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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 들고 대피하던 민간인, 총성과 함께 쓰러졌다

김자아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4-01-27 16:03

지난해 11월 가자지구에서 대피하던 민간인이 총에 맞아 숨졌다. 사진 속 노란원의 오른쪽은 할라 크라이스, 왼쪽은 백기를 손에 쥔 손자 타옘 크라이스. /CNN 캡처
지난해 11월 가자지구에서 대피하던 민간인이 총에 맞아 숨졌다. 사진 속 노란원의 오른쪽은 할라 크라이스, 왼쪽은 백기를 손에 쥔 손자 타옘 크라이스. /CNN 캡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백기를 든 채 대피하던 민간인이 총에 맞아 숨진 영상이 공개됐다.

26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이 영상은 지난해 11월12일 가자지구 남부 해안마을 알 마와시에서 촬영돼 영국의 중동 전문 매체 ‘미들 이스트 아이’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숨진 민간인은 팔레스타인인 여성 할라 크라이스(57)로, 그는 당시 딸 사라 크라이스(18)와 손자 타옘 크라이스(4)를 비롯한 친인척 20명과 한 집에 머물고 있었다.

할라가 숨진 당시 상황은 딸 사라가 자세히 기억하고 있었다. 집 근처에서는 날마다 총성과 폭탄 터지는 소리가 천둥처럼 울렸다고 한다. 할라가 숨진 전날 밤에는 강렬한 폭격이 시작됐다. 가족들은 “집까지 날려버릴 수 있겠다”는 두려움에 피난을 결심했다.

아침이 되자 가족들은 분주하게 피난 짐을 꾸렸고, 할라는 그런 가족들을 위해 간단한 식사를 준비했다. 그때 대피로가 마련됐다는 이웃들의 외침을 듣고 할라는 손자 타옘의 손을 잡고 집 밖으로 나갔다. 타옘은 항복을 의미하는 백기를 들었다.

피난길은 불과 몇 초 만에 비극으로 바뀌었다. 다른 이웃들보다 몇 걸음 앞서 걷던 할라는 난데없는 총성과 함께 바닥에 쓰러졌다.

할라는 가슴 부분에 치명적 총상을 입었다. 할라의 남편이 그를 집으로 데려가 응급조치를 했지만 할라는 끝내 사망했다.

사라는 “어머니를 왜 쐈냐”며 “(이스라엘군은) 우리가 떠나도 안전하다고 느끼게 만들었다. 우리는 지시에 따라 백기까지 손에 쥐고 있었다”고 했다.

가족들은 이스라엘군이 민간인의 안전한 대피를 보장하기로 해놓고,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건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CNN은 위성 사진 등을 토대로 “할라의 피격 지점에서 서쪽으로 불과 200m 떨어진 곳에 이스라엘군이 주둔하고 있었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영상과 관련한 언론 질의에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답했다.

이 밖에도 가자지구에서는 민간인이 숨지는 장면이 담긴 영상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인권단체 ‘유로메드 인권 모니터’는 비무장 민간인 살해 사건 9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CNN도 민간인 사망 사례 4건을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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