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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죽은 게 축복” 통곡한 아버지, 50일만에 9세 딸 다시 만났다

최혜승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3-11-26 11:39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지난 25일(현지 시각) 밤 이스라엘과의 합의에 따라 2차 인질을 석방했다. 이로써 현재까지 하마스에 억류됐던 이스라엘 인질 26명이 살아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미국 CNN 등 외신은 이들이 50일 만에 가족과 재회하는 모습을 보도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죽은 줄로만 알았던 가족을 만난 이들도 있다. 그 중 한 명이 아일랜드 출신의 이스라엘인 토머스 핸드(63)와 그의 딸 에밀리 핸드(9)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등에 따르면, 에밀리는 지난달 7일 가자지구 인근 이스라엘 비에리 키부츠에 있는 친구 집에서 잠을 자던 중 하마스에 납치됐다. 에밀리는 이때 하마스의 공격을 받고 숨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딸의 사망 소식을 접한 토머스는 언론 인터뷰에서 “(딸이 죽었다는 건) 내가 아는 가능성 중 가장 좋은 소식”이라며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사람들에게 무엇을 하는지 안다면 차라리 죽음은 축복”이라고 했다. 눈물을 흘리며 비통한 심정을 전하는 그의 인터뷰는 전세계에 전쟁의 비극을 알렸다.

그런데 지난달 31일 토머스는 이스라엘군으로부터 깜짝 놀랄 소식을 들었다. 군 당국이 참사 현장에서 에밀리의 시신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에밀리와 함께 있던 친구 가족의 휴대전화 신호가 가자지구 내에서 잡혔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에밀리가 가자지구에 인질로 잡혀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걸 의미했다.

딸과 헤어진 지 50일 만인 26일 새벽 부녀는 결국 살아서 다시 만났다. 인질로 잡혀있는 동안 에밀리는 지난 17일 생일을 맞았고 9살이 됐다. 토머스는 딸을 꼭 껴안고 등을 쓰다듬으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26일(현지시각) 무장단체 하마스에 억류됐다 풀려난 에밀리 핸드(9)가 아버지의 품에 안기는 모습. /CNN
26일(현지시각) 무장단체 하마스에 억류됐다 풀려난 에밀리 핸드(9)가 아버지의 품에 안기는 모습. /CNN

그는 BBC에 “힘들고 복잡한 심경의 50일이 지나고, 이 감정을 표현할 만한 말을 찾을 수 없다”며 “에밀리를 다시 안아 행복하지만, 동시에 아직 돌아오지 못한 모든 인질을 기억한다며 그들을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24일에도 9세 아들과 아버지가 텔아비브 인근 슈나이더 아동 의료센터에서 재회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을 보면 1차 석방 명단에 포함됐던 오하드 문더(9)는 이스라엘군인을 따라 복도로 들어서고 아버지를 보자 반갑다는 듯이 한손을 번쩍 들었고, 이내 복도를 달려가 아버지의 품에 안겼다.

오하드는 지난달 7일 어머니,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하마스에 인질로 끌려갔다. 1차 석방에서 오하드와 어머니, 할머니는 풀려났으나 할아버지는 아직 억류된 상태다.

지난 24일 (현지시각) 하마스에게 억류됐다 풀려난 9세 소년 오하스 문더가 아버지를 향해 뛰어가 안기고 있다./ BBC
지난 24일 (현지시각) 하마스에게 억류됐다 풀려난 9세 소년 오하스 문더가 아버지를 향해 뛰어가 안기고 있다./ BBC

한편 하마스는 전날 밤 11시쯤 이스라엘인 13명을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인계했다. 이번 2차 석방으로 풀려난 이스라엘 인질은 3∼16세 미성년자 7명, 18∼67세 여성 6명이다.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 수감자 39명을 석방했다. 이는 이스라엘 인질 1명당 수감자 3명의 교환 비율에 따른 것이다. 하마스는 이날 태국인 4명도 함께 석방했다.

1차 석방에서도 하마스는 이스라엘 인질 13명을 석방했다. 이와 별도로 태국인 10명, 필리핀인 1명 등 인질 24명을 풀어줬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39명과 맞교환했다.

앞서 양측은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 240명 가운데 50명을 순차 석방하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150명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나흘간 교전을 멈추기로 지난 22일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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