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이민의 시대, 끝이 아니라 방향이 바뀐 것입니다. 2025년 한 해 동안 캐나다 이민 시장을 흔든 가장 큰 사건은 점수의 상승이나 기준의 미세 조정이 아니라, 사람들이 “이제는 이것만 하면 된다”고 믿어왔던 영주권 루트들이 실제로 멈춰 섰다는 사실입니다. 주정부 이민 스트림이 닫히고, 영주권 파일럿이 조기 종료되며, 케어기버와 농식품, 퀘벡 경험이민, 그리고 결국 연방 스타트업 비자까지 신규 접수가 중단되는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히 “문이 닫혔다”는 공포로 끝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의 캐나다는 누구나 오래 버티면 영주권을 주는 구조를 접고, 국가가 필요한 인재를 더 빠르고 더 관리 가능한 방식으로 선별하겠다는 방향을 명확히 드러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칼럼의 핵심은 ‘막힌 길을 한탄하는 것’이 아니라, ‘막힌 길 이후에도 남아 있는 길을 어떻게 현실적으로 설계할 것인가’에 있습니다.
우선 2025년에 중단되거나 종료된 프로그램들을 보면, 캐나다 정부가 무엇을 부담으로 느끼는지 그대로 드러납니다. 온타리오의 OINP Express Entry Skilled Trades Stream은 2025년 11월 14일을 기점으로 전면 종료되었는데, 단순히 수요가 많아서가 아니라 시스템적 허위신청과 사기 문제를 이유로 들며 신규 접수를 받지 않았고 이미 제출된 신청서까지 반환하는 강경한 조치를 택했습니다. ‘기술직은 필요하지만, 신뢰를 무너뜨리는 구조는 더 이상 유지하지 않겠다’는 메시지입니다. 서스캐처원의 SINP는 2025년 3월 27일부로 Entrepreneur, International Graduate Entrepreneur, Farm Owner/Operator를 모두 중단하면서 앞으로 재개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사업이민이 사라졌다기보다, “주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 사업이민의 형태를 다시 정리하겠다”는 의미에 더 가깝습니다. 뉴브런즈윅은 2025년 초 NB Student Connection Pathway를 “2025년에 돌아오지 않는다”고 밝히며 유학생 연결 루트를 끊었고, 일부 우선직군 경로도 EOI 접수를 멈췄지만 구체적인 재개 계획은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BC는 더 상징적입니다. 2025년 1월 7일 국제 대학원 스트림(IPG)을 닫았고, 그 대안으로 학사·석사·박사 신규 스트림을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4월 14일 “할당량이 회복될 때까지 무기한 보류”를 발표하며 결국 문이 닫혔습니다. 유콘의 커뮤니티 영주권 프로그램 파일럿도 6월 30일로 예정 종료되며 연장 없이 마무리됐습니다. 이 모든 사례를 관통하는 흐름은 하나입니다. ‘연결성만 있으면 열려 있던 문’이 ‘국가가 지금 당장 필요로 하는 방식으로만 열리는 문’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연방 차원에서도 같은 기조가 반복됩니다. 퀘벡은 2025년 11월 19일부로 퀘벡 경험이민(PEQ)을 종료했고, 사실상 2024년 10월 31일부터 멈춰있던 프로그램을 공식적으로 정리했습니다. 퀘벡의 산업별 영주권 파일럿(식품가공, 요양보조, AI/IT/VFX)도 2026년 1월 1일로 예정 종료가 확정되었고, 대부분 이미 캡에 도달했습니다. 농식품 영주권 파일럿은 수요가 너무 많아 원래 종료 예정(2025년 5월 14일)보다 앞선 2월 13일에 조기 마감됐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가장 충격적으로 받아들인 것이 홈케어워커 이민 영주권 파일럿입니다. 2025년 12월 19일, IRCC는 두 개의 홈케어워커 영주권 파일럿(아동 돌봄, 홈서포트)이 장기 중단되며, 재개가 2030년 3월 30일 이후로 미뤄진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첫날 몇 시간 만에 캡이 차고, 2026년 봄 재개 기대가 있었던 프로그램을 ‘장기 중단’으로 돌린 것은, 단지 수요 폭증 때문만이 아니라 운영 가능한 범위로 제도를 다시 설계하겠다는 의미로 읽혀야 합니다. 여기에 2025년 말, 연방 스타트업 비자 프로그램은 12월 31일을 끝으로 신규 접수를 중단했고, 처리기간이 10년 이상으로 늘어나는 구조적 한계를 사실상 인정했습니다. 동시에 자영업자(Self-Employed) 프로그램의 중단도 “추가 공지까지 연장”되며, 사업·창업 계열의 연방 루트가 한꺼번에 얼어붙는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이쯤 되면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지점은 하나입니다. “그럼 이제 뭘 해야 합니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지금의 캐나다 이민은 ‘루트’가 아니라 ‘전략’의 싸움으로 넘어갔습니다. 하나의 프로그램만 바라보고 달리는 방식은 위험해졌고, 본인의 직업·경력·언어·지역 선택을 조합해 “다중 경로”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다중 경로의 중심에 다시 올라온 것이 Express Entry입니다. Express Entry는 여전히 TEER 0~3 직군 중심의 핵심 시스템이며, CEC·FSW·FST 중 하나의 기본 자격을 갖춘 뒤 프로파일을 만들어 기회를 기다리는 구조입니다. 중요한 것은 2025년 이후 Express Entry가 단순 점수 경쟁이 아니라, 카테고리 기반 선별로 ‘정부가 필요한 인재를 따로 뽑는 장치’가 되었고, 이 카테고리 선발은 일반 CEC보다 컷오프가 낮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온타리오 숙련기술 스트림이 닫혔다고 해서 기술직이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동일한 분들이 연방 Trades 카테고리 선발로 방향을 전환할 수 있고, 실제로 최근 Trades 선발은 505점 수준에서 이뤄졌다는 점은 ‘대체 루트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숫자로 보여줍니다. 즉, 닫힌 문은 주정부의 특정 스트림이었지만, 일자리와 직군 수요가 존재하는 한 연방 시스템에서는 다른 방식으로 선발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주정부 이민도 “끝났다”가 아니라 “형태가 바뀌었다”가 정확합니다. 2025년의 PNP 중단은 할당량 압박, 프로그램 운영 부담, 그리고 일부 스트림의 신뢰 훼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법은 한 주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같은 주 내 다른 스트림을 찾거나 타주로 설계를 넓히는 것입니다. 뉴브런즈윅의 경우도 학생 연결 경로는 사라졌지만, 졸업 후 ‘실제 고용’이 있다면 NB Express Entry Stream 내의 NB Employment 경로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안내했습니다. BC의 학생 스트림이 멈췄다고 해서 BC 자체가 닫힌 것이 아니라, BC에서 가능한 방식이 ‘학력’에서 ‘고용주 기반’ 또는 ‘지역 기반’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어야 합니다. 결국 지금은 “나는 이 주에서 반드시 해야 한다”가 아니라 “내 조건으로 가장 빨리 열릴 수 있는 주는 어디냐”를 먼저 계산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이 흐름에서 2026년 이후 더 중요해질 축이 지역 기반 프로그램입니다. 대서양 이민(AIP), 농촌 커뮤니티 영주권 파일럿(RCIP), 프랑코폰 커뮤니티 영주권 파일럿(FCIP)은 공통적으로 점수보다 ‘지역 일자리’와 ‘정착’을 요구합니다. 즉, 고용주 지정 및 지역의 엔도스먼트라는 절차가 들어가지만, 반대로 말하면 중앙정부가 가장 원하는 방식인 임시체류자를 줄이고, 실제 노동력 공백을 메우며, 지역사회 정착까지 유도하는 방식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AIP는 처리기간이 약 37개월로 길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만큼 정책적으로 갑자기 사라질 가능성이 낮고, 지역 고용주와 연결된 사람에게는 확실한 ‘장거리 트랙’이 될 수 있습니다. RCIP와 FCIP는 참여 커뮤니티가 공개하는 우선 산업과 직종 리스트를 기준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해당 커뮤니티가 필요로 하는 직군에 들어가면 전략의 난이도가 크게 낮아집니다. 특히 FCIP는 불어(NCLC 5)를 요구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불어를 갖춘 분들에게는 영어권 이민 시장에서 별도의 ‘우선권’이 생기는 구조입니다.
농식품 영주권 파일럿이 닫힌 분들에게도 해법은 분명합니다. 해당 영주권 파일럿의 대상 직군 중 일부는 Express Entry의 숙련직(예: NOC 63201, NOC 82030) 범주에 들어가며, 특히 NOC 63201은 농업·농식품 카테고리 선발과 연결될 여지가 있습니다. 그 외 직군은 PNP 또는 지역 영주권 파일럿이 대안이 됩니다. 예를 들어 서스캐처원은 사업이민을 닫았지만, 농업 인력 수요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며, 특정 농업 인력 경로(예: Agriculture Talent Pathway처럼 동일·유사 직군을 타겟하는 스트림)로 설계를 바꿔볼 수 있습니다. 또한 RCIP 커뮤니티들은 2025년에 농업·식품가공 직군을 우선순위로 둔 곳들이 있었고, 2026년에도 노동력 부족이 지속된다면 유사한 수요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영주권 파일럿 하나가 닫혔다고 해서 산업 수요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신청 통로가 ‘연방 영주권 파일럿’에서 ‘지역·주정부·연방 카테고리’로 분산되는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홈케어워커 영주권 파일럿이 2030년까지 멈춘 상황에서도, 돌봄·교육·헬스케어 계열이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네 개 직군 중 숙련직으로 분류되는 NOC 42202(유아교육)와 NOC 33102(간호조무/요양보조 계열)는 Express Entry에서 다룰 수 있고, 각각 교육 카테고리와 헬스케어·소셜서비스 카테고리 선발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비숙련으로 분류되는 NOC 44100, 44101 역시 주정부 지명 또는 지역 영주권 파일럿에서 꾸준히 우선순위로 다뤄져왔고, 실제로 매니토바는 44101을 반복적으로 초청해왔으며, 온타리오 역시 33102와 42202를 타겟으로 한 선발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즉, 홈케어 영주권 파일럿이 닫혔다면 “직군을 포기하라”가 아니라 “직군은 유지하되, 루트를 연방 영주권 파일럿에서 EE 카테고리·PNP·RCIP로 바꾸라”가 현실적인 해답입니다.
창업이민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타트업 비자가 닫혔다고 해서 ‘사업가의 길’이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다만 연방은 적체와 처리기간 문제로 기존 구조를 정리하고, 2026년에 새로운 기업가 루트를 예고했습니다. 그 사이의 현실적인 대안은 주정부 사업이민입니다. BC의 Base/Regional, 앨버타의 Rural/Farm/Graduate 계열, 매니토바의 Business Investor, 노바스코샤·뉴펀들랜드의 Entrepreneur 계열처럼, 실제 운영되는 스트림들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중요한 것은 과거처럼 “아이디어만 있으면 된다”는 시대가 아니라, “자본·경력·지역 정착 계획·고용 창출”을 요구하는 구조로 선별이 강화되었다는 점이고, 따라서 창업이민은 특히 더 ‘서류 설계’가 아니라 ‘사업 실행 가능성’으로 평가받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2025년 말 EMPP(경제이동성 영주권 파일럿)가 종료된 부분 역시 절망의 신호만은 아닙니다. 연방은 EMPP의 성과를 기반으로 새로운 상설 프로그램을 예고했고, 2026–2028 이민계획 안에는 보호대상자(Protected Persons) 약 115,000명을 일시적으로 영주권으로 전환하는 정책도 포함되어 있어, 2026년에 추가 세부안이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즉, 이 영역은 ‘종료’가 아니라 ‘상설화로 넘어가기 전 공백기’로 해석해야 정확합니다.
결국 2025년의 중단 러시는 캐나다 이민이 사라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캐나다가 “누구나 도전하는 이민”에서 “필요한 인재를 관리하는 이민”으로 전환했다는 선언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희망을 말로 붙잡는 것이 아니라, 조건을 기준으로 희망을 설계하는 일입니다. 특정 프로그램 하나만 바라보던 방식에서 벗어나, Express Entry 카테고리 가능성, 주정부 대체 스트림, 지역 영주권 파일럿의 우선 직군, 대서양·불어 트랙, 그리고 사업이민의 주정부 전환까지 한 사람의 상황에 맞춰 다중 경로를 세팅해야 합니다. 캐나다 이민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캐나다가 사람을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제는 체류 기간이나 대기 시간보다, 지금 캐나다가 필요로 하는 인재인지 여부가 훨씬 더 중요한 기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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