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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의정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코로나로 인해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일상에서 누리던 것들과 멀어지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집안에서 할 수 있는 것들에 익숙해져 갔다. 가구 배치를 바꾸고, 정원을 가꾸고, 빵을 구우며 사람들과 함께 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으려 했기 때문이었다. 처음엔 무료하기만 하던 하루하루가 점점 더 기존과는 다른 일상으로 바뀌어 갔다. 물론 여전히 나는 언제 돌아올지 모를 예전의 일상을 그리며 기다림의...
윤의정
인력시장 2020.12.07 (월)
강애나 / 캐나다 한국문협...
강애나
존재의 이유 2020.11.30 (월)
“중년의 복부 비만, 늘어나는 허리둘레 한번 가져봤으면 좋겠다. 하얗게 센 머리카락 한번 뽑아봤으면 좋겠다. 나는 한번 늙어보고 싶다.“ 암으로 투병하던 36세의 젊은 엄마가 어린아이 둘과 남편을 세상에 두고 떠나면서 남긴 말이다. 그 말 속에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에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기에, 살아야 할 이유와 절절했던 갈망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얼마 전 뉴스에서 건장한 젊은 남성 연예인이 자살한 사건이 보도되었다. 그를...
민정희
낙엽이고싶어라 2020.11.30 (월)
높은 산이고 싶어라 푸른 나무이고 싶어라 그러다가 온 산 물들이며 떨어지는 낙엽이고 싶어라   손 들어 하늘 보며 긴 세월 모진 풍한風寒 말 없이 견디다가 붉은 가슴 녹아 녹아 뿌리까지 흘리다가   어느덧 핏빛 멍울 점점이 떨어질 때 온 세상 물들이는 물감이고 싶어라 한 움큼 퇴비되어 흙이 되고 싶어라
임윤빈
오늘은 진교씨가 골프를 가는 날이다.  이런 날은 어린이가 소풍 가는 날 같아서 그 재미가여간 즐거운 게 아니다.  그도 일찍 일어나 팔 학년은 팔십 번 씹으라는 안사람의 잔소리를들으며 서둘러 출발했지만 그 표정은 어둡다....
안오상
거울 2020.11.30 (월)
내 마음 깊은 허공 같아서 그윽한 풍경 모두 담는다   창창한 하늘 아래 가멸한 물상들 새 꽃 나비   촐랑대는 시냇물 되기도 하고 폭풍우에 찢겨 펄럭이는 깃발이기도 하다가   눈 쌓인 들판에 총총한 나그네 새의 발자국마다 괸 그리움도 보지만   온갖 사물들이 제 목소리와 모습들로 오고 또 가지만   한 점 티끌도 남을 수 없어 언제나 청정하고 고요하도다   오직 우주에 충만한 그대   그대의 모습...
임완숙
박각시나방 2020.11.23 (월)
윌리엄은 다시 뛰었다. 발바닥이 아파 멈칫했지만, 젖 먹던 힘을 다했다. 동굴을 쳐다보니 박쥐는 이미 굴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동굴 천정에 꽉 달라붙기 전에 잡아야 했다. 방학이 끝나가는 오늘은 잡아야 내일 학교에 가져갈 수 있었다. 그는 동굴 앞에 와서야 달리기를 멈추었다. 안으로 들어가 물이 있는 곳까지 걸었다. 발바닥 상처를 씻고 싶었으나, 박쥐부터 찾았다.   잠시 후 동굴 안으로 다른 박쥐들이 길게 줄지어 들어왔다. 몇 번 천정을...
박병호
숀 코너리와 제임스 본드   이현재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특유의 제임스 본드 테마(James bond Theme)음악이 깔리며 총구 모양 프레임 속에서 검은 슈트를 입은 남자가 서서히 걸어오다가 갑자기 관객을 향해 권총을 발사한다. 이어서 10여 분간 장쾌한 액션이 펼쳐진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숨 막히는 화면 전개가 끝나고 나면 섹시한 무용수들의 몽환적인 춤과 함께 스태프 소개가 이어진다. 007시리즈의 독특한 도입 부분이다. 중학생 때 ‘007...
이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