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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 2021.05.17 (월)
김계옥 /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북풍한설 언 땅잊혀진 세월 비집고봄을 내미는 수선화먼 산봉우리 은빛 아직 천연한데큐피트 화살네게 박혔구나정녕 너의 슬픔은 아름다운 너스스로 감당할 수 없어슬픈 전설로 피어난 너청아한 너의 얼굴신비로운 향기를 품고봄으로 삼라만상 깨우는구나겨울을 안고 사는내 가슴이 오늘봄으로 물든다.
김계옥
이 종구 / (사) 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원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을 주위에서 자주 듣게 된다. 이 글귀가 너무도 유명하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를 소재로 시를 짓기도 하고, 노래를 만들기도 한다. 현실에 처한 가장 큰 관심사가 지나고 나면 얼마 안가 잊어버리고 별 것도 아니었다. 라고 무심하게 지나치기도 한다. 이글에 얽힌 구약성경을 잠시 살펴본다. 어느 날 다윗 왕이 반지를 하나 갖고 싶었다. 그래서 반지...
이종구
날개 접은 새 2021.05.10 (월)
민정희 /  (사) 한국 문협 밴쿠버지부 회원저녁노을이 붉다. 저무는 해는 빛의 광채를 벗으며 자신의 모습을 온전하게 드러낸다. 긴장의 끈을 풀고, 멈추어 숨을 고르는 석양의 시간. 오늘 하루의 무게를 가늠해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볕이 남겨진 창가에 서서, 한낮의 치열했던 광합성을 마무리하는 뒤뜰을 바라본다.지지대를 돌돌 감으며 올라가고 있는 한줄기 넝쿨이 눈에 띈다. 어느새 지지대 위를 넘어 하늘을 향해 머리를 뻗고 있다. 나가서...
민정희
수몰 2021.05.10 (월)
김회자 / (사)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등골까지 시린 겨울밤버려진 길고양이 한 마리애끓는 울음이 허공을 가른다아파트 건물 사이 콘크리트 바닥몸을 잔뜩 웅크린 채 바닥을 긁는다김 노인이 80 평생 할 줄 아는 것이라곤제철이 되면 고추 감자 참깨 가꾸는 것뿐이었는데댐으로 수몰돼 정든 고향을 떠나야 했다삶의 터전이 아파트가 돼 버려진 고양이고향이 수몰돼 정든 고향을 떠나간 김 씨고향이 수몰된 할아버지의 심정을 고양이가...
김회자
정성화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남극에 사는 펭귄들이 영하 40도 이하의 혹한을 견디는 방법은 집단적 체온 나누기와 자리바꿈 때문이라고 한다. 다닥다닥 붙어선 펭귄들은 1분에 10센티 정도 바깥쪽으로 이동하고, 가장 바깥에 있던 무리는 그 파동을 따라 다시 안쪽으로 들어온다. 멀리서 보면 펭귄들이 발이 시려 동동거리는 듯 보이지만 실은 서로 자리바꿈을 위해 계속 움직이는 중이다.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보면서 펭귄들의 겨울나기가...
정성화
고백 2021.05.10 (월)
이상목 / 캐나다 한국문협 부회장 행간에 자욱하게남겨진 고백처럼 빈칸을 채우려는필사의 노력 앞에 봄볕은 누구에게나면책특권 같은 것
이상목
무작정 상경 2021.05.03 (월)
김유훈 / (사) 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 “무작정 상경” 이란 말은 과거 한국이 가난했던 60-70년대에 흔히 쓰이던 표현이다.농촌 인구가 80%가 넘었을 시절 가난을 벗어나고자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등지고 더 나은 삶을위해 서울과 대도시로 일터를 찾아 떠났다.  그리고 이 시절 “쨍하고 해뜰 날”이란 노래를  부르며 온갖 고생 끝에 자리를 잡게 된 사연들이수없이 많이 있다....
김유훈
실패한 거리두기 2021.05.03 (월)
전종하 / (사)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마스크를 살짝 내려차가운 공기를 마셔본다시원한 청량감도 잠시멀리서 다가오는 그가 눈치챌까재빨리 입을 가린다혹시나 닿지 않을까한발짝 옆으로 떨어져보지만이미 익숙한 그의 냄새는마스크 넘어 내 코끝을 도발해버린다지난날 지독히 날 괴롭혀온 그 냄새에이미 면역이 된 나는 태연해 보이려 하지만가슴 한켠에 뿌리내려 뽑을 수 없는 후유증으로 생긴미련이라는 불치병을 선고받아...
전종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