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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교사 참수테러의 시작은, 철없는 딸의 거짓말

김은경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1-03-09 08:44

체첸 출신 무슬림에 의해 목이 잘려 살해된 중학교 교사 사뮈엘 파티./플리커체첸 출신 무슬림에 의해 목이 잘려 살해된 중학교 교사 사뮈엘 파티./플리커

지난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프랑스의 ‘교사 참수 사건’의 단초가 13세 여학생의 거짓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스 교사 참수 테러는 작년 10월 수업 중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조롱하는 만평을 보여준 중학교 교사 사뮈엘 파티가 극단주의자에게 목이 잘려 살해당한 사건이다. 그런데 파티가 만평을 보여주면서 무슬림 학생들을 수업에서 배제했다는 얘기를 아버지에게 말한 여학생이 실제론 그 수업에 참석하지도 않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실토했다고 8일(현지 시각) 영국 BBC와 가디언 등이 전했다. 가명의 이니셜 ‘Z’로 알려진 이 학생은 정학 처분을 받은 사실을 아버지에게 숨기려고 거짓말했다고 시인했다.

사건의 발단은 작년 10월 6일 수업 시간이었다. 중학교 역사·지리 교사였던 파티는 언론의 자유와 신성 모독 사이 딜레마를 주제로 한 토론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에게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2015년 게재해 논란을 일으킨 무함마드 풍자 만평을 보여줬다. 무함마드가 알몸으로 엉덩이를 드러내는 모습을 그린 만평이다.

수업에 참석한 여러 학생들에 따르면 파티는 무슬림 학생들에게 ‘충격을 받을 것 같으면 눈을 감거나 교실 밖으로 나가 있어도 좋다’고 말했다. 즉 파티가 만평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지만, 무슬림 학생들을 고의로 수업에서 제외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

그런데 Z는 이틀 후 아버지에게 파티가 이 만평을 보여주기 전 무슬림 학생들에게 교실에서 나가라고 했으며, 이에 항의했다가 이틀 동안 정학을 당했다고 말했다.

얘기를 듣고 화가 난 모로코 태생의 아버지 브라힘 크니나(48)는 이슬람 사제와 함께 교장을 찾아가 파티를 파면하라고 항의하고, 경찰에 고소했다. 또 페이스북에 파티의 이름과 학교 주소를 공개하며 비난했고, 교사가 수업 중 무슬림을 차별했다는 내용을 담은 동영상을 올렸다.

크니나의 게시글과 동영상은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이를 보고 격분한 체첸공화국 난민 출신의 18세 무슬림 압둘라 안조로프는 수업 열흘 뒤인 16일 학교 인근에서 파티를 잔인하게 살해했다. 안조로프는 범행 직후 트위터에 사뮈엘의 자른 목 사진과 함께 “알라를 받들어 무함마드를 조롱한 마크롱의 개 중 하나를 처단했다”고 게시했다.

그런데 조사 결과 Z는 잦은 결석과 비행으로 정학 처분을 받아서 애초에 그날 수업에 참석할 수 없었다. 만평을 보여줬다는 것은 친구를 통해 전해 들었을 뿐이라고 한다. 하지만 Z는 정학당한 진짜 이유를 아버지에게 숨기고 싶었고, 파티에게 무슬림 차별에 대해 항의했다가 정학당했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수사관들에 따르면 Z가 자격지심에 시달리고 있으며 아버지에게 헌신했다고 한다.

Z의 변호인인 음베코 타불라는 프랑스 매체 르 파리지엥과 인터뷰에서 “이 사건은 소녀의 아버지의 지나친 행동, 그러니까 파티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동영상을 올린 것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며 “Z는 거짓말을 했지만, 만약 거짓말이 아니라 사실이었더라도 그녀의 아버지의 반응은 정도가 심했다”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Z의 아버지 크니나는 수사당국에 “내가 너무 멍청하고 바보 같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테러리스트들이 내 메시지를 보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며 “그걸로 누군갈 해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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