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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IA 잡오퍼 점수 부활 하지만 이제 ‘고임금·자격’ 없으면 의미 없다

Justin Shim justin.shim@cannestimm.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26-03-23 12:20

둥지이민에서 들려주는 이민이야기

최근 캐나다 이민 정책 흐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변화 중 하나는, 한때 전격적으로 폐지되었던 Express Entry의 ‘잡오퍼 점수’가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공식 문서에서 언급되었다는 점입니다. 불과 1년 전, 캐나다 정부는 LMIA 기반 잡오퍼 점수가 시장을 왜곡하고 일부에서는 이를 악용한 거래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판단에 해당 점수를 과감히 제거했습니다. 그 결과, 기존에 잡오퍼를 기반으로 점수를 확보해왔던 지원자들은 하루아침에 50점에서 많게는 200점까지 CRS 점수가 하락했고, 반대로 잡오퍼 없이 순수 인적 자본 점수로 경쟁하던 지원자들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올라서게 되면서 Express Entry의 경쟁 구도는 완전히 재편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IRCC가 발표한 2026~2027 Departmental Plan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다시 뒤집을 수 있는 방향성이 제시되었습니다. Express Entry 전반에 대한 개편을 예고하면서, 그 핵심 요소 중 하나로 ‘고임금 직군에서의 잡오퍼 및 캐나다 경력에 대한 점수 부여’를 다시 도입하겠다는 계획이 포함된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단순히 과거 제도로의 회귀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기준과 목적을 가지고 재설계된다는 데 있습니다.

 

과거의 잡오퍼 점수는 그 자체로 매우 강력한 변수였습니다. 일정 요건을 충족한 LMIA 기반 잡오퍼만 확보하면 최소 50점, 특정 고위직군의 경우 200점까지 추가 점수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Express Entry에서 당락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문제는 이 구조가 실제 노동시장 수요와 무관하게 점수 확보 수단으로 활용될 여지를 만들어냈다는 점입니다. 일부에서는 금전 거래를 통해 LMIA를 확보하는 사례까지 등장했고, 이는 제도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 되었습니다. 결국 정부는 제도의 공정성을 회복하기 위해 해당 점수를 전면 폐지하는 결정을 내렸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언급된 ‘잡오퍼 점수’는 그 성격이 명확히 다릅니다. IRCC는 “고임금 직군(high wage occupations)”이라는 조건을 명시하며, 해당 직군 내에서의 잡오퍼와 캐나다 경력에 한해서만 점수를 부여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처럼 단순히 잡오퍼의 존재 여부만으로 점수를 주는 구조가 아니라, 해당 직무가 캐나다 경제에 얼마나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함께 평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다시 말해, 이제는 “잡오퍼가 있느냐”가 아니라 “어떤 수준의 직무에서, 어떤 임금 조건으로 일하고 있느냐”가 핵심 평가 기준으로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포인트는 ‘고임금’의 기준입니다. 현재까지 IRCC는 Express Entry 내에서 이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이미 다른 이민 제도에서는 참고할 수 있는 기준이 존재합니다. 대표적으로 Temporary Foreign Worker Program에서는 특정 직무의 시급이 해당 주의 중위임금 이상일 경우 이를 ‘고임금’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이 기준은 매년 업데이트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5년 기준으로 브리티시컬럼비아는 약 36.60달러, 온타리오는 36달러 수준이 중위임금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기준이 그대로 Express Entry에 적용될지는 아직은 미정이지만, 최소한 향후 이민 심사에서 지역별 임금 수준과 직군의 시장 가치가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번 개편 방향에서 눈에 띄는 또 하나의 축은 ‘규제 직군(regulated occupations)’에 대한 우대입니다. 캐나다에서는 의료, 간호, 엔지니어링, 기술직 등 상당수 직업군이 주정부 또는 전문 협회의 인증을 받아야만 정식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이러한 자격을 취득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Express Entry를 통해 영주권을 취득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실제 취업 단계에서 벽에 부딪히는 사례가 적지 않았습니다. IRCC는 이러한 비효율을 인식하고, 이미 해당 직군에서 요구하는 자격증이나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지원자에게 추가적인 보상 체계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이민 가능성”이 아니라 “정착 가능성”까지 함께 평가하겠다는 정책 방향의 변화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히 Express Entry 내부의 점수 구조 변경에 그치지 않습니다. IRCC가 동시에 언급하고 있는 Talent Attraction Strategy와 함께 보면, 캐나다 이민 정책 전반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제 캐나다는 더 많은 이민자를 받는 것보다, 실제로 노동시장에 즉시 투입될 수 있고 경제적 기여도가 높은 인재를 선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카테고리 기반 선발 확대, 특정 직군 중심 초청, 그리고 이번과 같은 고임금·자격 중심 평가 기준 강화는 모두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 변화입니다.

 

결국 이번 발표가 시사하는 바는 매우 분명합니다.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점수를 ‘만드는’ 전략은 점점 한계를 드러내고 있으며, 앞으로는 개인의 경력, 직무 수준, 임금 구조, 그리고 자격 요건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경쟁력이 요구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LMIA를 확보하거나 형식적인 경력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는 더는 안정적인 이민전략을 설계하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대신 어떤 직군으로 진입할 것인지, 해당 직군이 고임금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지, 그리고 필요한 자격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장기적인 설계가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정리해보면, Express Entry에서 잡오퍼 점수가 다시 논의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점수가 어떤 기준으로 다시 설계되고 있는가입니다. 이번 변화는 단순한 제도의 복원이 아니라, 캐나다가 어떤 인재를 선별하겠다는 기준 자체를 다시 정의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이민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점수 경쟁이 아니라, 개인이 가진 ‘실질적 가치’를 얼마나 입증할 수 있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단기적인 점수 전략이 아니라, 변화하고 있는 기준을 정확히 읽고 그에 맞는 방향으로 경로를 설계하는 것입니다. 결국 캐나다 이민은 점수를 쌓는 게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과정으로 점점 더 명확하게 바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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