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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 2017.01.14 (토)
겨울이 몸 속으로 슬그머니 들어온다소름 돗치듯 손발이 꽁꽁 조여오는 듯하다얼마나 추워 지려나시작도 안했는데 벌써부터 겁이난다 시간은 훌훌 흘러 가는데로 가고뒤따라 졸졸 어디쯤에 와 있는걸까 구름 사이에 숨어있던 햇님이 고개들어 인사한다화사한 미소와 따스한 온기잠시 머물다 작별을 한다창넘어 나무사이로 멀리 구름에 가린 해가 보이고쓸쓸히 서있는 전주가추워 보인다바람에 휘날리는 나무잎들이하나 둘 떠나고 나면회초리로...
오정 이봉란
숨박꼭질 하나 2016.09.10 (토)
이불만한 앞치마에한아름 꼬투리 담아논두렁 사이 걸어 오시는 할머니콩껍질 벗기면파란구슬 같은 통통한 알체에 받쳐 놓고쑥가루 섞은 쌀가루에뜨거운 물 부어힘껏 치댄솔방울 만큼 떼어내그속에 콩얼굴 묻고숨박꼭질 한다세모도 네모도 아닌삐뚤거린 꾹~누른 한조각가마솥에서 솔입향 입혀꺼낸 이름하여 송편할머니 입가에 솔잎향 피어나고손에든 하나어느새 내 입속으로 쏙~~숨어든다냠냠 ~~으~음 맛있다그 맛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숨박꼭질...
이봉란
어머니의 사랑은 2016.05.28 (토)
어머니의 사랑은굵은 손마디마디 적신 손끝에는사랑이란 샘물이 흐릅니다모진 세월가난을 이기고자 싸워 온지난날은상처와 주름으로 얼룩져 있고희망이자 용기가 되었던 자식들은이렇게 장대같이 컸습니다어머니의 가슴마다 못 박힌 한언제 풀어 보시련지애써 일구어 놓은 삶 앞에찾아온 병누워 자식 맞아들이는 그 일 또한 마음 아파자식 손 어루만지며못내 눈물...
오정 이봉란
낙엽을 밟으면 2015.10.17 (토)
노~란 단풍잎 수북이 쌓인 이길을 걸으면멀리서 해맑은 미소를 띄우고 눈이 큰다가와 손을 잡고 반기던 네가 생각나낙엽 밟는 소리가 내마음을 울리고하늘 저편 너의 얼굴이 그려져한번만 단 한번만이라도다시 볼 수 있다면 그렇게 헤어지진 않을텐데미워하지도 않았는데 말없이 우린헤어져야만 했는지낙엽을 밟으면 또다시 생각이 나네
이봉란
수박을 먹다보면 2015.06.12 (금)
빠~알갛게잘 여문수박을 먹다보면생각이콱 찬 아이를 보는것 같아단물이 흥건히고이는 걸 보면그 녀석은 분명 진국일 거야햇살을 자알받은 탓에내 머리 속에도생각의 씨앗들이꼭 꼭 꼭 여무는 것 같아가슴 속에도사랑이
이봉란
그리움 2015.03.07 (토)
장롱속 한 켠에 놔두었던 오래 된 사진첩우연히 바라보다 꺼내든 캐캐묵은 빗바랜 사진들한 장,두 장, 넘기면 그 추억의 시간으로 들어가고두 갈래 곱게빚어 내린 머리환한 얼굴, 벚꽃보다 고운 너를 들어내며무엇이 그리 좋은지두 손으로 배를 부여잡고 웃는파랑새를 바라보듯 행복한 미소가 눈이부셔바라보는 눈엔 작은 이슬이 맺이는데얼굴은 환하게 웃는다 .따뜻한 햇살아래 개나리, 진달래,벚꽃들눈 튀우면돌계단 위에 서서안경낀 눈이 큰 아이가...
이봉란
어느날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예쁘게 생긴 어느 소녀에게"세상에 다시 태어난다면"하고 물었다몸이 불편하지 않은 비장애인으로 태어났으면 좋겠다는 말을 할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나의 어머니의 어머니로 태어나고 싶다""그래서 이 생에서 어머니에게 내가 받은 모든 은혜와 고마움을 내어머니의 어머니로 태어나서 그 무한한 사랑과 정성을 갚고 싶다".어머니가 자식에게 주는 무한하고 진정한 사랑아픈 아홉개를 다 주고도 하나를 더 주고...
이봉란
이별의 끝은 2014.09.05 (금)
따르릉~~잠에서 깨기도 전에 울리는 전화벨전화기를 타고 들리는 낮익은 목소리부음을 알린다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꿈인가?몇칠 전 점심을 먹고 함께 영화도 보고이야기도 나누었는데...영문도 모른 채 준비하지도 못한 이별가버린 긴~시간속에 서로의 사랑과 정미움 때론 원망과 회환이한순간에 연기처럼 날아가 버린빈 허공에 못다한 이야기끝마쳐야 하는지죽도록 사랑하지는 않아도서로를 잘알아나보다 더 편한 나로 생각 했었는데텅비어 버린...
이봉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