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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의 씨앗은청춘 언저리에 쌓여들썩거리는데노안의 이 가슴은씀벅씀벅 아리다 뭉게구름 몽실 그리움 피우고낙심의 구름 회색 물로 울먹이고절망의 구름은 먹물을 토해 놓고무거워진 솜털 기다림으로 말린다 하늘에 사는 구름도저리 갈팡질팡하는데땅에 사는 우리네오죽하겠는가 우리, 그저바람 먹고 구름 보고꽉 찬 욕심에 쓰린 가슴 뒤집어로키의 침묵 속에 부려 놓고까짓거 나를 잊는 것도 좋으리나를 지우면 너가...
한부연
누가 쏘았을까독침 날아와심장에 박힌다벌떼는 귓속에까치는 머리에 살아서내 안에 서러운 항아리괜찮다 괜찮다고 말해본다아니다 아직은 아프다불면의 따가운 눈잿빛 거리를 서성인다보라눈보라 치는 날의 쥐똥나무를각 세워 몸통 잘린 채로홀로 푸르르다시렁 위 등불 켜고천 길 아래로 무릎 꿇고옹이진 마음 비워내던 날길모퉁이 키 작은 그 나무나를 보고 말한다산다는 것은 견디는 것이라고꾸욱하얀 그 꽃향기 가슴에 찍힌다.
김계옥
코다리의 추억 2025.11.14 (금)
  캐나다 사람에게 연어가 국민 생선이라면 한국인에게는 명태가 그러하다. 이전엔 명태가 흔하여 보통 서민들의 식탁을 독점해 왔지만, 언젠가부터 그 자리를 뒤로 물러설 만큼 요즘 우리나라 근해에서 명태잡이는 수월하지 않다. 마치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여 각종 아날로그 장비와 절차가 사라져 버린 것처럼 이젠 동해안 명태잡이는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알다시피 지금은 러시아산이나 일본산에 의존하여 소비를 충당하고 있다. 그다음으로...
양한석
쿠션 언어 2025.11.14 (금)
  가르치는 학생으로부터 나의 말투에 대한 불만을 들은 적이 있다. 선생님은 우리들의 말에 너무 즉각적으로 부정적인 답을 하는 편이라서 무안하고 서운할 때가 많았다고 했다. “내가 정말 그랬나” 하며 고개를 갸우뚱거리자 학생은 내 말을 흉내 냈다. “안 돼”, “그건 아니야”, “말도 안 되는 소리” 등. 그 말들은 쌀쌀맞고 공격적으로 들렸다. 어떤 상황에 대해 빨리 의사를 밝히려다 보니 상대방을 미처 배려하지 못했던 것 같다....
정성화
부탁 좀요제발 바짓단 좀 걷으래요세상이 불편한 평발그냥… 아무거나 좀 주세요제발 발 발 좀 주세요아니 동그라미세 개쯤그거 신으면 나도 굴러갈 수 있을 것 같아요움직이지 않으면 뿔나요진짜로알고 보면 신앙 비슷한 뿔괜히 생겼다가방향도 없이 커지는 고집 같은 것한 번 주저앉으면세상이 미는 대로도 안 가요움직임이 나를 밀어도나를 꺾지 못하는 믿음이 있죠꼭대기는 늘 떨려요정점은 나래처럼 흔들리고누군가는 거기서매일...
하태린
돌담 2025.11.07 (금)
시멘트로 틈도 없이 매끈한건물을 짓는 현대의 우리에겐모양도 크기도 저마다 다른 돌들을하나씩 날라 와서얼기설기 쌓은 돌담이엉성해 보이지만 모두가 다른 우리 사이는그렇게 어설픈 듯 맞춰가면서천천히 시간을 내어 쌓아야지찬란한 현대 건축의 기술로는쌓아 올릴 수 없어
송무석
쉬었다 가세 2025.11.07 (금)
눈 내린 도시는 숨을 죽인 듯 고요하다. 일 년에 한두 번 내리는 눈은 계절의 흐름을 잊지 않게 한다. 창밖으로 보이는 도시는 눈에 덮여 서서히 윤곽을 잃어가고, 햇살은 구름에 가려 흐릿한 시간 속으로 스며든다.      평일인데도 주말처럼 느슨한 오전이었다. 커피를 내리고 시아버님 방으로 향했다. 문은 열려 있었고, 적막이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단단하고 낯선 기운이 가슴을 눌렀다. 조심스레 스위치를 켰지만, 희미한...
허정희
[독자기고] 흙 2025.11.07 (금)
큰아버지 식구들이캐나다로 이민을 간다큰어머닌 눈이 빨갛다한수, 현수는얼굴이 빨갛다한수, 한수, 한수현수, 현수, 현수이름부터자꾸자꾸 멀어진다그런데  큰아버진 어딜 가셨지?고개 돌려보니공항 밖 화단에 앉아 계신다가만가만  흙을 만지고 계신다
김종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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