
가을의 오선지유우영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단풍잎이 팔랑거리다가 지루한 지덧줄을 걸치고 나뭇가지에 쉼표를 그리면새들도 지지배배 음표를 새기며 허공으로 날아간다 금 수저로 태어난 잎은 가을 내내 뽐내더니시들시들 어디론가 사라지고뒤늦게 햇살에 물오른 단풍잎들숨 날숨 풍성하게 화음을 이루고한음 한음 음계를 밟고 사뿐히 내려온다
유우영
엄마 그리운 가을 날류 월 숙 | (사) 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엄마라 부를 사람 이 세상에 이제 없어 허공에 허공만 가득한데     산골 마다 온기 가득하더니 메마른 들겅에 목쉰 메아리 하나 하얀 그리움에 서성이고     세월 품어 보챘던 엄마의 해도 자식 담아 아팠던 엄마의 달도                            이제 고이 접어 가을이...
류월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