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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수도서 ‘백신 의무화 반대’ 대규모 집회 “내 몸 내가 알아서”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2-01-23 14:40

‘백신 접종 의무화 폐지’ 집회
23일(현지 시각)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백신 접종 의무화 반대 집회에서 시위대들이 행진하고 있는 모습. 이날 주최 측은 약 2만명이 참가했다고 추산했다. /이민석 특파원
23일(현지 시각)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백신 접종 의무화 반대 집회에서 시위대들이 행진하고 있는 모습. 이날 주최 측은 약 2만명이 참가했다고 추산했다. /이민석 특파원

“백신 접종 의무화 이제 그만(No Mandate)!”

23일(현지 시각) 미 워싱턴 DC의 링컨 미모리얼(Lincoln Memorial·링컨 기념관)에서 열린 코로나 백신 의무 접종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접종 의무화 행정명령 조처에 반대한다는 구호를 연달아 외쳤다.

이날 집회 이름은 ‘백신 접종 의무화 폐지: 아메리칸 홈커밍’(Defeat the Mandates: American Homecoming)이었다. 미 행정부가 민간 기업, 의료 종사자, 군인 등을 상대로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잇따라 내리는 것을 반대한다는 취지다. 이들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워싱턴의 명물인 ‘워싱턴 모뉴먼트’에서 출발해 행사장인 링컨 미모리얼로 행진하면서 ‘정부가 국민들을 상대로 전쟁(war)을 벌이고 있다’ ‘강요는 동의가 아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깃발을 흔들었다.

미국은 특히 백신 거부 정서가 강한 나라다. 미 CDC에 따르면 전체 국민의 63.4%만 백신 접종을 완료했고, 1회 이상 접종한 인구도 75.5%에 그친다. 부스터샷을 맞은 비율은 39.9%로 특히 낮아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속수 무책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년간 86만명 이상의 미국인을 사망하게 한 팬데믹 기간을 생각해볼 때 (워싱턴 DC에) 모여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백신에 대한 비난을 퍼붓는 건 보기 불편한 광경이었다”라고 했다.

◇”내 몸은 내 것, 국가가 간섭 말아야”

23일(현지 시각)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백신 접종 의무화 반대 집회에 참석한 시위자가 '백신 접종은 의무가 아닌 선택(By Choice, Not Mandate)'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이민석 특파원
23일(현지 시각)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백신 접종 의무화 반대 집회에 참석한 시위자가 '백신 접종은 의무가 아닌 선택(By Choice, Not Mandate)'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이민석 특파원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자신 신체’와 관련된 일을 국가가 제도로 강제하는 데 대한 거부감을 보였다. 이는 개인의 사생활 일 뿐 국가가 강제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한 40대 남성은 기자에게 “백신 접종 자체가 문제라기 보다는 국가가 개인에게 ‘백신을 맞지 않으면 벌을 주겠다(punish)고 하는 것이 문제”라며 “자유가 제한 당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이날 집회 현장 곳곳에서 “My body, My decision(내 몸은 내가 결정)’ ‘By Choice, Not Mandate(백신은 명령이 아닌 선택)’이라는 문구가 적힌 판넬을 들고 있는 시위자들을 볼 수 있었다.

웨스트 버지니아 지역에서 2시간 차를 타고 집회에 참석했다는 제인 마치씨는 기자에게 “우리는 더 이상 정부의 강제가 필요없다”며 “언제 미국이 국민들의 행동을 공산주의처럼 간섭했었나.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했다.

뉴욕과 시카고, 필라델피아, 보스턴, 시애틀, 뉴올리언스 등 미국 대도시들은 자체적으로 주요 시설을 출입할 때 백신 접종 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백신 패스’ 조치를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이날 일부 시위자들은 “백신 패스는 인종 분리 정책(segregarion)이나 다름 없다”고 외치기도 했다.

/로이터 뉴스1
/로이터 뉴스1

이날 집회 주최측인 맷 튠은 자신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백신 접종 의무화를 반대하는) 우리가 괴짜이고 인간성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시각을 바꾸기 위해 백신을 접종했거나, 안했거나, 민주당이거나 공화당이거나 모두 연대해 통일된 전선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날 집회 연사로 참석한 로버트 말론 박사는 “(코로나) 백신은 효과가 없고, 사람들을 안전하게 하고 있지 않다”며 “이 백신이 당신의 아이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백신 접종에) 위험이 있다면 반드시 (개인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그는 이에 대한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이날 집회엔 ‘백신반대 운동가’인 변호사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도 연사로 나섰다. 그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이자 로버트 F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아들이다. 그는 “코로나는 5G 인터넷 통신으로 퍼졌다” “코로나 백신이 유전자 정보(DNA)를 바꿔 자폐를 유발한다”는 음모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어린이 건강 보호’라는 단체를 만들어 “자녀에게 절대 백신을 맞히지 말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케네디 주니어를 소셜미디어에 퍼진 백신 음모론 등 허위 정보의 주(主)생산자 중 한 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행정명령, 법원에서 잇따라 좌초

바이든 행정부는 연방 정부 소속 공무원, 직원 100인 이상 사업장 등에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순차적으로 발표하는 방식으로 사실상의 방역 패스 제도를 미 전역으로 확대 중이다. 하지만 백신 접종 강제 조치는 위헌(違憲)이라며 법정 소송이 이어지고 있고, 실제 정부의 행정명령에 제동을 거는 법원 판결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지난 13일 연방대법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연방 공무원에게 적용하던 백신 의무화 조치를 민간으로도 확대한 것에 대해 과도한 권한 행사라고 판단하며 무효로 만들었다.

약 일주일 뒤인 지난 21일 텍사스주 연방남부지방법원 제프리 브라운 판사는 연방직원 단체와 노조 등이 제기한 코로나19 백신 의무화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기도 했다. 또 지난달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소재 연방지방법원도 미 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서비스센터(CMS)가 직원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강제할 명확한 권한이 없다며 10개 주 정부가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이날 집회 주최측은 약 2만명의 시위자들이 참가했다고 추산했다. 대규모 인원이 몰리면서 경찰 당국은 이날 특히 긴장했다. 집회 인근 지역 도로를 봉쇄하고 경찰차를 동원해 집회 지역을 둘러쌓았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 의회 의사당을 공격했던 ‘1·6 의회 난입 사태’ 처럼 집회가 폭력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집회는 평온하게 진행됐다. 주최측도 집회를 앞두고 홈페이지에 “절대 폭력을 쓰지 않도록 하자, 평화롭게 집회하자”며 주의 사항을 게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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