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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래기를 말리며 2021.03.22 (월)
김만영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오라버니의 외로움은혼자 견디기 힘들었을까급기야 혈전이 되어뇌졸중으로 폭발해 버렸다 물 설고 낯선상주 어느 산골짜기 폐 농가 흙벽에검불 같은 육신 의지한 채병마와 싸우며 경험도 없이 시작한 농사차가운 별빛과맑은 햇살로 키운 무공해 채소고맙게도 김장 거리로 쓸 만큼 커 주었다 행복하거라 간절한 소망 함께 담아형제들에게 보낼 무, 배추 자루를꽁꽁 묶는다 뇌세포들 하나씩...
김만영
김가림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연애 8년, 결혼 5년차 신혼부부 주인공 승아는 남편 영우와 늙은 90대 아버지와 함께 산다. 그녀가 아버지와 함께 사는 이유는 효심이 깊어서도 아니고, 가족들 중 형편이 가장 좋은 탓도 아니다. 단지 오십 넘은 아버지가 사십 대 엄마를 만나 늘그막에 얻게 된 귀하디 귀한 막내딸로 누구보다 가족 중 아버지의 사랑을 크게 받았던 까닭이다(#프롤로그).승아네 부부는 웹툰 작가이다. 승아는 이야기를 만들고 콘티를 짜며,...
김가림
2020년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지구촌 사람들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어 버렸다. 사람이 사람을 경계하고, 혈연인 가족까지 만남을 꺼려하는 지경이고 경제활동의 심한 위축으로 평범한 사람들의 온전한 마음들이 저하되고 삭막해졌다. 수천 수만 명이 나라 안팎에서 전염병 때문에 죽어 나가지만 삶은 여전히 이어진다. 제9회 '한카문학상'에 응모한 분들은 어려운 나날들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황량해져 가는 인간의...
이원배(심사위원장)
3월의 소망 2021.03.15 (월)
리차드  양  /  (사)한국문협캐나다밴쿠버지부 회원인생의 얼룩진 세월흔적마저 희미하여 간다 희망이란 꿈을 붙잡고제목도 모르는 영혼은하루 하루 기다림에 길들어간다 요즘 찾아주는 벗안개 뚫고 내리는 단 비겨우내 메마른 가슴 적셔준어내 존재감을 불러준다 올 봄비덕분 촉촉해진 마음작은 사랑의씨앗 이라도 심어 싹 돋아나고 꽃 봉오리 미소짓거든이 감사한 기쁨소리내어 찬양하리.
리차드 양
서있는 시간들 2021.03.15 (월)
줄리아 헤븐 김  /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그리움에 갇혀있던 기억들이 투명한 방울을 밀어내며 꿈틀거릴 때면 신기하게도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다.의지와 상관없이 만들어진 눈물은 상기되어 가는 두 뺨 위에 세찬 물줄기를 대고 멈춰있는 시간 속으로 나를 끌어 당긴다. 그렇게 생성되는 또 하나의 시간을 즐긴다. 흐르지 않는 정지된 순간에 꼼짝없이 갇히기 때문이다.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선택의 고민과 생각 따위는...
줄리아 헤븐 김
김진양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미국 동부에 한 노인 아파트에서 홀로 지내시는, 나와 띠가 같은 숙모님께서 작년 말에 90세를 맞으셨다. 미국 생활을 감사해하시며 매일 노인정에 다니는 것을 낙으로 살아오시다가 지난해 봄부터는 코비드-19로 인해 나들이를 못 하신다. 자녀 가족들은 생신에 모여서 축하해 드리려던 계획을 미루어야 했다. 나는 특별한 생신이므로 축하 메시지를 보내 드리려고 미리 카드를 준비해 놓고...
김진양
3월의 여인 2021.03.08 (월)
유우영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사람들이 세상문을 닫아걸고움츠리고 있는 동안목련은 병아리 껍질 깨듯 꽃망울 톡톡 터트린다 그때 건너편 강아지이웃집 고양이도덩달아 폴짝폴짝 촐랑거리고 등불을 밣히던 목련은저 혼자 피어서 미안한지어느새 하얀새가 되어 날아 가고 있다
유우영
칼춤 2021.03.08 (월)
류월숙  사) 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서녘 하늘에 노을이 붉다아침빛으로 태어나맺히는 바람 되려고 돌고  돌아꽃망울 터뜨리는 아픔이기도  오뉴월 뙤약볕 두텁게 끌어안고강물 넘실대는 풀섭 들꽃이려밤이슬에 젖고 젖는하얀 들꽃이려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고가는 빗줄기에도 글썽이는 그런 세월 훌쩍...
류월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