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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취업의 좁은 문, 이렇게 뚫어라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3-01-24 00:00

각종 취업정보와 구직 프로그램 무시 말아야

새로운 직업보다 자신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 중요



신규 이민자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인 취업 문제를 이민자 봉사단체인 ISS(Immigration Service Society)와 STI(S.U.C.C.E.S.S Training Institute)의 한인 취업 상담 전문가들을 만나 알아봤다.

<편집자 주>



캐나다에 온지 오래된 이민자들도 이곳에 처음 발을 딛었던 순간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초기 한인 이민자들의 경우 해외로 가져 올 수 있었던 외화가 한정돼 있고, 가져올 돈도 없어 이곳에 도착하자 마자 직업을 찾아 동분서주 하며 가장 밑바닥부터 힘겨운 이민생활을 견뎌야 했다.



이들은 대부분 직업의 귀천을 따지지 않고 열심히 일했으며 저축까지 하며 자리를 잡아 현재 한인들이 가장 많이 운영한다는 그로서리, 세탁소, 샌드위치샵 등의 주인이 되었다.

그렇다면 삶의 질을 찾기 위한 이민바람이 분 90년대 중반부터 급속히 늘어나기 시작한 신 이민세대들은 어떠한 직업을 찾는 것이 현명한 것일까?



새로운 것보다는 익숙한 것을 키워라



불행히도 아직까지 한인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조사된 직업 통계자료나 취업률 현황이 없기 때문에 우리 주위의 한인들이 어떤 직업을 갖고 있으며 실업률은 어느 정도인지는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한인 이민자뿐 아니라 이곳에서 태어나 대학교육까지 받은 사람도 본인이 원하는 직업을 구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많은 신규 이민자들의 경우 전문적인 기술을 갖고 있음에도 영어가 서툴거나 이곳 사정에 밝지 못해, 결국은 한인 업소에 취직하거나 자신의 돈을 투자해 가게를 오픈하는 일이 많다.



그렇다면 영어도 유창하지 않고 이곳 직업환경에도 낯선 한인 이민자들이 이곳에서 원하는 직업을 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ISS의 취업 상담자이자 한인 유일의 케이스 메니져(Case Manager)인 제니 최(사진)씨는 이렇게 조언한다. “한국인 이민자들은 많은 경우 한국에서의 직업 경력을 무시하고 이곳에서 전혀 다른 직업을 찾으려는 사람이 많은데, 그런 경우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하고 시간도 많이 걸리게 된다”며 한국에서의 경력과 직업경험을 살리고 기술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컴퓨터 업계에서 일했던 사람이 이곳에서 목공일을 배운다던가 자동차 정비 프로그램을 듣는 경우가 있는데, 물론 그 일이 본인이 정말 하고 싶었고 소질도 있다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는 것.

따라서 컴퓨터 쪽에 일했던 사람의 경우 캐나다에서 인정 받는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영어공부를 병행하는 쪽이 더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ISS에서는 직업의 부류를 ‘서바이벌 직업’과 ‘최후의 목표로 삼는 직업’ 두가지로 나누는데 처음 5~6년 간은 서바이벌 직업인 단순노무직에 근무하면서 일과 직업훈련을 병행해 자신의 목표 직업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캐나다에서 적응하며 필요한 공부나 훈련을 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그러나 많은 이민자들이 2~3년 간 단순한 일을 하다가 지쳐 정작 자신이 원하는 직업에는 도전도 못해보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제니씨는 “30대 이후에 이민을 온 경우, 전혀 해보지 않은 것을 시작하는 모험을 하기 보다 본인이 갖고 있는 경력과 기술을 살릴 수 있는 직업을 찾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먼저 부족한 영어를 학습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공부를 계속 하다 보면 결국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ISS에서 전한 한인들의 선호 직업을 살펴보면 남성들의 경우 회계사, 치기공사, 자동차 정비, 전문사무직 등이고 여성의 경우 교사, 사무보조, 경리, 미용사, 요리사 등인데 한국에서 미리 미용기술이나 정비기술을 배워와도 이곳에서 취업하는데 대우가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오히려 영어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낫다고 충고했다.



실직자들, 정부보조로 교육 받을 수 있어



ISS에서는 현재 이민자들을 위해 정착과 취업상담, 영어교육 등을 제공하고 있는데, 정부의 보조를 받는 비영리 기관이기 때문에 영어를 제외한 서비스는 무료로 받을 수 있으며 특히 실직자를 위한 고용상담 서비스가 잘 갖춰져 있다.

제니 최씨는 “많은 한국분들이 HRDC에서 보조하는 고용보험(EI)과 정부보조금(Government Sponsorship), 임금보조(Wage Subsidy)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며 “기술을 배워 직업을 구하려는 고용보험(EI) 수령자나 수령자였던 사람들에게 1년 가량 풀타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비를 보통 1만 달러까지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한인들은 EI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EI수령자나 EI수령자 였던 사람들이 취업전략을 세운 후 케이스메니저에게 인증을 받으면 신청 할 수 있는 정부보조금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고 있다는 것. 정부보조금을 받게 되면 교육비를 지원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 생활비 보조까지 나오게 되므로 새로운 직업을 찾기 위해 필요한 재정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뿐 아니라 HRDC에서는 직업 경험이 부족한 실직자가 영구직을 찾도록 도와주기 위해 정부가 자격이 되는 사람들에 한해 일정기간 동안 임금의 일부(보통 50%)를 지원하는 임금보조(Wage Subsidy)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는 사람들은 HRDC가 임금의 일부를 일정기간 지원하기 때문에 고용주가 적극적으로 채용하는 장점이 있다.

이 프로그램의 신청자격은 현재 실직상태로 EI를 수령하고 있거나 지난 3년 내에 EI를 수령한 사람으로 임금보조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관에 찾아가 신청서를 작성하고 담당자의 편지를 받아야 한다.



최씨에 따르면 “아직까지 한인들은 이러한 제도가 있는지 조차 몰라 자격이 되는 사람들도 혜택을 못 받는 경우가 많다”며 “자신의 예전 경력을 무시하고 새롭게 직업교육을 받으려는 사람은 정부의 보조를 받기 어려우므로 자신의 기술과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해 교육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문의 604-684-2504(ext.141)



STI(S.U.C.C.E.S.S Training Institute)를 활용하자



STI는 1973년에 설립된 S.U.C.C.E.S.S의 산하기관으로 이민자를 위한 비영리 직업 교육기관 이다. 현재 STI는 버나비 캠퍼스, 프레이저 캠퍼스, 펜더 캠퍼스, 써리 캠퍼스, 트라이시티 캠퍼스 등 5개 지역에 세워져 있고,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갖춘 직업상담원들이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고용촉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 등록된 사람들은 보통 3주에서 5주짜리의 취업교육을 받게 되는데 이 시간을 통해 캐나다 사회에서 어떻게 직업을 찾을 수 있는가와 본인이 원하는 직업에 대한 자격요건을 알 수 있게 된다.

이곳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현재 직업이 없는 캐나다 시민권자나 영주권자, EI를 수령중인 사람이며 매주 화요일 10시에 열리는 설명회에 참석한 후 프로그램을 무료로 들을 수 있다.



STI의 버나비 센터의 박하나씨는 “이곳에서의 구인은 대부분 아는 사람을 통한 네트워킹(Networking)으로 이루어 진다”며 “취업교육을 통해 본인 스스로 정보를 수집하고 사람을 만나 적극적인 구직 활동을 하는 법을 교육한다”고 밝혔다. 전액 HRDC의 지원을 통해 운영되는 버나비 STI는 밴쿠버 지역 25번가 남쪽과 버나비, 뉴웨스트민스터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취업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박씨에 따르면 실제로 신문이나 구인광고를 통해 공시되는 직원모집은 전체 구인수의 20~30% 정도이며 약 80% 정도의 직업은 평소에 알고 있었던 사람이나 주위 사람들의 소개로 채워지기 때문에 캐나다식 인맥 만들기를 꼭 배워야 한다고 전했다.



최근 취업 동향에 대해 박씨는 “취업이 한인들에게만 어려운게 아니다”라며 “직업을 구하기 위해서는 유창한 영어도 필요하지만 적극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캐나다는 한국과 달리 나이와 성별에 대한 인식이 확연히 틀리지 않아 본인만 열심히 한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직업을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있음을 강조하고, 본인 스스로 생각하는 자격요건과 캐나다 고용주가 생각하는 요건이 틀릴 수 있다며 한인 이민자들이 이러한 취업정보를 무시하지 않기를 당부했다.



이곳에서 제공하는 강좌에 포함된 내용으로는 취업전략,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법, 네트워킹, 인터뷰 방법, 시장동향, 컴퓨터 코칭, 고용주 예상 등으로 실제적인 내용과 본인 스스로 해야 하는 리서치 등을 통해 공격적인 구직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다.

박씨는 원하는 직업을 찾기 위해 고용공고가 없더라도 고용주를 미리 만나 자신에 대해 홍보하는 인포메이셔널 인터뷰를 소개하며, 자신이 일하고 싶은 곳에 찾아가 분위기도 살펴보고 얼굴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문의 604-438-2100



전문직을 취득하기 위하여



한인들이 선호하는 캐나다내 전문직에는 의사, 약사, 간호사, 변호사, 회계사, 엔지니어, 법무사, 부동산 중개사, 펀드매니져, 주식중개인 등이 있는데 이민자의 경우 전문적인 교육을 수년간 필요로 하는 이러한 직업에 마음은 있어도 막상 부딪히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의 경우 막상 공부를 하고 싶어도 경제적인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거나 단순노무직에 종사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일을 자주 볼 수 있다.



한 선배 이민자는 “지금 어디서 일하는 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일하고 싶은 곳으로 가기 위하여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느냐 이다”라며 하루하루 생활에 쫓겨 일만 하다가는 힘든 이민생활에 꿈도 없이 지쳐갈 것이라고 충고했다.

최근 공인회계사 자격인 CGA 프로그램에 등록한 한 이민자는 “지금 하고 있는 피자배달을 계속하면서 한학기에 한 과목씩 공부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4~5년간 고생할 것을 각오했으나 목표가 생기니 힘이 난다고 전했다.

전문직을 원하는 이민자들은 일단 취업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는 이민자 봉사단체에 가서 상담을 하거나 도서관에 비치된 자료를 통해 캐나다내 각종 전문가 협회를 조사해 볼 수 있다. 비슷한 협회끼리도 각 협회마다 일정한 교육기간을 통해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과 일할 수 있는 분야가 다를 수 있으므로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공부하려면 먼저 철저한 사전조사와 경험자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그리고 한국에서의 전공분야와 경험을 인정해 주는 협회도 여럿 있기 때문에 이민 올 때 경력증명서와 성적증명서를 챙기는 것은 기본이다.



최근 한인들이 주로 도전하는 직업군을 살펴보면 회계사(CA, CGA, CMA), 법무사(Notary Public), 치기공사, 항공기 엔지니어 등이며 최근 수요가 늘고있는 간호사와 교사도 유망업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또한 한인들이 아직은 많이 없는 홈인스펙터와 위생검사관, 법정 통역관, 의료기기 기사 등도 생각해 볼만 하다.



김정기 기자 eddi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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