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정 : 2023-08-28 08:41
영화 평가 플랫폼 ‘왓챠피디아’
관객 별점 7억개 분석했더니···
관객 별점 7억개 분석했더니···
‘이 영화 때문에 내가 평가한 다른 영화들의 평점을 하나씩 내려야만 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영화 평가 서비스 ‘왓챠피디아’에서 역대 별점 순위 1위인 영화 ‘쇼생크 탈출’에는 별 다섯개와 함께 이런 평이 달렸다. 왓챠피디아는 자신이 본 영화에 별점을 매기면 이를 바탕으로 취향에 맞게 영화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로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별점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적자에 시름 깊은 OTT ‘왓챠’의 마지막 보루이자, 영화인들이 별점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커뮤니티이기도 하다. 2012년 서비스를 시작한 왓챠피디아는 최근 누적 별점이 7억개를 돌파했다.
왓챠피디아에 별점 7억개의 데이터 분석을 의뢰해 평균 별점이 가장 높은 영화 10편과, 가장 낮은 영화 10편을 살펴봤다. 보편적인 평가를 위해 이용자 5만명 이상이 별점을 매긴 국내외 영화를 대상으로 집계했다. TOP 10은 이미 잘 알려진 명작들이긴 하나, 아직도 보지 않은 영화가 있다면 믿고 볼 수 있는 한국인의 인생 영화라 할 수 있다.
그래픽=정인성
영예의 1위는 5점 만점에 4.418점을 받은 쇼생크 탈출. 억울하게 교도소에 갇힌 남자의 탈옥기를 그린 쇼생크 탈출은 왓챠피디아뿐 아니라 세계 최대 영화 사이트 IMDb에서도 30년 가까이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어서 인셉션(4.373점), 인생은 아름다워(4.369), 다크나이트(4.368), 어바웃 타임(4.296) 순으로 높은 별점을 받았다.
영화 '인셉션'.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는 인셉션, 다크나이트, 인터스텔라(4.271)까지 세 편이나 10위 안에 들었다. 최근 개봉한 놀런 감독의 영화 ‘오펜하이머’는 현재까지 4만3000명이 별점을 매겼으며 평균 별점은 4.1점으로 전작인 인셉션, 다크나이트를 넘긴 어려워 보인다.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국내 영화는 한국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4.29)뿐이었다. 국내 영화만 놓고 보면 기생충에 이어 극한직업(4.19), 신세계(4.17), 타짜(4.16), 헤어질 결심(4.14) 순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5만명 이하로 비교적 적은 수가 봤지만 높은 별점을 받은 숨겨진 보석 같은 영화들도 있다. 자신을 세상에 태어나게 한 죄로 부모님을 고소하겠다는 당돌한 소년을 그린 레바논 영화 ‘가버나움’은 4.3점, 대만의 천재 감독 에드워드 양에게 칸 영화제 감독상을 안긴 영화 ‘하나 그리고 둘’은 4.1점, 달을 가꾸는 세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픽사의 단편 애니메이션 ‘달’은 4.1점을 받았다.
왓챠피디아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영화는 심형래 감독의 '라스트 갓파더'로 미국에서도 개봉했으나 "어색하고 썰렁하다"는 혹평을 받으며 흥행에 실패했다.
별점 최하위를 기록한 열 편은 안타깝게도 전부 한국 영화였다. 최악의 영화 1위는 영구가 마피아 대부의 숨겨진 아들이었다는 설정의 영화 ‘라스트 갓파더’(1.64점). “자꾸 웃음이 난다, 헛웃음이” ”무덤에서 기어나온 슬랩스틱. 다시 무덤에 넣고 싶다” 등의 혹평이 잇따랐다. 2위는 2011년 국내 최초 아이맥스로 개봉했으나 빈약한 스토리로 흥행에 참패한 7광구, 3위는 디 워, 4위는 그놈은 멋있었다, 5위 제니 주노 순이었다. 코미디언이자 영화감독인 심형래는 라스트 갓파더와 디 워로 최악의 영화 10위에 두 편이나 이름을 올리는 불명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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