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2020년 초에 중국 우한에서 발원한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으로 일상생활 패턴이 전 세계적으로 변한 지 3년째로 접어들고 있다. 교통과 통신기술의 발전은 지구 어느 한 곳에 일어난 사건이나 사변이 거의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알려지고,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지구 사회(Global Society)를 가능케 했다. 천재지변 소식은 인터넷이나 신문, 방송 등의 매체를 통하여 거의 실시간으로 알려지는 것이 한 예다. 이러한 소식이 들릴 때 직접 관계가 없는 한...
김의원
노을진 만남 2022.03.07 (월)
서로 잘 났다고우길 때가 좋았지옷이 이쁘다고시샘부릴 때가 좋았지어린 시절 집 앞도랑물 다리 위에멍석을 깔고 누워밤하늘의 별을 세다가잠이 들곤 했는데세월 참, 빠르다더니어느새 늙어버렸네막걸리 한 잔에억만 밤을 담그며뿌옇게 밤을 지새우다가아프지말고 가자는사촌의 그 말에그만 눈시울이 붉어졌네태화강가에서육모초를 뜯어 말리어 보낸정성스런 그 마음에쓰디쓴 육모초 물을달달하게 마시며흘러가는 구름을무심히 바라보았네
김희숙
나의 세계 2022.02.28 (월)
 벌써 십 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신춘문예 입상이라는 뜻밖의 타이틀은 내 인생의 하반기에 또 다른 고지로 향하는 출발점이었다. 새로이 맞이한 공간 속에서, 고래가 물을 뿜듯 분출하던 시간이기도 했다. 설레임과 흥분으로 하얗게 밤을 지새우며 빈 여백을 채우던, 벅찬 감정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막혀 앞으로 나가려고 해도 나가지 못하고 제자리걸음만을 반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초창기에...
민정희
햇 봄이어요 2022.02.28 (월)
햇 봄이어요그대눈같이 반짝거려요볼같이 따뜻해요그리고도 푸른 눈물이 고였어요햇 봄은 매번 똑같은 길로 와요숲속에 난 작은 길이죠지난 일 년을 혼자 걸었던내 마음에 비어 있는 그 길이어요밤새 몰래 와서 아침을 놀라게 하죠키득거리며 장난치면서 놀래주려고창문 밑에서 기다리기도 하죠아침은 곧 놀라운 기쁨에 빛나고가슴 속앓이가  되살아 나고푸른 이끼 눈부신 아침 언덕에 올라외길 순례자를 찾아요하얀 꿈이 몰려와서만 가지...
김석봉
비닐하우스 위로 운석이 떨어졌다. 장갑을 낀 지질학자 몇이 수상한 돌덩이를 조심스레 거둬 갔다. 극지연구소의 분석 결과 그날 진주에 떨어진 두 개의 암석은 별에서 온 게 확실하다 했다. '별에서 온 그대'는 하늘의 로또라, 부르는 게 값일 만큼 귀하신 몸이어서 뉴스를 접한 사람들마다 자다가 떡 얻어먹은 하우스 주인을 대박이 터졌다며 부러워했다.올여름, 나도 대박을 터트렸다. 내 집에도 별 그대가 당도한 것이다. 친견 일자를 통보받고부터...
최민자
노인의 새벽 2022.02.28 (월)
새벽 산책길에서 날마다 마주치는노파를 바라보네 가득 찬 가 배지 빈매처럼 읽고 서있는 눈초리가 매섭다가파른 삶을 위해 스캔한 공병들을주우려 파도치는 쓰레기 헤집는 손엄선된 사리만 집어 봉다리에 넣는다익숙한 태공처럼 먹이를 겨냥하여서러운 생의 추를 건지는 남은 운 김오롯이 한 생을 깁네 절망 같은 어둠 속
이상목
열대우림 속 창문을 열자 햇빛이 소나기처럼 쏟아져 들어왔다. 그 순간 교실 미닫이문이 열리며 선생님이 사슴 돼지 한 마리를 끌고 들어섰다. 그 녀석은 주름이 많은 회색빛 몸통에 축 처진 갈색 꼬리를 달고 있었다. 사슴을 닮은 구석은 하나도 없고, 다리가 긴 멧돼지와 비슷했다. 눈을 동그랗게 치켜뜨고 그를 바라보는 나에게 선생님이 말씀하셨다.“입학 후 첫 대면 수업, 몇몇은 올 수 있지만 대부분은 안 올지 몰라. 첫 수업 일을 내일로 아는...
박병호
퇴근 해서 집으로 향해 가는 버스를 기다릴 때였다. 한국에서 전화가 왔었다는 여러 개의 카톡 메시지가 남겨져 있었다. 왠지 불안한 마음을 뒤로 한 채 바로 큰 형님께 전화를 했다. 코로나 양성판정을 받고 격리 병원시설로 옮기신 후에 별 이상이 없으셔서 일반 병실로 이동하실 거라고 했었다. 이제까지 심장 수술과 혈전 제게 수술등 여러번 위험한 고비를 넘기신 터라 걱정도 많이 했고, 제발 이번 위기도 꼭 이겨냈으면 하고 기도하고 있었다. 제발...
정재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