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美 볼티모어 교량·선박 충돌 "6명 실종·2명 구조”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4-03-26 12:40

볼티모어항 폐쇄··· 자동차 수출입 영향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州) 볼티모어 퍼탭스코강을 가로지르는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의 교각에 26일 오전 1시 28분쯤 화물 컨테이너선(船) ‘달리’가 충돌한 뒤 교각과 다리 본체가 무너졌다. 

해당 선박은 충돌 직전 ‘조난 신호’(Mayday call)를 보냈고, 조난 신호를 접수한 당국이 즉각 차량 통행을 통제하면서 대형 참사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다만 당시 다리 위에서 작업을 하고 있던 인부 8명 중 6명은 아직(현지 시각 오후 4시 현재) 실종된 상황이다.

이날 공개된 사고 영상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30분쯤 달리호는 충돌 전 추진력을 잃고 교량 기둥 하나에 맥 없이 부딪혔다. 이 때문에 1.6마일(약 2.57km) 길이의 4차선 교량이 무너져 내렸다. CNN은 “(충돌 4분전부터) 배의 불이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하더니 교각으로 방향을 틀어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는 이날 달리호가 충돌 직전에 조난 신호(Mayday call)를 보냈고, 이 때문에 당국자들이 사고 직전에 교량의 양쪽 끝에서 차량을 통제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무어 주지사는 “조난 신호가 왔을 때 교량을 통제한 당국자들에게 감사하고, 이들이 영웅이다”며 “이들이 지난 밤 생명을 구했다”고 했다.

사고 발생 초기 볼티모어 소방당국은 언론을 통해 “교량 위에 다수의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했었는데 차량이 통제되지 않았다면 인명 피해가 확산될 뻔 했다는 지적이다.

구조 당국은 “드론, 적외선 카메라, 소나 등 첨단장비를 투입해 실종자들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무너진 다리 현장은 수심이 12~15m에 달하고 조류도 강해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은 전했다. 사건 현장에는 볼티모어 경찰 뿐 아니라 미국 연방수사국(FBI)도 투입됐다. FBI는 “테러와 연관이 있다고 의심할 신뢰성 있는 정보는 없다”고 발표했다.

한편, 이날 새벽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가 붕괴되면서 미국 동부의 주요 수출입항인 볼티모어항도 함께 폐쇄됐다. 볼티모어항은 대서양과 미국을 연결하는 주요 수출입항으로 지난해 한 해 동안 5200만t의 국제 화물을 처리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800억달러(107조원) 수준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이를 의식한 듯 이날 백악관 긴급 기자회견에서 “볼티모어 항구는 미국의 최대 자동차 및 경트럭 수출입 항구로 약 85만대가 매년 이곳을 통과한다. 가능한 빨리 이 항구를 다시 가동할 것”이라며 “5만개의 일자리가 이 항구에 달려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항구 폐쇄 장기화가 미국은 물론 전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에서 가장 바쁜 항구 중 하나인 볼티모어항 폐쇄 결정은 볼티모어시 전체를 훨씬 넘어서는 경제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메릴랜드주 당국은 이날 다리 붕괴 직후 항구 운영을 무기한 중단했다. 볼티모어항은 작년 5200만t의 국제 화물을 처리했는데 이는 미국 항구 중 9번째로 많은 규모다. 항구는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폐지, 고철, 자동차를 주로 수출하고 자동차, 소금, 제지, 석고, 합판 등을 주로 수입했다. 또 농기계와 건설 기계, 농산물을 취급하는 미국 최대 규모의 항만이다.

볼티모어 당국에 따르면 항구는 1만5000명명을 직접 고용하고 13만9000여명을 간접 고용하고 있다. 연간 3억9500만달러의 세수를 창출하는 등 메릴랜드주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1.6마일(약 2.6km)에 이르는 이 다리를 통해 연간 약 1130만대의 차량이 횡단한다.

이와 함께 지난해 자동차와 소형트럭 84만7000여대를 취급했는데 이는 13년 연속으로 미국 그 어느 항구보다 많은 양이다. 로이터는 볼티모어항을 이용하는 자동차 업체는 닛산, 도요타, 제너럴모터스(GM), 볼보, 재규어랜드로버, 폭스바겐 등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아우디, 람보르기니, 벤틀리 등 고급 차량도 이 항구를 통해 상당 수 오간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 때문에 이번 사고는 미국내 자동차 공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포드 자동차 관계자는 로이터에 “볼티모어항 폐쇄로 자동차 업체들은 자동차 운송을 다른 항구로 옮겨야 한다. 이로 인해 공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볼티모어의 국제항만노동자협회 로컬333의 스콧 코언 회장은 CNN에 “볼티모어 항구는 메릴랜드주 경제의 주요 엔진인만큼 이 사고는 경제에 매우 큰 부담을 주고 큰 문제를 야기할 전망”이라고 했다.

특히 아마존, 페덱스, BMW 등 포함한 여러 주요 기업들이 다리 북쪽 끝의 산업 단지에 물류 창고와 기타 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항구 폐쇄가 장기화될 경우 이들 기업의 물류가 서해안 항구로 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붕괴된 다리와 충돌한 화물 선박 ‘달리’는 현대중공업이 2015년에 건조했다. 약 300m 길이에 폭은 48m로 컨테이너 약 9천700개를 실어 나를 수 있으며 사고 당시 스리랑카 콜롬보로 가는 길이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볼티모어항 폐쇄··· 자동차 수출입 영향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항구에 있는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가 26일 선박 충돌 사고로 무너지는 모습. /유튜브미국 동부 메릴랜드주(州) 볼티모어 퍼탭스코강을 가로지르는...
美 퓨리서치센터 24국 국민 여론조사
“대의 민주주의 회의감 곳곳에서 증가··· 독재 지지로 이어져”
40국 선거 치르는 ‘수퍼 선거의 해’ 선거 결과 영향 미칠 듯
▲사진출처= Getty Images Bank세계 각국에서 대의(代議) 민주주의에 대해 회의감이 커지는 가운데 독재·권위주의 정부 체제에 대한 선호가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는 국제 여론조사 결과가...
상당수 베이비붐 세대 ‘실버 쓰나미’ 트럼프 “강제 수용” 정치 쟁점화
미국에서 노숙자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어났다고 미 당국이 15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주거 비용 상승 및 불법 이민자 증가, 펜대믹 종료로 인한 정부 지원 감소 등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미 정부는 분석하고 있다. 특히...
최근 출간 ‘머스크 평전’ 후폭풍
미 연방 상원은 15일(현지 시각)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의 우크라이나전 개입 의혹에 대한 조사 방침을 밝혔다. 머스크가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인 ‘스타링크(starlink)’ 통신망을 일시 차단해 우크라이나의 대러 군사작전을 막았는지...
8일 새벽(현지 시각)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시작된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55명(11일 오전 2시 기준)까지 늘어났다. 현재 진화 작업에 큰 진척이 없는 데다가 생사가 파악되지 않은...
中 방첩법 등 시행에 맞춰 공지
미 국무부가 중국 본토, 홍콩, 마카오에서 자의적인 구금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이들 지역에 대한 여행을 재고할 것을 권고하는 안내를 최근 게시했다. 중국이 방첩법을 강화하고 대외관계법을 제정해 외국인들이 중국 당국에 구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이...
바이든 대통령 발언 두고 “아무도 설명 못해”
“이봐, 신이시여 여왕을 지켜주소서.(God save the queen, man.)”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각) 외부 일정 중 지난해 서거한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가리키는 듯한 발언을 해 또 다시 말 실수 논란이 불거졌다. 미 언론들은 바이든...
변호사 남편 사이트에 “아메리칸 드림 자부심··· 두 아들 지켜보는 것 즐겨”
홀로 남은 6살 아들 회복 중
후원 모금 사이트에 후원자 4000명 넘어
▲텍사스주 쇼핑몰 총기난사로 숨진 조규성씨 가족을 위한'고펀드미' 모금 사이트. 조씨의 지인은 이 사이트에서 "그들의 장례식과 그밖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가족들을 돕기...
우크라는 민항기 운항 금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타깃으로 한 특별 군사작전을 승인했다고 AFP,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국 CNN 방송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와 동부 국경 도시 하르키우에서 연쇄적인 폭발음이 났다고...
‘백신 접종 의무화 폐지’ 집회
23일(현지 시각)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백신 접종 의무화 반대 집회에서 시위대들이 행진하고 있는 모습. 이날 주최 측은 약 2만명이 참가했다고 추산했다. /이민석 특파원“백신 접종...
트럼프 행정부 국가안보보좌관 기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존 볼턴이 2일(현지 시각)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對北) 정책을 두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멍하게 서 있었다”며 강력 비판했다. 사실상 북핵 문제에 수수 방관해 북한이 2021년 한 해 동안 핵 완성 및 초음속...
인력난 항공대란 장기화되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오미크론’ 변이에 폭설까지 이어지면서 지난 크리스마스 연휴부터 시작됐던 미국 내 항공대란이 평일인 27일(현지 시각)까지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항공편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flightaware)’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0분 현재 미국...
블링컨 장관 G7 외교장관회의 영국 방문 중 NBC 인터뷰서 ‘노르트 스트림 2′ 압박 예고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 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 중인 블링컨 장관은 이날 미 방송 NBC 인터뷰에 출연해 ‘러시아에 대해 유럽 동맹이 더 강력한 압박을 취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노르트 스트림 2 사업이 러시아를 움직이는 지렛대가 될 수 있을...
중국이 아프리카 중서부에 있는 적도기니 연안에 해군 기지를 건설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 시각) 미 기밀 정보를 입수해 보도했다. 중국이 실제 이 지역에 군사 시설을 건설할 경우, 중국 군함이 최초로 미 동부 해안 반대편에서...
대선 ‘경합 지역’ 아이오와주 여론조사 1년만에 격차 3%p 더 벌어져 “무당파 중 트럼프 지지층 더 생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2024년 ‘가상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두 자릿수로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바이든 지지율아이오와주 지역 일간지 ‘더모인레지스터’는  이른바 ‘스윙스테이트’(경합주)로...
공화당 정권서 일한 파월 장례식 민주당의 바이든·오바마 참석 부시 前대통령 부부도 애도 “파월의 적들도 그를 존경했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국무장관이자 합참의장이었던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의 장례식이 5일(현지 시각) 워싱턴DC 국립대성당에서 열렸다. 이날 장례식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 등 전·현직 대통령 3명과 고위 관료들이 대거 참석했다. 뉴욕타임스는 “파월의...
미국의 실패한 전쟁··· 아프간 20년만에 항복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15일(현지 시각)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진입하자 아프간 정부가 ‘백기’를 들면서 정권 이양 논의가 시작됐다. 지난 11일 탈레반이 아프간 남부의 제2도시 칸다하르를 함락한 지 불과 4일 만이다. 앞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카불...
CDC, 감염 확산 우려지역 내 임차인 퇴거금지 두달 더 유지
집세를 내지 못한 세입자들을 쫓아내지 못하게 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세입자 퇴거 유예’ 조치를 두고 미국 사회가 다시 분열하고 있다. 백악관과 민주당은 코로나 장기화로 소득이 급감한 세입자들이 길거리로 쫓겨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며 퇴거 금지를...
WHO 백신 양극화 우려에도… 부스터샷, 12세 미만 대상 접종 대비용 백신 디바이드(양극화) 심화 뚜렷
미국 정부가 화이자 코로나 백신 2억회 접종분을 추가로 구매했다고 백악관이 23일(현지 시각) 밝혔다. 오는 10월부터 내년 4월까지 미국에 공급될 이 물량은 향후 ‘델타 변이’에 대응하기 위한 ‘부스터 샷(3차 접종)’이나 12세 이하 어린이 접종을 위한 것이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