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농심, 빙그레
새우과자와 꽃게과자에서 국민 1일 섭취량(16.3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70배가 넘는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헬스조선이 미세플라스틱이 많다고 알려진 갑각류를 원료로 만든 과자를 전문 조사기관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다. 다만 이것이 원 재료인 새우와 꽃게에서 나온 것인지, 포장 재질 때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 미세플라스틱이 얼마나 위험하고, 몇 개까지 먹어도 안전한지에 대한 규정은 없는 상태다. 그러나 국민 1일 섭취량보다 엄청나게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과자에서 검출된 만큼 새우과자가 위험한 것인지, 먹어도 괜찮은 것인지 국가 차원의 전반적인 조사와 기준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플라스틱 제품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은 바다를 거쳐 해산물에 축적돼 있다 사람의 입으로 돌아온다. 일반적으로 어류, 패류, 해조류, 갑각류 등 해산물 중 갑각류에 가장 많이 축적돼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헬스조선은 갑각류를 원 재료로 만든 과자의 미세플라스틱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갑각류 과자 중 대표적인 새우깡(농심)과 꽃게랑(빙그레)의 미세플라스틱을 조사했다. 새우깡 한봉지에는 새우 4마리, 꽃게랑에는 꽃게 엑기스가 들어간다.
시험을 담당한 기관은 국제공인시험기관(KOLAS)인 한국분석과학연구소다. 이곳은 국내에서 미세플라스틱 실험을 가장 많이 시행하는 곳 중 하나로 소금이나 티백 제품을 비롯한 각종 식품, 화장품, 치약 등의 중금속이나 유해물질을 분석하는 전문 연구소다. 미세플라스틱과 관련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연구과제를 다수 수행했으며, 언론사들과 공동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헬스조선은 새우깡과 꽃게랑 속 미세플라스틱 10종(폴리프로필렌, 폴리에틸렌, 폴리스티렌, PVC 등)을 대상으로 20μm(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분의 1m)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을 분석을 의뢰했다. 그 결과 과자 1g 당 새우깡의 경우 13개, 꽃게랑의 경우 21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과자의 중량은 새우깡 90g, 꽃게랑 70g이어서 과자 한 봉에 각각 1170개, 1470개의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된 것이다. 10종의 미세플라스틱 중 폴리프로필렌과 폴리에틸렌만 다량 들어 있었으며, 폴리스티렌, PVC 등 다른 종류는 검출되지 않았다. 한국분석과학연구소 정재학 소장은 “이번에 다량 검출된 폴리프로필렌, 폴리에틸렌은 해양에서 발견이 많이 될 뿐만 아니라, 포장 재질에도 많이 쓰이는 플라스틱"이라고 했다.

사진=헬스조선 DB
◇하루 16.3개만 먹는다는 식약처··· 새우 과자에 70배 들어
이에 앞서 식약처는 지난 2020~2021년, 국내 유통 중인 해조류, 젓갈류, 외국에서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보고된 식품 등 총 11종 102품목의 미세플라스틱 오염도를 분석하고 국민 1인이 하루 16.3개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분석 결과, 액상차에선 1ml당 0.0003개, 맥주는 1ml당 0.01개, 간장 0.04개/1g, 벌꿀 0.3개/1g, 식염(천일염 제외) 0.5개/1g, 액젓 0.9개/1g, 해조류(미역‧다시마‧김) 4.5개/1g, 젓갈 6.6개/1g 등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하루 16.3개의 미세플라스틱 섭취는 지금까지 알려진 독성 정보와 비교할 때 우려할 수준이 아니며, 미세플라스틱의 위해성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 수행하며, 미세플라스틱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상명대 화학과 강상욱 교수는 “그동안 식품에 미세플라스틱이 얼마나 있는지 매우 제한적인 조사만 이뤄지다 보니 식약처는 물론 제조업체조자 모르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새우·꽃게서 온 것 VS 포장지에서 떨어졌을 가능성
다만 이번 조사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모두 해산물로부터 왔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폴리프로필렌과 폴리에틸렌이 바다에 많은 건 사실이다. 폴리스티렌까지 더해 3종류가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런데 폴리프로필렌과 폴리에틸렌은 과자를 만들 때 사용된 물이나 소금에서도 검출된다.
포장재에서 떨어졌을 수도 있다. 과자류의 포장재질은 빛, 열, 습기 등을 차단하기 위해 플라스틱 필름으로 만들어지는데 여기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용출됐을 가능성도 있다. 강 교수는 “미세플라스틱이 새우나 꽃게에서만 왔다면 폴리스티렌, PET 등 다양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을 것”이라며 “2종만 다량 검출된 것으로 보아 포장재질이 내용물과 마찰하면서 미세플라스틱이 생겼을 가능성도 크므로 다른 종류의 과자류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암 전이, 혈관 노화 촉진 실험실 결과 있어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몇 개까지섭취가 가능한지 등에 관한 규정도 없는 상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플라스틱의 위해 가능성에 대한 ‘신뢰성 있는 증거’는 없으며, 음용수 중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인체 위해 우려는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2019)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동물 실험에서 세포 독성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벍혀져 있으며, 사람의 세포단위에서 암 전이와 혈관 노화를 촉진한다는 사실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이동욱 교수는 “미세플라스틱도 미세먼지처럼 몸 안에 들어와 혈관을 통해 전신을 순환하며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며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위해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만큼 이번 실험 결과를 계기로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기준을 하루속히 마련하고 필요한 규제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새우깡 제조사 농심 측은 "미세플라스틱 검출은 표준 분석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번 결과에대해 신뢰할 수 없다"며 “농심 자체 연구소가 미세플라스틱 국제공인인증기관이지만 지금까지 과자의 미세플라스틱 함유 여부에 대해 검사를 한번도 한 적이 없어 미세플라스틱 불검출 자료를 줄 수는 없다"고 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오상훈 기자의 다른 기사
(더보기.)
|
|
|
“송이·바질·참외 어떤 재료도 가능··· 김치는 창의적인 요리”
2025.11.14 (금)
53년 김치 노하우 담아 '별별김치' 펴낸 이하연 명인
이하연 김치 명인이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반값 김장 담그기’에서 갓 버무린 김장김치를 들어 보이고 있다. 그는 “50년 넘게 김치를 만들고 있지만 여전히 소꿉놀이처럼 즐겁다”며...
|
|
까도 까도 굴은 산더미처럼··· 5시간 작업해 0.5㎏ 1500원 벌었다
2025.11.07 (금)
초가을 제철 맞아 분주한 통영 박신장 굴 까기 체험
지난달 27일 경남 통영 용남면에 있는 굴 박신장에서 본지 조유미 기자가 껍데기 붙은 ‘각굴’을 까고 있다. 각굴은 까도 까도 쏟아졌다.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굴 껍데기와 씨름하다...
|
|
‘킬리만자로 표범’ ‘타타타’ 전국민의 노랫말 쓴 양인자
2025.11.03 (월)
400여 곡 쓴 양인자 작사가
양인자는 6년전 남편 김희갑과 함께 경기도 용인의 한 실버타운으로 왔다. “처음 방문했을 때도 가을이었는데 단풍이 작정하고 홀리더라”라고 했다. 사진을 찍던 날, 타운 내 단풍은...
|
|
“1조에도 안 판다··· 미쳤냐고? 한국 토종 AI 칩에 자신 있다”
2025.10.24 (금)
AI 칩 설계 토종 스타트업
퓨리오사AI 백준호 대표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있는 AI 칩 설계 스타트업 '퓨리오사AI' 서버실에서 백준호 대표가 자사 칩 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 제품은 올해 말 TSMC에서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Furiosa.’ 스페인어·이탈리아어·포르투갈어로 ‘격노한’...
|
|
韓 방문 외국인, 해외 신용카드로 버스 탄다
2025.10.16 (목)
지하철 1~8호선은 2027년 도입
2030년엔 수도권 전역 사용 목표 수수료·환승 할인 등 숙제 산더미
내년부터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해외에서 발급받은 신용카드로 시내버스를 탈 수 있게 된다. 또 2030년에는 수도권 버스와 지하철 모두 신용카드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16일 이 같은 내용의 ‘오픈 루프(open loop)’ 대중교통 결제...
|
|
‘선비 지조의 상징’ 한국의 갓··· 140년 5대째 만듭니다
2025.10.03 (금)
중요무형문화재 4호 갓일 입자장 박창영 父子
갓일 명가는 4대째 박창영 선생에게서 5대째 박형박 이수자에게로 이어지고 있다. 부자 앞에 놓인 완성 단계인 갓 가격이 2000만원 정도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저 검은 모자에 완전...
|
|
‘오픈런’ 하는 국립중앙박물관, 세계 톱5 꿈 아니다
2025.09.19 (금)
연 관람객 500만명 돌파 전망
국립중앙박물관 인기 비결 5
일요일이던 지난 14일 관람객 수백 명이 국립중앙박물관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다. 이제 ‘오픈런’은 국중박에서 일상이 됐다. /김종연 영상미디어 객원기자지난 14일 오전 9시 30분 서울...
|
|
한국인은 더 빨리 늙는다? 노화 앞당긴 뜻밖의 요인
2025.09.03 (수)
▲/Getty Images Bank거주하는 국가에 따라 노화 속도가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회적 불평등, 정치적 불안정, 대기 오염 등이 인간의 노화를 앞당기는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미국...
|
|
식당 일 하기 싫다고 울던 소년 여경래, 50년 뒤 中食 거장이 됐다
2025.08.29 (금)
요리 경력 50주년 맞은
중식 요리사 여경래
여경래 셰프는 “본래 ‘칼판’(재료 손질 담당) 출신이지만, 방송에서 ‘불판’(웍으로 음식을 만드는 파트)만 나오는 걸 보고 웍 다루는 법을 배웠다”며 “칼판과 불판 양쪽을 알았기...
|
|
“한국 사랑한 안동의 사위, 南北을 시원하게 달렸죠”
2025.08.22 (금)
한반도 스페셜리스트 32년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
콜린 크룩스 대사가 서울 중구 주한영국대사관저 앞마당에서 영국의 사랑스러운 곰 '패딩턴'처럼 포즈를 취했다. 유니언잭이 그려진 우산은 대사 부인 김영기씨가 "이걸 들면 어떻겠냐"며...
|
|
카톡, 내달부터 인스타그램처럼 바뀐다
2025.08.19 (화)
초기 화면 ‘친구 탭’ 변화
카카오가 다음 달부터 카카오톡 초기 화면인 ‘친구’ 탭을 인스타그램처럼 바꾼다. 지금은 전화번호부 형식으로 가나다순으로 이름을 보여주는 ‘나열식’ 형태지만 앞으로는 친구로...
|
|
이재명 대선 승리 “대통령 책임은 국민 통합”
2025.06.03 (화)
제21대 대선에서 승리··· 3년 만에 정권 교체
행정·입법부 절대 우위, 사법부도 영향권에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무대에 올라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첫째, 내란을 확실히 극복하고 다시는 군사 쿠데타가 없게 하겠다....
|
|
中·홍콩·태국 코로나 확산···한국도 위험한 3가지 징후
2025.05.21 (수)
교류 많은 중화권·동남아서 증가세
재접종률 낮고 냉방에 환기도 줄어
중국·홍콩·대만 등 중화권과 태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급속히 번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코로나 확산세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7~8월이 되면 재유행할...
|
|
6월 3일 대선 유력··· 60일 레이스 시작됐다
2025.04.04 (금)
선관위, 예비후보자 등록 시작
韓대행 8일 선거일정 확정할 듯
▲헌법재판소가 4일 재판관 8명 전원 일치로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문형배(왼쪽에서 다섯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선고 요지를 읽고 있다. 왼쪽부터...
|
|
헌재, 尹 대통령 탄핵 결정···전원일치 인용
2025.04.03 (목)
5개 탄핵 사유 모두 인정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위해 헌법재판관들이 입장하고 있다./김지호 기자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헌법재판관 8명...
|
|
尹대통령 구속··· 법원 "증거 인멸 우려"
2025.01.18 (토)
현직 대통령 구속, 헌정 역사상 최초
지난 15일 헌정 사상 처음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조사를 받은 후 경호처 차량을 타고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장련성...
|
|
법원 "尹대통령 체포, 문제 없다"··· 체포적부심 기각
2025.01.16 (목)
공수처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밤 경기도 과천 공수처에서 조사를 마치고 경호 차량에 탑승해 서울 구치소로 가고 있다. 2025.1.15 / 장련성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
|
尹 10시간여 공수처 조사 종료··· 서울구치소에 구금
2025.01.15 (수)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경기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장련성 기자윤석열 대통령에...
|
|
법원, '내란 혐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발부··· 현직 처음
2024.12.30 (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법원이 ‘12·3 비상계엄’ 사태로 수사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
|
韓대행 탄핵안 본회의 통과··· 초유의 '대행의 대행' 체제로
2024.12.27 (금)
헌정사 첫 대통령·대행 연속 탄핵소추
찬성 192표로 가결... 與 "원천 무효"
27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에 대해 우원식 국회의장은 한 권한대행 탄핵소추안 가결 요건을 151석으로 정했다. /국회방송한덕수...
|
|
|










오상훈 기자의 다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