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밤의 나라

강애나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2-10-17 09:11

강애나/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나 어릴 적 커튼이 쳐진 어둠의 공간
엄마는 자거라 소리에
별빛 같은 눈은 더 별이 되어
어둠 속 파란 풀숲에 나타난
토끼가 나타나고 사슴이 뛰어놀았지
나도 그들을 따라 마구 뛰어가면
달은 나를 자꾸 따라왔어
오지 말아 달라 말하지만
달은 모를 미소만 남기고 날 밝게 비췄어
하얀 토끼와 숨바꼭질하는 사이
달은 내 등 뒤에서 더욱 환했어
비밀스럽게 만난 토끼도 사슴도 다 달아나면
난 진달래가 가득한 곳에서 진달래를
따먹으며 달을 노려봤어
달은 자꾸 나를 따라왔어
난 피해서 동굴로 들어갔어
그곳에는 붉고 흰 장미꽃으로 가득했어
침대도 장미꽃 잎으로 덮여 있어
카펫에는 장미의 향이 나를 취하게 했어
작은 유리창이 보이는 곳에
달은 또 나를 찾아와 환이 비췄어
몇 밤을 자고 난 후
그 작은 창에 비친 달은 엄마의 요술 램프였어
매일 열이 내리지 않는 나를 위해
밝게 비친 달빛의 모습
지금도 커튼을 닫고 있으면
혹시 밤새 달이 따라올 것 같아
하얀 토끼와 사슴 푸른 숲 속을 상상하지
향기로운 장미 꽃잎도 그리워하지만
어둠 속 수 없이 별똥별로 떨어지고
이제는 그 달의 모습은
구름에 가려져서 다시는 볼 수 없는
그리움 붉은 앵두가 되었지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