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파월, 금리 인하 시사··· “정책 기조 조정할 필요 있다”

뉴욕=윤주헌 특파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5-08-22 07:28

NYT “금리 인하 재개 준비 강력한 신호”
“노동 시장 위험 현실화되면 해고 증가와 실업률 상승”
“관세 영향은 단기적이라는 게 기본 시나리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Federal Reserve Flickr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2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그는 이날 와이오밍주(州)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높은 차입 비용이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고 노동시장은 둔화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위험은 억제되고 있다”면서 “우리의 정책 기조를 조정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파월은 이날 “‘위험의 균형(balance of risks)‘이 바뀌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는데 이는 그동안 인플레이션을 우려했다면 이제는 노동 시장으로 위험이 옮겨 갔다는 점을 의미한다. 뉴욕타임스는 “연준이 곧 금리 인하를 재개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지금까지 중 가장 강력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면서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드러나는 노동 시장의 취약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을 목표로 하는 연준은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연 4.25~4.5%로 0.25%포인트 낮춘 뒤, 지난달까지 총 5차례에 걸쳐 동결했다. 지난 4월 본격화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글로벌 관세로 인한 영향이 물가를 자극해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현재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하고,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3.1%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전문가들은 물가가 연준의 목표치(2%)보다 높지만 금리 인하를 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고용은 불안하다. 지난주(8월 10~16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5000건으로 시장 예상치(22만6000건)를 넘어섰고, 이달 1일 미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5~6월 일자리 확정치(수정치)에서도 비농업 일자리 증가 폭이 두 달 합쳐 당초 발표보다 25만8000명이 줄어드는 등 고용 감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파월은 이날 발언에서 직접적으로 다음 달 금리 인하를 명시적으로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인하에 극도로 신중했던 모습과 확연히 다른 발언을 내놨다. 그는 최근 월간 고용 증가세 둔화에 대해 기업들의 고용 수요 감소 때문인지 아니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으로 인한 노동 공급 감소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파월은 “노동 시장이 ‘이상한 종류의 균형’ 상태에 놓이게 됐고 이례적인 상황은 고용에 대한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위험이 현실화되면 급격한 해고 증가와 실업률 상승이라는 형태로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서 파월은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관세가 지속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지는 않았다. 그는 관세가 상품 가격에 영향을 주는 상황에 대해 “이제는 분명히 눈에 보인다(are now clearly visible)”면서도 “합리적인 기본 시나리오는 그(관세) 영향이 비교적 단기적이며 물가 수준의 일회성 상승으로 그친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 “관세 인상 효과가 공급망과 유통망을 통해 반영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잭슨홀 심포지엄은 세계 중앙은행 총재 등 전 세계 경제정책을 다루는 고위급 인사들이 모여서 세계 경제와 정책 현안에 관해 의견을 나누는 학술 행사다. 연준의 12지점 중 하나인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이 1982년부터 미 서부 휴양지인 잭슨홀에서 열어왔다. 미국의 통화정책을 책임지며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연준 의장은 이 행사에서 매년 기조발언을 통해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메시지를 전했다. 웅장한 티턴산을 마주 보고 있는 잭슨홀에서 나오는 메시지에 전 세계 금융시장이 들썩일 정도로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티턴산의 계시’라고 불리기도 한다. 올해는 2018년부터 연준 의장을 맡아 온 파월이 기조연설을 하는 사실상 마지막 잭슨홀 심포지엄이었다.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준에 기준금리 인하 압박을 펼치는 가운데 심포지엄이 열려 더욱 관심이 집중됐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NYT “금리 인하 재개 준비 강력한 신호”
“노동 시장 위험 현실화되면 해고 증가와 실업률 상승”
“관세 영향은 단기적이라는 게 기본 시나리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Federal Reserve Flickr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2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그는 이날...
▲전 세계적 인기를 얻은 중국 완구 기업 팝마트의 캐릭터 인형 ‘라부부’의 위조 제품.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 제공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중국 완구 기업 팝마트의 캐릭터...
“미군이 우크라에 주둔하는 방안
백악관 온 유럽 정상 7명과 논의”
젤렌스키, 영토 넘기는 답은 안해
▲18일 열린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 회담에서 ‘리얼아메리카보이스’의 브라이언 글렌(오른쪽 가운데)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복장과 관련한 말을 하고 있다....
하와이 / Getty Images Bank여름휴가 목적지로 자연환경이 아름다운 관광지를 계획하고 있다면 호텔 숙박료 외에도 추가 세금을 고려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새로운...
라이언과 그의 가족들. /KHOU11미국 텍사스주 커 카운티 일대에 폭우가 몰아닥친 지난 4일 새벽, 식당 접시 닦이 일을 마치고 잠을 자던 줄리언 라이언(27)의 트레일러 주택에 빠른 속도로...
'확대 브릭스 정상회의' 주도해놓고
시진핑, 13년 만에 처음으로 불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UN Geneva Flickr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7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17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불참하기로 하면서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어리석고 완고한 사람"이라며 또 원색적 비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 Federal Reserve Flickr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7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24일...
에어인디아 추락사고 생존자 비슈와스 쿠마르 라메시(Ramesh)씨의 모습 /힌두스탄타임스 제공추락 사고로 탑승자 242명 대다수가 사망한 인도 여객기에서 한 승객이 기적적으로 생존했다....
트럼프 "머스크는 미쳤다"···머스크 "나 없었으면 대선 패배"
지난달 30일 미 워싱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린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 수장의 고별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 White House Flickr도널드 트럼프 미국...
마라톤 협상 끝에 '빅딜' 합의
지난 2019년 6월 28일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White House Flickr관세를 경쟁적으로 올리며 무역 전쟁을 벌여온 미국과...
경찰 "사인 조사 중... 범죄 혐의점은 없어"
60여년간 100여편 출연, 오스카·골든글로브 석권
2003년 미국 캘리포니아 비벌리힐스에서 열린 제6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함께 참석한 배우 진 해크먼과 배우자 벳시 아라카와. /X아카데미 연기상을 두 차례 받은 할리우드 배우 진...
캐나다도 2012년에 1센트 주조 중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센트 주조 중단을 지시했다 / Getty Images Bank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센트 주조 비용이 상승하고 있다는 이유로 재무부에 새로운 1센트 동전 주조를...
'통상위협 대응 조치 발동'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글로벌 ‘관세 전쟁’의 불똥이 테크 업계로까지 번지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대응 수단으로 세계 주요국이 미국 빅테크 제재...
일본항공 항공기 날개가 델타항공 항공기 꼬리날개를 관통한 모습./엑스(X·옛 트위터)미국에서 항공기 관련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이번엔 워싱턴주 시애틀공항 활주로에서 여객기...
여객기 사고로 세상을 떠난 한인 변호사 사라 리 베스트와 남편인 다니엘 솔로몬. /워싱턴포스트미국 워싱턴DC 인근에서 발생한 여객기와 군용 헬기의 충돌 사고로 한인 변호사도 희생된...
WP "트럼프, 단속 기관에 할당량 대폭 늘리라 지시"
사진출처= Donald Trump Facebook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일주일 만에 불법 이민자 단속을 미국 전역으로 확대하며 속도전에 나섰다. 다수의 연방 기관이 동원된 대대적 단속 결과...
사진출처= 밴쿠버조선일보 DB5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휴전에 전격 합의했다. 전쟁 발발 467일 만이다.로이터는 이날 최종 협상안에 대한 브리핑을 받은 관계자를 인용...
미 캘리포니아 팰리세이즈 화재 피해를 입지 않은 게티 빌라의 모습. 주변은 화재로 잿더미가 됐다. /게티 빌라 X(옛 트위터)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팰리세이즈 화재가 세계적인...
캘리포니아 대형 산불에서 유일하게 불에 타지 않은 주택. /뉴욕포스트지난 8일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시작한 대형 산불이 말리부 지역을 휩쓸며 수백...
9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명물 할리우드 사인이 있는 할리우드 힐스에 산불이 발생했다. /ABC7미국 서부 최대 도시인 로스앤젤레스(LA)의 대형 산불이 계속 확산하면서 LA의...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