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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은 거창하게 대화의 기술이라고 했지만, 필자는 언어학자도 아니고 대화 전문가도 아니다. 다만 이제껏 살아오면서 수많은 사람과 대화하며 느낀 점들을 개인적으로 피력해 보고자 한다.  사람이 귀가 둘이고 입이 하나인 것은 말하기보다 듣기를 두 배로 하라는 뜻이다. 자기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에게는 개인적인 고민도 털어놓고 싶고 이런저런 상담도 하고 싶지만, 잘 들어주지 않는 사람과는 말을 섞기도 꺼려진다. 남의 말을...
이현재
태풍 2026.01.23 (금)
난 바다 어디쯤외눈박이 눈을 하고달려오는 바람 하나거침없는 생이 부럽다 나 그렇게뜨겁게 산 적이 있었던가그렇게 겁 없이사랑한 적 있었던가 젖은 머리 풀고 질주하는구름기둥 끝에 매달려짧고 굵게 살다 죽는비결 한 수배워야 할까 보다
정금자
갓 지은 흰 쌀밥 같은삼백육십오 개의 이름 없는 하루 해와 달 경계에서 호명을 기다린다 아직 목울대에 후회가 걸려있는데때 묻은 손이다시 하루를 빚는다 덜 굳어 찌그러져도금이 번져 부스러져도 울음이 새지 않도록웃음 한 벌 문설주에 걸어 두고 욕심이 숟가락을 들기 전에먼저 박수를 내밀어야지 하루를 닫으며그래도 괜찮았다고 끄덕이게오늘의 이름 아래'사람' 쪽에 발 디딘다 응달로 찾아드는 얇은...
임현숙
  2025년 한 해 동안 읽은 책을 돌이켜 보니 온라인까지 합해서 모두 37권이다.   나이가 깊어 가니 읽는 속도도 느려지고, 읽으며 독해력이 떨어지니 자연 반복해서 읽게 되니 읽고 싶은 책 욕심은 많으면서도 읽는 양은 빈약한 셈이다.   누가 그랬던가, 늙어서 시간 여유가 많아지면 책이나 실컷 읽어야겠다고 하면서 젊어서 책 읽기를 더디게 한다. 나이 먹어서 뭘 하겠다는 것은 참 어리석은 미룸이다. 길지 않은 인생에서 해야 할...
한힘 심현섭
  어느 달 밝은 밤이다 해바라기 같은 둥근 달이 담장을 넘어 마당을 지나 툇마루로 올라오더니 방안을 기웃거린다. 방 안엔 한복에 한 뼘이나 되는 긴 수염을 늘어 틀이고 머리에서 눈썹까지 하얀 탈을 뒤집어쓴 칠성 할 배가 신선처럼 앉아 내일 약초 캐러 갈 도구들을 챙기고 있었다. 좋은 약재를 구하면 횡재를 하는 날이지만 헛 빵을 치는 날엔 다리 품만 파는 날이다. 밖에는 밤이 깊어 갈수록 바람소리가 사나워졌다.이때다 어디선가 한참 먼...
안오상
자식의 자식 2026.01.12 (월)
등에서 잠든 너를 내려놓지 않는 건내 어머니 골수를 먹고 자란 기억 때문무릎이 시큰거리다콧등까지 싸해지는 따스한 대물림 어제와 오늘도 혼동하는 너에게내일 다시 하자는 약속,울음을 삼키는 너의 눈을 피해주었던 걸 뺏는 건 참으로 곤란하지 동네 애들 다 데려간 피리 부는 아저씨집안 일 다 해도 미움 받는 신데렐라‘왜’냐고 묻는 삼십개월 너에게‘사람‘에 대해 무슨 설명 하리오 잎을 다 떨군 나무에 기댄 너의 숨소리찬 바람...
윤미숙
  우리는 흔히 자신의 삶이 길다고 느끼며 살아간다. 젊은 시절에는 앞날이 끝없이 펼쳐져 있는 것 같고, 나이가 들수록 지나온 세월이 결코 짧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간을 영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순간, 그 생각은 조용히 무너진다. 시작과 끝을 초월한 영원의 시간 속에서 한 인간이 이 땅에 머무는 기간은 얼마나 될까. 백 년을 산다 해도, 그 시간은 한 점에 불과하다. 점이라기보다, 잠시 스쳤다 사라지는 빛의 흔적에 가까울지도...
이종구
  아파트 9층인 우리 집 거실에서 베란다 쪽 소파에 앉으면 사거리가 보인다. 건너편 아파트와 시내로 나가는 길이 교차되는 길이다. 그 사거리를 바라보며 가끔 무료하게 시간을 보낸다. 신호에 따라 밀려왔다 밀려가고 달리다 멈추고 하는, 하등 신기할 것 없는 차량의 행렬을 신기하게 바라본다. 저렇게 많은 차들은 대관절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새벽부터 밤중까지 끊임없이 굴러가는 지친 바퀴들은 언제 어디쯤에서 쉬게 될 것인가.'나는...
최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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