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대낮 백인 폭행에 숨진 이주민 노점상··· 목격자는 영상 촬영만

박선민 조선NS 인턴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2-08-01 11:06


29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동부의 해안도시 치비타노바 마르케 지역 시내 중심가에서 32세 이탈리아인 백인 남성에게 폭행 당해 숨진 나이지리아 출신 노점상 알리카 오고르추쿠씨(왼쪽,39).신체 장애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피해자가 대낮에 폭행 당할 당시 주변의 아무도 도움을 주지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트위터

이탈리아의 한 도심에서 나이지리아 출신 이주민 노점상이 백인 남성에게 폭행당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목격자 중 누구도 폭행을 말리거나 저지하지 않아 논란이 커졌다.

30일(현지 시각) 영국 B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노점상 알리카 오고르추쿠(39)는 전날 오후 2시쯤 이탈리아 동부의 해안도시 치비타노바 마르케 지역 시내 중심가에서 32세 이탈리아인 백인 남성에게 구타당해 숨졌다. 오고르추쿠는 보행용 목발을 이용할 정도로 거동이 불편한 상태였다. 가해자는 오고르추쿠가 자신의 여성 지인에게 “예쁘다” “손수건 좀 사달라” 등의 말을 건넸다는 이유로 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시 촬영된 영상에는 가해자가 오고르추크의 목발을 잡아채 바닥으로 넘어뜨린 뒤, 몸에 올라타 마구 주먹질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목격자가 두 명 이상 있었지만, 폭행을 물리적으로 저지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이들은 휴대폰으로 폭행 장면을 촬영하기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퍼지자, 네티즌들은 일제히 가해자와 목격자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목격자의 방관과 무관심이 오고르추쿠의 사망을 야기했다” “명백한 인종 차별 범죄다” “폭행 장면을 보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목격자도 가해자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피해자의 아내를 비롯한 시민 수백명은 이날 치비타노바 마르케 거리로 몰려나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가해자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죽음을 방관한 목격자들에 대해서도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시민들은 오고르추쿠가 사망한 장소에 꽃과 쪽지 등을 남기며 애도를 표했다. 한 시민이 남긴 쪽지에는 “인종차별을 멈춰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번 사건은 오는 9월 25일 실시되는 이탈리아 조기 총선을 앞두고 일어났다. 정치권에서도 논쟁이 이어졌다. 포용적 이민 정책을 추구하는 엔리코 레타 민주당 대표는 트위터에 “경악스럽다. 전례 없는 폭행 사건”이라며 “이렇게 만연한 무관심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민자에 적대적인 성향을 지닌 극우 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는 “안전에는 (피부) 색이 없다”며 “중도 좌파들이 나이지리아인의 죽음을 이용해 나와 수백만 이탈리아인을 인종차별로 비난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한편 가해 남성은 현장에서 살인, 강도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인종차별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상황이 매우 분명하다. 폭행은 특정 인종을 차별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사소한 논쟁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인종차별 논란을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조만간 남성에 대한 구속 수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지난 26일 카타르 도하에서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향하던 카타르항공 여객기가 난기류를 만나 탑승자 12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더블린공항은 해당 여객기가 튀르키예 상공에서...
미국의 유명 해산물 레스토랑 체인 ‘레드랍스터’가 파산 절차를 시작하면서 자산을 매각하고 매장 수를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시행할 계획이다. 단돈 20달러(2만7300원)에 새우를...
자료사진/Singapore Airlines런던에서 출발한 싱가포르항공 여객기가 심각한 난기류에 부딪혀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졌다.BBC에 따르면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출발해 싱가포르로 향하던...
11일(현지시각) 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2015년부터 탈모로 고통받다가 튀르키예에서 모발이식 시술을 받은 기자 스펜서 맥노턴의 체험기를 보도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 보도화면...
미국 내에서 곤충을 식재료로 사용하는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며 매미를 식용 곤충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뉴욕타임스 보도화면 캡처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미국...
영국-스웨덴 다국적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백신 시장에서 철수한다. 백신 수요 급감에 따른 결정이다.7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실버 노동력 썰물···숙련공 이탈하고, 성장 잠재력도 제한시켜
그래픽=김의균1967년 1월 첫째 주.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은 1966년 올해의 인물을 표지에 실었다. 당시 올해의 인물로 꼽힌 것은 ‘25세 이하의 사람들(Twenty-Five and Under)’. 1927년부터 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 /Federal Reserve Flickr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1일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동결했다. 지난해 9월부터 이번까지 6회 연속 동결이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발표에서 ‘연내...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으로 몸살을 앓아온 대표적인 관광도시인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25일부터 관광객들을 상대로 도시 입장료를 받기 시작했다.전날 베네치아 구시가지로 연결되는...
2025년 경제 규모 5위로 하락
내년에 일본 경제 규모가 인도에 밀려 세계 5위로 추락할 전망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분석해 21일 보도했다. 한때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이던 일본은...
금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선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에서 골드바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코스트코는...
▲영국의 존 알프레드 티니스우드가 111세 나이로 기네스세계기록(GWR)의 현존하는 최고령 남성 인증서를 얻었다/ 기네스북영국의 111세 남성이 살아있는 세계 최고령 남성으로 이름을...
미국 뉴욕타임스(NYT) 선정 ‘2024년 뉴욕 최고의 레스토랑 100곳’ 중 4위에 이름을 올린 '아토믹스'/ 아토믹스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선정한 ‘2024년 뉴욕 최고의 레스토랑 100곳’에 한식당...
▲세계 최고령 남성으로 기록된 페레스. 오른쪽은 그가 51세 때의 모습. /기네스세계기록(GWR) 홈페이지세계 최고령 남성으로 기네스세계기록(GWR)에 이름을 올린 베네수엘라 농부 후안...
▲뎅기열을 옮기는 모기(Aedes aegypti)의 모습.브라질과 파라과이 등 남미 지역에서 극성을 부리던 뎅기열이 미주 지역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28일(현지 시각) 악시오스...
볼티모어항 폐쇄··· 자동차 수출입 영향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항구에 있는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가 26일 선박 충돌 사고로 무너지는 모습. /유튜브미국 동부 메릴랜드주(州) 볼티모어 퍼탭스코강을 가로지르는...
▲넷플릭스 시리즈 '삼체'에 등장한 중국 문화대혁명 시기의 모습. 물리학 교수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가르쳤다는 이유로 인민 재판을 받고 있다./ 넷플릭스넷플릭스 시리즈...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외곽의 한 대형 공연장에서 22일 무차별 총격에 이은 화재가 발생, 40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다. 러시아 당국은 이를 즉각 ‘테러 공격’으로 규정하고, 친(親)우크라이나 혹은 반(反) 푸틴 세력의 연관 여부를 조사...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이 22일 공개된 동영상을 통해 자신의 암 발병 사실을 밝히고 있다. /BBC 제공지난 1월 복부 수술을 받고 요양 중이라던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42)이 암...
일본에서 치사율 30%의 박테리아 감염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엔화 약세 등으로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급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영국 가디언은 최근 일본 전역에서 A군...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