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 시
달랑 한 장
파리한 모습으로 달려있는
2017년 12월 저녁,
한줌이나 될까 몰라 마른 꽃잎 같은
아흔 여섯의 내 어머니
고관절이 부서져 응급실에 드셨다.
‘우리주님은 내 기도를 잊으신 것일까
왜 나를 안 불러 가시는지’
꺼질 듯 가물거리는 가슴 말에
내 사지가 말라가는 듯 아프다.
오래 사는 일이 그토록 미안해 할 일인가!
너무 오래 살아있다 늘 미안해하시던 어머니
그 모습 안타까워 함께 우는 12월의 어둔 저녁
아무도 모르는 죽음의 문턱을,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아쉬운 듯 이삼일만 앓은 후 가고 싶다는
인간들의 바람은 참 아프다.
너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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